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숭배

최근 편집: 2017년 11월 7일 (화) 04:49
ㅎㅂㅎ (토론 | 기여)님의 2017년 11월 7일 (화) 04:49 판

개념

여성을 고귀하고 숭고한 존재로 치켜 올림으로써 여성의 행동을 제약하는 여성혐오.

여성을 숭배하고 신격화하는 행위 역시 여성혐오임을 지적하면, 어떻게 '혐오'의 대상인 동시에 '숭배'의 대상이 되느냐는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여성숭배, 즉 여성에 대한 '이분화'는 단순한 '혐오'보다 더 교묘하고 똑똑한, 굉장히 효과적인 타자화의 전략이다. '개념녀'-'김치녀' 이분법이 대표적인 예이다. 특정 집단 안에 속하는 사람들을 찬양하는(개념녀) 행위에는 반드시 특정 집단 안에 속하는 사람들은 부정적으로 프레이밍하여 그들을 욕할(김치녀) 정당성을 찾는 행위가 뒤따른다. 이러한 이분화된 프레임은 전자(개념녀)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들을 비난할(김치녀) 아주 좋은 근거가 된다.

대표적인 여성 찬양의 형태로 나타나는 여성혐오로는 모성 숭배가 있다.
모성 프레임에서는 '어머니의 숭고함'을 매우 찬양한다. 하지만 그 찬양받는 어머니의 모성이란 사실, 쉽게 도달할 수 없는 영역(경지)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진정한 어머니'란 '절대적이고 변함없고 자식과 남편이 아무리 개차반처럼 굴어도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가족들을 품어주'는, 즉 절대적인 희생을 행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이 어머니라는 성역할에 숭고의 프레임이 덧씌워지고 이러한 역할을 해내는 여성들이 찬양받는 순간, 그러한 역할을 해낼 수 없는(해내지 않는) 여성들을 마음껏 욕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 또한 사회에게 부여되는 것이다.

이십대의 젊고 예쁜 (성적 매력이 충만한) 여성이 누리는 권력과 그들에게 쏟아지는 찬양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은 남성우월주의사회가 원하는 (성적) 대상이기 때문에 찬양의 대상이 되는데, 이러한 찬양은 동시에 젊지 않고 사회적 미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여성에 대한 비난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된다.

그러나 '숭배받지 못하는' 이들만이 피해자인 것은 아니다. 숭배받고 신격화되는 이들 자체도 여성혐오로 인한 피해자이다. '개념녀'로 숭배되는 이들에게는 여성으로서의 주체성을 상실할 것이 강요되고, '진정한 어머니'로서 숭배되는 이들에게는 엄청난 희생이 요구되며, '이십대의 젊고 예쁜 여성'들은 그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들이 숭배받는 여성이기를 바라고 이러한 일들을 자발적으로 행하였다 할지라도, 여성혐오가 사회의 골조를 이루어버린, 즉 '김치녀'가 되는 순간 적지 않은 손해를 보게 만드는 사회에서 과연 이들이 진정으로 '자발적'으로 이러한 숭배받는 여성상이 되기를 선택하였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연관 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