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 고시 여성혐오 면접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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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16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고시위원회가 주관한 2020년 제2차 목사 고시 면접 과정에서 면접관들이 여성 지원자들에게 성차별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1]

사건 진행

성명서 게재

면접 당사자를 포함한 연서명자 155명은 6월 26일 기장 총회 게시판에 '성 정의를 위한 우리의 함성: 나도 당했고 나도 보았고 나도 들었던 성차별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게시했다.[1]

성명서에 따르면, 면접관들은 여성 지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성차별적인 질문들을 쏟아냈다.

  • 남편도 목사인데 왜 사모를 안 하고 목사를 하고 싶어 하나?
  • 남편이 담임목사가 되면 남편도 교회도 사모 역할을 하라고 할 텐데, 그때는 목사직을 포기할 건가?
  • 결혼했는데 왜 아기는 안 낳는가? 애는 생기는 대로 낳는 게 은혜다
  • (부부 사역자에게) 남편 앞길 막지 마라
성명서 전문

“성정의를 위한 우리의 함성”�

: 나도 당했고 나도 보았고 나도 들었던 성차별을 고발합니다.

2018년 12월 29일 서지현 검사는 JTBC 뉴스룸에 직접 출연하여 2010년 검찰간부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었으나, 모두가 쉬쉬하였던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던 성폭력의 심각성이 한 여성의 입을 통해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제껏 말하지 못하였던 많은 여성들이 ‘나도 피해자’(#MeToo)다라고 외치며, 이 땅에 성(性)정의를 세우는 일에 앞장서 나아가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여성목사와 여성장로를 교단헌법으로 허용함으로 교회 안에 성(性)의 차이로 인한 그 어떠한 차별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공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녀 간의 이미 벌어진 격차를 해결하고자 1/10의 여성총대를 의무화하고, 성폭력 예방 교육을 모든 노회에서 실행하는 등, 교회 안의 성(性)정의를 이루기 위해 참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음에 크나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러한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교단 안의 “성불의”(性不義)가 만연하다는 것이 이번 목사고시 면접과정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남편도 목사인데 왜 사모를 안 하고 목사를 하고 싶어 하나요?”
“남편이 담임목사가 되면 남편도 교회도 사모역할을 하라고 할텐데, 그 땐 목사직을 포기할건가요?”

면접관들은 목사고시 지원자에게 비슷한 질문을 몇 차례 반복했습니다. 목사의 자질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질문을 왜 하셨을까요? 이 지원자가 ‘여성’이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명백한 성차별입니다. 이 같은 성차별이 우리교단의 목사고시 현장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비참합니다.

하지만 더욱 안타깝고 비통한 것은 이 이야기를 들은 다른 여성목회자들이 “나도 이런 일을 당했다”고 말한다는 사실입니다.

“결혼했는데 왜 아기는 안 낳느냐, 애는 생기는 대로 낳는 게 은혜다.”
(부부사역자에게)“남편 앞 길 막지 마라.”

억압당하고 핍박당하는 자들의 이웃이 되어주고자 했던 우리교단이, 여성을 향해서는 여전히 억압하고 핍박하는 존재라는 사실이 할 말을 잃게 만듭니다.

미투운동은 우리사회에 목소리의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한 사람의 목소리에 우리가 응답할 때, 도저히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견고한 벽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도 목소리를 내려합니다. 교단 안에, 교회 안에 있는 견고한 성차별이란 벽을 이제 우리의 함성으로 무너뜨려야 합니다.

이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으며, 앞으로도 있을지 모를 이 불의를 우리는 끊어내야 합니다. 더 이상 교단과 교회 안에서 성차별이 묵인되지 않도록,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총회와 고시위원회는 면접과정에서 발생한 성차별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하십시오.
  2. 총회와 고시위원회는 앞으로 다시는 성차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처방안을 세우십시오.
  3. 고시위원회는 3분의 1이상을 여성으로 조직하고, 목사고시 면접시 면접위원 3명 중 1명 이상을 여성으로 배정하는 것을 의무화하십시오.

