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노

최근 편집: 2023년 1월 10일 (화) 22:11

보르노는 여성 시청자들이 많으면서 작품성은 떨어지는 드라마를 뜻하는 여성혐오 단어이다.

보르노는 여성 시청자들이 많으면서 작품성은 떨어지는 드라마를 뜻하는 여성혐오 단어로서, 보지포르노의 합성어이다. 포르노 업계가 철저히 남성중심적으로 이뤄져 있어 여성향 포르노가 월등히 적은데도 불구하고, 여성향 포르노와 연관성이나 공통점도 없는 드라마 작품을 일컬으며 굳이 '포르노'를 붙여 놓았다는 데에서 의도가 투명하게 드러난다.

다른 뜻

다른 쓰임도 있다. 페미니즘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여성들이 응원하거나 소비하거나 공론화하는 콘텐츠들을 보르노라고 칭하는 것이 그것이다.

2020년에 들어서는 주체적인 여성들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르노 영화'라고 지칭하는 움직임도 있었는데, 이러한 영화를 응원하는 여성들을 '그분들'이라고 칭함으로써 어떤 목적을 가지고 '보르노'라는 표현을 사용하는지를 보다 더 명확히 드러냈다. (“그분들의 보르노 영화 근황”. 《에펨코리아》. 2020년 6월 26일. )

노메이크업을 한다는 이유로 살해 위협을 받은 배리나의 이야기를 다룬 BBC 기사를 언급하는 2019년 글에서는, 같은 글에 달린 댓글인 '(배리나의 이야기는) 한국의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을 떠오르게 한다'라는 외국인 댓글을 두고 'BBC 진출한 보르노'라며 여성들이 처한 사회적/물리적 차별과 억압을 희화화하고 있다. (“BBC 진출한 ㅂㄹㄴ 근황”. 《짱공유》. 2019년 3월 14일. )

보르노의 원래 뜻과 더불어 이러한 사례들을 보았을 때, 남성들이 '보르노'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명확히 여성이 지지하거나 여성의 취향에 가까운 콘텐츠들을 무작정 깎아내리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무위키 보르노 서술

나무위키에서는 '여성의 성기+포르노의 합성어로, 여성의 감성에 어필해서 흥행하지만 순수한 드라마로서의 탄탄함과 깊이는 형편없는 작품을 가리키는 멸칭'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용

인터넷에 친숙하지 못한 사람이나 남초커뮤니티에 몸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단어가 극소수만 쓰는 단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구글에 '드라마 보르노'라고 검색해보면 대략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인벤, 보배드림, 에펨코리아, 개드립 등의 남초 커뮤니티들에서 쓰인 흔적이 다수 발견된다. 특히 2020년 들어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쓰인 흔적

모든 '보르노' 관련 글을 리스팅할 수는 없으므로 구글에 '보르노 드라마'나 '보르노 근황'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글들을 서술했다. 남초커뮤니티 사이에서 이러한 글들을 포스팅하고 다른 남초 커뮤니티 유저가 퍼가는 모습도 자주 관찰된다.

인기 게시글

와이고수의 요즘 보르노 드라마 근황이라는 글은 비교적 최근인 2020년 7월에 포스팅되었으며 조회수 4만 회, 추천 57개로 인기를 얻어 '실시간 인기'에도 간 글이다.

에펨코리아의 한국식 보르노 드라마 만드는 방법.jpg이라는 게시물은 2020년 6월에 포스팅되었는데 조회수 6만 3천 회, 추천 452개를 달성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어 '포텐터짐' 게시판으로 글이 이동되어 있다. 해당 게시물의 댓글은 보르노라는 표현에 대한 비판보다는 보르노라는 표현에 대한 동조나 게시글 내용에 대한 동의 표시가 주를 이루고 있다.

보배드림의 요즘...보르노...수준...jpg이라는 게시물 역시 2020년 5월에 포스팅된 글로, 조회수 14만 5천 회, 추천 969개를 달성해 보르노라는 단어에 대한 남성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엿볼 수 있다.

