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여혐

최근 편집: 2016년 9월 20일 (화) 03:03
Mantis (토론 | 기여)님의 2016년 9월 20일 (화) 03:03 판

언론계의 여성혐오 사례.

박유천 사건을 소비하는 방식

남성연예인 박유천의 성폭행 논란이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특히 많은 언론이 이 사건을 선정적으로 보도하거나, 네티즌들은 박유천을 ‘박WC’, ‘토일렛박’, ‘변기유천’ 등으로 부르면서 이 사건을 자극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박유천 사건에서 성폭행 여부에만 관심이 있을 뿐, 성매매 행위에 대해서는 마치 아무 문제도 아닌 것처럼 접근하고 있다. 이를테면, TV조선 <윤슬기의 시사Q>는 “성폭행은 아닌 거 같아요. 왜냐하면, 성폭행은 소리만 질러도 화장실을 저희가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소리 지르면 저희가 한두 명이 아니기 때문에”라는 종업원의 인터뷰를 그대로 전하였다. 이는 곧 성매매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여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실례이다. 그중에서도 종합편성채널(아래 종편)의 자극적 방송 태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2차를 가려면 그 테이블에서 빠져 나간다 이런 (종업원의) 얘기도 있는데, 그러니까 종업원과 손님이 서로 대가를 치르고 주고받고 하면 나가서 할 수도 있다 뭐 이런 얘기 같아요”, “여성이 속옷을 제출했잖아요? 그러면 우리 솔직하게 톡 까놓고 이야기 할게요. 쉽게 말하면 박유천씨 관련한 체모가 나온다던지 아니면 체액이 나온다던지 그 증거를 본다는 거에요?” 현행법 상 불법인 성매매 행위를 다루면서도 이에 대한 비판적 안목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방송에서 앵커가 ‘돈을 주고 2차를 나가는 성매매는 괜찮고, 화장실에서 적절한 돈을 지불하지 않고 성행위를 했으니 성폭력일 것이다’라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이들의 낮은 인권 감수성을 반영한다.[1] 반대의 경우가 없는 건 아니지만, 성매매가 문화적으로 여성이 성을 팔고 남성이 돈을 지불하는 유형으로 각인되어 있다. ‘남성이 여성의 성 처분권 갖는다’는 것이 성매매 문제의 본질이 된다. 성매매 금지 시도 자체가 부계 사회를 유지하려는 남성 위주의 정조 관념이 여러 남자에게 성을 제공하는 여성을 부도덕한 존재로 낙인 찍으면서 시작됐다. 그 예로 한국도 성매매 방지 특별법 도입 전 ‘윤락 행위 방지법’이 있었다. 이때 윤락의 의미는 ‘여자가 타락하여 몸을 파는 처지에 빠짐’이다.[2] 성 풍속 법률 논쟁에서 자주 인용되는 ‘성적자기결정권’은 여성을 위한 개념이다. 역사적으로 산아 제한과 낙태 등 여러 쟁점에서 여성만이 법적 규제의 대상이 돼 왔고, 여성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의미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개념이 생겨났다. 그러므로 이를 남성이 대가를 지불하고 여성의 성적 자유를 살 수 있는 권리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3] 한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음모론 또한 존재한다. 이른바 자칭 깨시민(깨어 있는 시민의 준말)들의 나라 걱정인데, 온갖 중차대한 사회적 문제들을 박유천의 ‘개인적인’ 스캔들이 뒤덮어 우매한 대중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발상이다. 사실 이러한 음모론 자체는 일견 정당한 행동이다. 3S 정책을 비롯하여 국민들을 우민화하는 작태는 횡행하는 바이다. 그러나 박유천 성폭력 사건을 ‘자극적인 연예계 섹스 스캔들’로 만드는 것은 앞서 언급하였다시피 언론들이다. 박유천 성폭력 사건은 룸살롱 화장실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으로 사건의 발생 장소, 가해자와 피해자의 직업 등의 요소들이 자극적 섹스 스캔들의 재료가 되어 포르노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조선일보 페이스북은 박유천 성폭력 사건을 두고 “아 빨리 좀 나와요.”, “화장실을 몇 시간을 쓰는 거야 대체”로 각각 제목과 사건 상세 설명을 대체했다. 조사에 따르면, 많은 경우 강간의 동기는 남자가 여자의 욕망과는 무관하게 자신이 그녀와 섹스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 마음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남자의 권리가 여자의 권리에 앞선다는 생각, 혹은 여자에게는 권리가 없다는 생각이다(리베카 솔닛, 「#여자들은다겪는다 : 페미니스트들, 이야기를 다시 쓰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창비, 2015. 193면.). 즉, 강간은 성욕을 주체하지 못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차이를 바탕으로 한 억압적 관계에서 발생한다. 정복 가능한 대상을 상대로 자신의 권력을 확인하고자 저지르는 것이 바로 성폭력인 것이다.[4]이번 사건을 한 변태적인 연예인의 일탈로 축소하고, ‘박WC’, ‘토일렛박’, ‘변기유천’ 등으로써 단순히 자극적으로 희화화하는 것에 그칠 때 가려지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룸살롱이라는 남성 중심적 접대문화와 성폭력의 속성은 동일 선상에 놓여 있다. 언론은 이들의 본질을 꿰뚫어낼지도 모르는 시민들의 판단력을 흐리기 위해서는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는 섹스 스캔들’이라는 미끼를 던진다. 그 미끼를 ‘물지 않고’ ‘삼켜 버리는 데’ 페미니즘적 실천이 바탕이 된다.

여성혐오 범죄에 대한 완곡한 어조

대중매체는 관음증적인 시선을 바탕으로 여성을 노골적으로 성적 대상화하는 데에는 적극적이지만 유독  여성혐오 범죄자를 다룰  때는 한결 부드러워진 다. 예컨대, 강간 대신  이를 '몹쓸 짓'이라고 지칭하거나, 여성을 상대로 한 여성혐오성 범죄 (이를테면, 강남역 살인 사건)를 묻지마 범죄로 가리키는 것이다.  강간을 ‘강간’이라는 말 대신  ‘몹쓸 짓 ’이라고 가리키 는 것은 마치  ‘여자에게는 권 리가 없다는 생각’을 재생산하는 사회적 제스처와 같다.

남성 가해자가 아닌 여성 피해자의 정보 노출

대개 성범죄  사건 명명에서 남성 범죄자가 아닌 여성 피해자의 정보 가 유출 되는 경우가 주를 이룬 다. 이를테면, 밀양집단성폭행사건 대신 밀양여중생성폭행사건이라고 한다거나 조두순 사건이 아닌 ㅇㅇㅇ(피해자 여아 이름) 사건이라고 지칭 하는 것 등이다.

피해자를 'XX녀'라고 부르는 관행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 'XX녀'라고 부르며, 가해자의 성별은 적지 않는 경우가 많다.[1]

대장내시경 검진 중 여성 고객들을 성추행의사가 구속된 사건에는 '대장내시경녀', 납치 살해된 뒤 자동차 트렁크에서 시체로 발견된 여성에게는 '트렁크녀',  가방에 담긴 채 발견 된 여성의 시신 을 두 고 SBS <모닝 와이드 >가 ‘가방녀’라 지칭하였다.

참조

  1. [여성신문 인터랙티브] ‘OO녀’로 소비하고 ‘여혐’ 부추기는 사회② http://www.womennews.co.kr/news/96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