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 페이와 데이트 비용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7일 (화) 09:49

한국어에서 더치 페이(Dutch pay)는 주로 비용을 지불할 때 한 사람이 전부 계산하지 않고 (각자의 형편과 상황에 맞게) 각자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주 1] 더치 페이가 그나마 각자내기라는 말에 충실하게 쓰이면 다행이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아묻따 1/n"이라는 뜻으로 변질되었다.[주 2]

여성혐오김치녀 프레임

2000년대 들어 경제위기가 심화되자 여성혐오는 더 심해지고, 이에 개념녀 프레임과 함께 더치 페이가 유행하기 시작한다. 물론 여기서의 더치페이란, 남성이 먼저 데이트 신청을 했어도, 남성의 식사량이 더 많아도 무조건 반절을 지불한다는 뜻이다. 당시 심화된 여성혐오 분위기와 더불어, 더치 페이를 하지 않는 여성은 된장녀 또는 김치녀라는 된장녀, 김치녀 프레임이 유행하였다. 여성들은 연인 관계에서 더치 페이를 하라는 압박을 받았고, 실제로 더치 페이를 하는 여성도 많아졌다.[주 3][주 4]

가상의 상황에 대한 논쟁

데이트 비용 부담이라곤 하지만 예를 들어 교통비나 숙박비, 여행 비용 등이 거론되는 경우는 드물며, 인터넷에서 더치 페이 논쟁이 나오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식사 비용이다. 그리고 식비 지불의 경우 각자 먹은 만큼 내는 것이 더치 페이인가, 그냥 나온 비용을 정확하게 2로 나누는 것이 더치 페이인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질 만큼 사실상 개개인의 경제 상황이나 데이트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을 두고 벌어지는 가상의 논쟁인 경우도 많다.

물론 더치 페이는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논안이다.

의미가 변질된 원인

다른 사람을 투자하는 물건으로 취급하는 문화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때부터 자식, 애인, 배우자 등을 투자하는 상품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현대까지 계속 유지가 되어서 여러 병폐를 일으키고 있다.

김치녀 공포증, 꽃뱀 공포증으로 인한 더치 페이 집착

사회 전반의 여성혐오가 심각해지면서 일종의 꽃뱀 공포증, 여자에게 돈을 가져다 바치는 못난 남자가 되기 싫다는 근거없는 공포[주 5] 때문에 일부 남성들이 일종의 자기방어로 더치 페이를 강조하는 현상도 관찰된다.[주 6] 더치 페이를 하는 여자는 개념녀이고 더치 페이를 하지 않는 여자는 김치녀이자 더 나아가 꽃뱀이라는 식의 인식이 남초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기도 하였는데, 이런 현상이 후술하는 한남 페이/루저 페이라는 용어가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된다.

한남 페이/루저 페이와 같은 비하어의 등장

위에서 나왔듯이 한국에서 말하는 더치페이는 공평하고 합당한 데이트 비용이 아니라 청구된 금액을 무조건 2로 나누는 것으로 쓰이고 있기에 문제점이 많았다. 예를 들어 남녀가 데이트를 해 식사의 3/4을 남자가 먹은 경우에도 비용은 반반을 낸다거나[주 7] 술자리에서 술은 남자가 거의 다 마시고는 비용은 반반을 부담하는 등의 웃지 못할 상황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을 비꼰 루저 페이 혹은 한남 페이라는 단어도 등장할 정도다.

반페미니즘적 비판으로서의 더치 페이

한국에서 페미니즘을 비판할 때, 흔히 남성의 군역 문제와 함께 자주 거론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더치 페이 문제이다. 연인의 만남에서 주로 비용을 지불하는 쪽이 남성이며, 많은 여성들이 이를 당연시 한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하지만 연인 간 데이트에서의 더치 페이 문화는 여성과 남성 간의 경제력 격차와 더불어 ‘남자가 돈을 내야 한다’는 가부장적 사고방식, 그리고 타인에 대한 물질적 대접을 중요시 하는 한국적 성향, 데이트비용을 투자하는 상품으로 취급하는 분위기가 혼합되어 문화적으로 굳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OECD에서 가장 불평등한 수준[2]인 성별 임금격차가 현존하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이를 여성의 문제로 전가하는 것은 문제를 극도로 단순화하는 것이다.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 및 인식 증가와 한 명당 소비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되게 하는 김영란법, 간편 송금 기술 발전 등의 영향으로 더치 페이 문화는 점차 확산 중이다.

부연 설명

  1. 통념과는 다르게, 외국에서는 연인 관계에서 무조건적으로 나눠내는 사례는 없다.[1]
  2. 각자내기라는 말에는 형편, 자신이 서비스를 이용한 지분(소비한 음식의 양) 등을 고려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3. 이 분위기가 어느 정도였냐면 선진국의 독립적인 여성들은 대한민국처럼 식사 등을 할 때마다 무조건 데이트 비용을 함께 부담한다는 말이 숱하게 쏟아져 나왔다. 이래서 스시녀랑 백마를 만나야 한다든지... 김치녀는 본받으라든지... 뭐 그런... 순전히 김치녀 후려치기를 위한 주작과 선동. 이는 당연히 사실이 아니며, 북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의 나라들, 심지어 일본 또는 중국에서도 남성이 데이트 비용을 훨씬 많이 부담한다. 특히 첫 데이트에서 여성에게 돈을 나눠내자고 할 경우 엄청난 '찌질남' 취급을 받을 정도이다. 더치페이 하자고 했다가 왕따에 너드 됐다며 미국 애들 원래 이러냐는 후기글도 올라왔었다. 그러한 전 세계에서도 염치 없는 김치녀라는 "투명 김치녀 패기"는 2015년 메갈리아의 탄생 이후 희석되고 논파되는 중이며, 타당한 이유나 사정 때문이 아닌 왠지 모를 죄책감과 비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치 페이를 하던 여성들은 김치녀 프레임을 걷어차버리고 있는 추세이다.
  4. http://mnews.joins.com/article/17791914#home에 따르면 대학생의 50%가 더치페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남7여3의 일부 더치페이도 16.6%나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남성들은 여성들이 더치 페이를 하지 않는다며 욕할 수 있는가?
  5. 이것은 첫번째에 나오듯이 여성을 초대하는 인간으로써 보는 게 아니라 투자하는 물건으로써 생각하기 때문이다.
  6. 애당초 데이트를 할 거면서 내가 이 사람을 얼마나 좋아하느냐가 아니라 이 사람이 더치 페이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로 상대방을 평가하는 것부터가 핀트가 어긋난 일이다.
  7. 만약 각자내기라는 정의에 의하면 남자가 더 많이 먹었으므로 3:1로 내야 한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