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최근 편집: 2022년 12월 30일 (금) 10:17

소개

고대 그리스인들이 믿었던, 또 이야기했던 신화들의 총체. 서구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역사

그리스 신화는 주변 지역의 신화에 영향을 받으며 발전하였다. 가깝게는 발칸 반도와 소아시아, 멀게는 지중해 너머의 아프리카와 이집트, 레반트 지역의 문화가 그리스인들의 믿음에 영향을 끼쳤다.

미케네 시대(약 BC 1600 ~ 1100년)는 시대분류상 청동기시대의 말기에 해당하는데, 당시의 그리스인들 역시 제우스, 포세이돈, 헤라 같은 후대의 주요 신격 다수를 섬겼음을 알 수 있다. 이 사실은 미케네인들의 문자(일명 선문자 B. 음절문자로서 알파벳과는 다르다)가 1952년에 해독됨으로써 밝혀졌다. 단, 당시에는 제우스가 아닌 포세이돈이 주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원전 1200년경, 미케네 문명이 급작스럽게 붕괴했다. 이 때부터 대략 8세기까지의 시기를 암흑기라 부르는데, 한동안 그리스인들은 국가 등의 복잡한 사회질서를 창출하지 못하였고, 심지어 문자마저 상실되었다. 말 그대로 흑역사가 될 뻔한 이 시대를 책임진 이들은 방랑시인들이었다. 방랑시인들은 각자의 노래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일종의 창작집단의 역할을 했다. 이들은 그리스 신화가 풍부하고 체계적인 서사를 갖추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암흑기의 말기, 완벽히 정리된 두 서사시가 출현하는데 바로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이다. 이것들은 호메로스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호메로스가 실존인물인지, 실존인물이라면 서사시의 완성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는 아주 논쟁적인 주제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예술적으로 뛰어나면서 대단히 일관적인(문자조차 없었던 시대임에도, 서사시들은 판본에 따라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과물을 뽑아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어쨌거나 한국의 여러 위키도 창작-집단의 결과물이라는 점은 동일한데, 이들의 결과물들을 보자.

헤시오도스는 그리스가 암흑기를 막 벗어난 시기(아르카익 시기, 또는 고졸기)의 시인이다. 그이는 “신통기”에서 당시의 신들의 계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판타지 여혐문학의 시초라 할 만한 판도라 이야기도 헤시오도스의 작품.

고전기 그리스에서는 신화를 바탕으로 한 다른 예술장르가 출현했는데, 바로 비극이다.

로마가 그리스 세계를 정복한 이후, 로마인들은 그들보다 더 우월했던 그리스의 사상과 문화를 열심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신화 역시 마찬가지여서, 로마인들은 그리스의 신들을 로마의 것들과 동일시하였다. 이 결과 그리스-로마 신화라는 공통의 이야기 체계가 성립되었다. 주요한 로마 신화 작가로 베르길리우스와 오비디우스가 있다.

로마제국 말기 그리스-로마인들은 기독교화되었고, 기존의 신들은 더 이상 신앙의 대상이 아니게 되었다. 그리스 신화의 종교적 역할은 이것으로 끝이라고 할 수 있겠다(지금도 올림포스의 신들을 믿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리스-로마를 계승하였다고 자평하는 서구인들은 그리스 신화를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왔다. 특히 르네상스의 유럽인들이 고전을 모방하기 시작했을 때, 그리스 신화는 예술의 주된 테마가 되었다. 이런 경향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그리스 신화는 서구화된 세계의 문학과 미술, 철학과 심리학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여전히 중요한 일반 교양이자, 때로는 불변의 유희거리로서 취급된다.

특징

그리스의 신들은 인간과 다른 불멸자들이다. 하지만 그 신들은 인간적인 외양과 감정을 지녔으며, 심지어 인간적인 잘못이나 오류까지 저지른다. 그리스인 플라톤은 이 때문에 신화 교육이 오히려 유해하다고 주장하였다. 그이의 제자들은 일종의 이신론적 세계관을 발전시켰는데, 역설적으로 이것이 기독교 신학의 모태가 되었다.

앞서 말했던 대로, 내용이 풍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체계적이라는 점 역시 그리스 신화의 특징 중 하나이겠다.

그리고 다른 특징을 꼽자면 특유의 운명론이겠는데, 그리스인들의 신앙 역시 다른 동네와 마찬가지로 기복성이 그 요점이긴 하다. 그리스의 신들은 기본적으로 어떤 자연물이나 관념의 인격화이다. 이런 외부세계의 조각들은 인간에게 좋은 사건을 일으키거나 나쁜 사건을 일으키는데, 인간들이 할 일이란 신들을 설득시켜 복을 얻고 화를 피하는 것이겠다.

그런데 올림포스의 신들은 인간의 소원을 모두 들어 줄 수 있는 전능한 존재가 아니다. 신들은 정해진 것들을 바꿀 수는 없으며, 단지 그들의 능력 안에서 행동할 뿐이다. 신들 역시 세계질서의 부속품들이다.

하물며 인간은 정해진 몫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상의 것을 기대하는 것은 미망이고, 그런 오만한 자는 파멸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인들의 영웅담 역시 현대의 소위 이고깽 양판소 소설들과는 극단적으로 다른 종류의 것이다.

가령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를 보자. 그이의 노래는 세상 모두를 감동시키지만, 정작 죽은 아내를 살려 낼 수는 없다. 이런 그이의 지고지순한 태도는 역설적으로 다른 여인들의 원망을 사고, 오르페우스는 살해당한다. 죽은 오르페우스는 신들에 의해 별자리가 된다 - 이것이 그리스적인 영예이다.


신화의 기록자들은 다양하나, 굳이 중요한 이들을 몇 꼽자면 호메로스, 헤시오도스, 도서관의 아폴로도로스, 그리고 로마인 오비디우스이다. 특히 오비디우스가 한국의 독자들에게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고 하겠는데, 한국에서 널리 읽힌 불핀치의 그리스-로마 신화집이 오비디우스를 바탕으로 하는 까닭.

그리스 신화를 크게 셋으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의 창조와 신들의 계보를 설명한 이야기들. 둘째. 인간과 세계의 사물들의 기원. 가령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인간에게 가져오고, 제우스가 그 보복으로 판도라를 내린 이야기. 셋째. 왕과 영웅들의 이야기.

신들과 영웅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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