2020년 6월 26일

강성은 강윤구 강은경 고하림 권민해 권해민 김동용 김모란 김민석 김민지 김병덕 김샛별 김수산나 김신규 김슬기 김에스더 김요한 김용아 김윤식 김은원 김주혁 김준혁 김진 김표정 김하나 김형우 김혜정 나석호 노샘물 문상배 문혜미 박디모데 박사라 박시은 박재형 박지수 박하나 박해린 방유명 서동길 송주미 신웅 심재원 안승희 오세요 유시온 유청빈 유혜민 육성한 이광희 이경훈 이나라 이미란 이민지 이병하 이성지 이신애 이은정 이은지 이인휴 이재선 이정미 이종국 이진화 이창준 이헌학 임난주 임다솜 임예솔 장민하 전범철 전은환 정윤근 정찬욱 조에녹 조용원 조한신 진용빈 차경민 최광훈 최애지 최은준 최현태 한민우 한철희 허준혁 허준행 홍이레 홍임수 외 4명 / 총 93명

교단 내 다른 단체의 연대

목사 고시 면접 과정에서 나온 성차별 발언들이 알려지면서, 교단 내 많은 단체가 잇달아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우리도 동일한 경험을 했다", "왜 여성 목사들은 남성 목사들이 듣지 않는 질문을 항상 들어야 하는가"라며, 목사 고시 응시자들과 연대하고 총회·고시위 책임자들의 조속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목사고시 면접과정에서의 성차별 사건에 대한 기장여성연대의 입장문

6월 30일 기장여성연대가 기장 총회 홈페이지에 목사고시 면접과정에서의 성차별 사건에 대한 기장여성연대의 입장문을 게재했다.

성명 전문

2020년 제2차 한국기독교장로회 목사고시 면접과정에서의 성차별 사건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요구

“하나님의 사랑, 생명, 정의, 평화를 실현하고 이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사명임을 고백한다. 이러한 사명의 구체적인 실현은 성차별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에서도 드러나야 하며 이 시대 교회들이 마땅히 행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2018년 기장 성윤리 강령 중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여성연대(이하 기장여성연대)는 지난 6월 16일에 시행된 2020년도 제2차 목사고시 면접 과정에서 발생한 성차별 사건에 대해 고시위원회와 총회에 유감을 표하며 이와 관련한 책임자들에게 조속한 사과와 예방책을 촉구하면서 하나님의 생명, 정의, 평화를 지향하고 실현하는 한국기독교장로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기장 여성연대는 지난 6월, 제2차 목사고시 면접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음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남편도 목사인데... 왜 사모를 안 하고 목사가 되려고 하는가?” “만약 남편이 담임목사로 청빙이 되면 당신이 사모 역할 하기를 바랄 텐데 그 때는 어떻게 할 건가?”

이는 성역할 고정관념에 의한 성차별 사건입니다. 남성에게는

“아내도 목사인데.. 왜 사부를 안 하고 목사가 되려고 하는가?” “만약 아내가 담임목사로 청빙이 되면 당신이 사부 역할 하기를 바랄텐데...” 와 같은

질문을 결코 하지 않기에 이는 명백한 여성에 대한 성차별 행위입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헌법 정치 제20조 목사의 자격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목사는 신앙이 진실하고 교수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서 신체가 건강하고 행위가 복음 선교에 적합하며 가정을 잘 다스리고 타인의 존경을 받으며(딤전 3:1-7) 다음과 같은 자격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1. 총회 직영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과 총회목회신학대학원 졸업자 혹은 동등 이상의 학력이 인정되는 사람.
  2. 목사수련생수련과정을 이수한 준목으로서 노회와 총회 지도하에 2년 이상의 전담 교역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단, 군목으로 입대할 경우는 예외로 한다.
  3. 총회 목사고시에 합격한 사람.
  4. 지 교회 혹은 총회, 노회, 기관의 청빙을 받은 사람.

위의 조항에 해당하는 목사 자격을 갖춘 사람이라면, 부부 모두가 목사가 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합니다.

코로나 이후 시대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목회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으며,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울려나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새 시대, 새로운 사명을 수행해 나가야 할 목사를 양성하는 고시위원회 조차 기존의 관행과 관습에 따른 질문의 행태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모욕과 깊은 상처를 남기는 성차별적인 질문들은 비단 2020년 제2차 목사고시 뿐 아니라 현재 목사 안수를 받고 목회를 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목회자들에게도 오랜 세월 지속되어 온 악습이기도 합니다. 여성목사들은 왜 늘 같은 질문을 받아야 합니까? 그것도 남성목사들은 결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질문을 말입니다.

