수취인분명

최근 편집: 2016년 11월 27일 (일) 00:48
보쌈 (토론 | 기여)님의 2016년 11월 27일 (일) 00:48 판

'수취인분명'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가사를 담고 있는 DJ DOC의 곡이다.

다음은 '수취인분명'의 가사 중 여성혐오를 담고 있는 내용을 그대로 발췌한 것이다.

1)'미스박씨와 함께 말아먹은 나라'

2)'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3)'생긴건 꼭 일수'

가사 중 "미스박" 등의 표현이 여성혐오적이라는 비판이 일며 논란이 되었고, 결국 2016년 11월 26일 촛불집회에서의 공연 계획이 취소되었다.[1]

여성혐오 논란

대체 본 노래 가사가 왜 여성혐오적인 표현이냐며 당황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

1)'미스박씨와 함께 말아먹은 나라' 가 범하는 여성혐오에 대해

-'미스'라는 호칭을 사전적으로만 해석하는 오류

당혹감의 원인 중 하나는 "미스 박", "미스 김" 등 "미스"라는 호칭이 갖는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사전적인 정의(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로만 해석하는 것에 있다. 대통령의 정치적인 평가는 국정운영에 한하여 이루어져야 하는데 대통령의 성별인 여성성 자체를 사회적, 통념상 비하적으로 쓰이는 호칭을 사용하였다. 역대 대통령들의 성별은 남성이었지만 성별 자체가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예를 들어 깜둥이(negro)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피부가) 검은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현대(1950년대 이후) 미국에서 그런 단어를 사용하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러한 단어에는 사전적 의미 의외에도 역사적, 사회적 맥락이 함께 실려있기(loaded) 때문이다.

이와 유사하게 한국에서 "미스"라는 호칭은 단순히 '미혼 여성'을 지칭하지 않고, 아랫사람을 편히 부릴 때 흔히 쓰는 말이다. 반면 "미스터"라는 호칭은 비하적인 의미로 거의 쓰이지 않으며 언어심리학적인 뉘앙스 역시 확연히 다르다.

2)'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및 '생긴건 꼭 일수' 가 범하는 여성혐오에 대해

-여성에 대한 외모평가가 비하로 이어지는 오류

이 또한 국민이 납부한 세금이 대통령의 사적인 미용목적의 의료행위에 사용된 것인 명백하게 심각한 죄이다. 하지만 '얼굴이 빵빵'해진 것 자체로써 여성의 외모를 비하하는 것은 정치적인 평가에서 심히 어긋나 있다. 객관적인 사실을 기술했거나 부적절한 자금 운용에 대해서만 기술했어야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생긴건 꼭 일수'라는 가사가 나오는 타이밍에는 악의적으로 캡쳐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등장한다. 남성 대통령에 대한 외모평가는 잘 이루어지지 않을 뿐 더러, 남성의 외모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같은 비하라도 다가오는 심리적 위축감은 심히 다르다. 이 역시 대통령의 뇌물 수수에 대해 비난하고 꼬집는 가사로 한정되어야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여성혐오'에 대한 몰이해

또다른 원인은 여성혐오(misogyny)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나 우리 엄마 좋아하는데? 여성 혐오 안하는데?" 수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여성혐오가 무슨 뜻인지 몰라서 "왜 여성혐오적 표현이냐?"고 묻는 것이다.

그럴 의도가 아닌 것 같다는 반론

종종 접할 수 있는 또다른 주장으로는 "여성혐오를 할 의도가 없었는데 과장되게 곡해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반론이 있다. 이 반론에 대해서는 최소한 두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첫째, 어떤 표현을 한 발화자에게 비하의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표현이 비하가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다. '몰랐다' 내지 '의도가 없었다'는 식의 주장은 고의성이 없었음에 대한 변론일 뿐 비하 자체가 아님에 대한 변론이 될 수 없다. 발화자의 의도는 해당 발화가 상대방의 품위를 손상(demeaning)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는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일 수 없다.[2]

둘째,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미스 박', '나쁜 년' 등의 표현을 하는 것에 대해 수차례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일부 기사화도 된 마당에[3][4] 아직도 그것이 문제인지 모르고 있었다면 시대 변화에 지나치게 둔감한 것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반론으로는 "논문 쓰는 것도 아니고 왜 그렇게 자격지심적으로 받아들이느냐" 라는 주장이 있었다. 사실 이렇게까지 인류 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논문을 쓰고자 했던 학자들의 노력으로 학문적 갈래를 나누고 무엇이 도덕적 및 기타 여러 가치들 중 어떤 가치를 반하더라도 더 큰 가치를 따라야 할 것인지 토론하고 연구한 덕택에 이루어 낼 수 있었다.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다고, 더 큰 대의를 이루고자 소의를 희생하자는 주장에 그렇다고 혐오적 발언이 난무하는 이 가사를 옳다구나 니나노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본 가사는 여성혐오적인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