게시글

댓글


'보르노' 이전

2011년에 포스팅된 한국드라마는 한국여자들 전용 포르노다...라는 글에서는 '항상 시댁식구를 악의 축으로 묘사해서 며느리가 당당하게 맞서는 장면을 합리화하는데 현실에서 그리 나쁜 시댁 그리 많지 않다'라며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면서도, '아무리 옳다고 해도 그렇게 맞서는 며느리가 과연 잘하는 것인지 의문이다'라며 가부장적인 사고방식 역시 보여준 글이다. 작성자는 '한국남자 절대다수는 고부간의 갈등이 발생할 시에 절대 자기 엄마에게 뭐라 하지 않고 대부분 수수방관하거나 아내에게 불만 표시한다'며 여성들이 로맨스판타지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를 대변해주기도 했다.

엠엘비파크에 2016년 올라온 태양의 후예는 그냥 여자 포르노 같아요라는 글은 로판형 드라마와 여성을 엮은 거의 최초의 남초커뮤니티 글인데, 해당 글의 댓글에서는 '포르노'라는 표현에 대해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 표현을 옹호하는 이용자는 '이런 표현은 원래 있는 것이다'라는 논리를 사용하고 있으나, 글의 내용이 '질 낮은 전투씬이 들어간 드라마인 태양의 후예는 여성들을 위한 포르노다'라는 점에서 '여성'과 '포르노'를 연관지으며 어떤 여성혐오적인 뉘앙스를 담아냈는지 이해하지 못함에 따른 주장이다. 심지어 <태양의 후예>는 남성들도 많이 보았던 드라마로, 해당 글의 댓글에서 이용자들이 '태후는 남자들도 많이 본다'고 지적하자 글작성자는 '(태양의 후예는 여성들을 위한 포르노지만 남자들이 보는 것은) 여자들도 남성향 포르노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기적의 논리를 펼치며 방어하고 있다. 여기서 실제 남성향 포르노는 포르노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어떤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고 그 스스로 '포르노'를 뜻하지만, '여성들이 많이 보는 드라마'라는 특성에 검증되지 않은 요소를 집어넣고 드라마보다 하위문화인 포르노를 붙이는 것은 비하의 의도를 담고 있으므로 비교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다. 이용자들은 "'그 여자들의 포르노'란 말 자체의 의미는 주류 문화가 아닌, 그 아래 문화란 얘기"라며 글작성자와 그를 옹호하는 이용자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보르노의 문제점

예를 들어, 여성을 강간 대상으로만 보거나, 가슴 큰 여성 캐릭터가 나오는 것 하나만이 그 게임/애니메이션이 내세울 만한 전부거나, 허황된 남성향 판타지를 실현시키면서 작품성은 떨어지는 작품을 두고 아무도 '자르노'라고 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모든 남성이 그런 작품을 소비하지는 않는다'라고 하겠지만, 보르노라고 일컬어지는 드라마들도 해당 드라마의 주 시청층이 여성일 뿐 여성들이 해당 드라마를 다 보는 게 아니므로, 이 단어는 여성에게만 가해지는 혐오가 맞다.

또한 이 단어를 사용하는 남성들은 보르노를 '아침드라마', '로맨스판타지', '역사의식이 없는 판타지물', '한국형 로맨스 드라마', '페미니스트들이 응원하는 영화 또는 드라마', '여성이 남성을 지배하는 드라마', '페미니즘적 시선에 입각해 제작된 콘텐츠' 등의 의미들로 혼용해서 사용하며 결과적으로 모두 여성들이 소비하는 콘텐츠를 비하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는 결국 이 단어가 여성을 비하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만 일관성이 있을 뿐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급의 단어라는 것을 알려주는 단서다. 즉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싶으면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진 것들이라 할지라도 전부 모아 '보지포르노'라고 부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침드라마나 로맨스판타지에서는 주로 남성이 능동적, 여성이 수동적으로 그려지는데 반해, '페미니즘적 콘텐츠'는 아침드라마나 로판의 남성중심적 서사를 지양하기 때문에 정면으로 상충된다.

보르노와 아침 드라마

보르노로 일컬어지는 드라마 중 하나인 '아침드라마(막장드라마)'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단순하고 자극적인 스토리, ○적은 수의 평면적인 등장인물, ○또렷한 연기톤의 발성, ○매 화마다 배경을 설명하는 등장인물 등은 가사노동에 바쁜 주부들이 다른 일을 하고 자리를 자주 비워도 드라마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요소로, '여성의 문화적 수준이 낮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