면접에서의 성차별적 관행은 개인 뿐 아니라 목사수련 과정에 협력하며 목사고시를 위해 추천한 시무 교회, 시찰회, 노회의 깊은 뜻을 거스르는 무례한 행위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기장여성연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고시위원회(위원장 : 한대웅 목사)와 총회(총회장 : 육순종 목사, 총무 : 이재천 목사)에 촉구합니다.

  1. 고시위원회는 목사고시 면접 과정에서 ‘사모’를 운운하며 질문한 면접관들을 확인하고 해당 면접관을 포함하여 고시위원회 위원장 한대웅 목사, 서기 임천수 목사는 해당 목사수련생, 해당 교회, 시찰회, 노회에 7월 15일까지 사과를 하고, 사과문을 기장 총회 게시판에 공개 하십시오.
  2. 고시위원회는 규정 제10조 2. “소명, 품성, 자질에 대한 종합평가”에 해당하는 목사고시 규정을 검토하고 면접 질문과 매뉴얼을 작성하여 105회 총회에서 공개하십시오.
  3. 고시위원회는 해당 년도 목사고시 시행 전에 고시위원 전원과 목사수련생 교육과정 관계자   들(강사까지 포함)에 대해 성평등 감수성 교육을 시행하여 이수토록하고 이에 대한 시행여부를 공개하십시오.
  4. 고시위원회는 균형 잡힌 면접과 성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고시위원 중 여성 1인을 면접 시마다 면접관으로 포함시키십시오.

목사고시 면접 과정 중에 있었던 성차별 사건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고시위원회와 총회 임원들은 위 요구사항에 대한 성실한 답변과 대책마련을 조속히 시행하시기 바랍니다.

“나의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영광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있으니,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마십시오“. (야고보서 2:1)

2020년 6월 30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여성연대

여신도회 전국연합회 회장 원계순 총 무 이숙진

전국여교역자회 회장 김은경 총 무 김미희

전국여장로회   회장 최선희 차기회장 김순자

청년회 전국연합회 회장 배은미 총 무 박해린

(직인생략)

한신대 신학대학원/신학대학 여학생회

7월 1일 한신대 신학대학원 여학생회, 신학대학 여학생회가 기장 총회 홈페이지에 성명서를 냈다.

한신대 신학대학원 성정의위원회

7월 4일 신학대학원 성정의위원회 등에서 발표한 성명서가 기장 총회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에 게재됐다.

기장 총회의 입장문 게재

논란이 가중되자 고시위는 7월 7일 기장 총회 홈페이지에 '2020년 제2차 목사 고시 면접 과정 때 있었던 일에 관한 고시위원회의 입장'이라는 세 문장짜리 짧은 입장문을 게재했다. 입장문은 기본적으로 내용도 부실한 데다가, 고시위 내부에서도 합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1]

고시위 여성대표위원 이영미 교수의 규탄

고시위 여성 대표 위원인 이영미 한신대 교수는 같은 날 총회 홈페이지에 '고시위원회의 성차별 사건 발생에 대한 공식적인 인정과 사과를 재요청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사건이 교단 공식 행사에서 벌어진 명백한 성차별 사건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교수는 "면접관은 '사모'라는 용어를 통해 여성을 보조적·이차적 존재로 규정하고 지원자를 그 역할에 한정해 질문을 반복했다. 이는 단지 '성차별적인 질문'이 아니라 명백한 '성차별'이다. 고시위는 당사자에게 위로가 아닌 사과를 해야 한다"며 고시위 입장문에 담긴 표현을 지적했다.[1]

이영미 교수는 이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시위 입장문이 나오기 전, 이 문제로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교단 전반적으로 성차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이번 고시위뿐만 아니라 모든 위원회에서도 성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 고시위가 입장문 마지막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으니 반드시 이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1]

기타

고시위원장 한대웅 목사는 <뉴스앤조이>가 전화를 걸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기자가 문자메시지로 △면접 과정에서의 성차별을 인정한 것인지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라는 의견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성차별 발언한 면접관들에 대한 제재는 없는지 △구체적인 재발 방지 대책은 무엇인지 물었으나,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