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취인분명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9일 (목) 10:30

'수취인분명'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가사를 담고 있는 DJ DOC의 곡이다.

가사 중 "미스박" 등의 표현이 여성혐오적이라는 비판이 일며 논란이 되었고, 결국 2016년 11월 26일 촛불집회에서의 공연 계획이 취소되었다.[1]

가사

아래와 같은 차별적 표현, 외모 평가 등이 담겨 있다.

  • "미스박씨"
  • "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 "생긴건 꼭 일수"
  • "잘가요 미쓰박 쎄뇨리땅"

다음은 '수취인분명'의 가사 전문이다.

미스박 YOU / 노답, 노다웃, 나잇값못하는 어버이연합 / 아들뻘 우리들이 볼땐 꼴값처럼 보인답니다. 노답 / 아 좀 꺼줘 촛불은 안꺼져 / 이제 좀 쉬어 집에 돌아가셔서 지금 이대로 가신다면 진상 아닌 고상 / 한 탕 문고리 삼인방 국민에겐 사과없이 박그네만 챙겨 양심팔아 돈을 땡겨 자기들 밥그릇만 존나챙겨 /나라 팔아 먹은 매국노와 뭐가 좀 달라? / 룰루랄라 미스박씨와 같이 말아먹은 나라 배는 좀 부르시나?

역대급 삥땅, 맨붕 쎄뇨리따 / 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 빽차 뽑았다 널 데리러가 빵빵 / 다왔어요 잘들어가요 깜빵 / 이잔당 몽땅 쓸어담아 깜빵 / 잘가요 미쓰 박 쎄뇨리땅

난 좌우상관 없지 사실 난 오른손잡이 / 하지만 니넨 날 또 빨갱이라 부르겠지내가 양아치 빨갱이라면 당신은 거짓말쟁이 / 순시리의 꼭두각시 닭대가리 / 한국가의 원수에서 국민들의 원수 / 우리의 소원은 통일? 틀렸어 번짓수 / 남북통일 대박? 좌우통일 먼저해봐 / 아!혼자선 못하지! 허락받아야지 / 전화해봐 대포폰으로 컨펌 / 단절된 소통 다른이의 고통 / 눈물연기는 보통 (흉내) / 아무리 물어봐도 답변이 없네 / 쥐 나간 자리에 닭변만 있네 / 우주의 기운에 나라가 기우네 / 저기 자기 자식을 잃은 엄마가 우네

우리가 궁금한건 산더미만큼 / 많고 많지만 정말 궁금한건 당신의 7시간 / 2014년 4월 16일 진공상태처럼 떠버린 당신의 알리바이와 상대 / 도대체 뭘 했길래 대답을 못해 / 국민앞에 사죄해도 모자를판에 간신배들과 또 판을짜네 / 무덤을 파네 결국 또 한배를 탔네 / 우리배 삿대질은 4공딸의 손에 / 위험한 물가에 월급봉투를 내놓네 / 배후 세력에 의해 연기하는 배우 / 그녀는 무식‘혜’ 그리고 위험‘혜’매우 / 한국가의 원수 이제 국민들의 원수 / 말바꾸기 선수 생긴건 꼭 일수 / 이런 세상을 바꿔 생각만으론 못바꿔 / 일단 다음선거날에 알람을 맞춰

역대급 삥땅,맨붕 쎄뇨리따 / 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 빽차 뽑았다 널 데리러가 빵빵 / 다왔어요 잘들어가요 깜빵 / 이잔당 몽땅 쓸어담아 깜빵 / 잘가요 미쓰박 쎄뇨리땅

각종 문제점

'미스' 호칭

대체 '미스'가 왜 여성혐오적인 표현이냐며 당황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혹감의 원인 중 하나는 "미스 박", "미스 김" 등 "미스"라는 호칭이 갖는 역사적, 사회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사전적인 정의(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로만 해석하는 것에 있다.

예를 들어 깜둥이(negro)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피부가) 검은 사람'이라는 뜻이지만, 현대(1950년대 이후) 미국에서 그런 단어를 사용하면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러한 단어에는 사전적 의미 의외에도 역사적, 사회적 맥락이 함께 실려있기(loaded) 때문이다.

이와 유사하게 한국에서 "미스"라는 호칭은 단순히 '미혼 여성'을 지칭하지 않으며, 아랫사람을 부릴 때 비하적으로 쓰이는 말로, 그 차별적 의미가 인정되어 더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한 단어이다. [2]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국정운영에 한하여 이루어져야 하는데 대통령의 성별인 여성성 자체를 강조하며 사회적, 통념상 비하적으로 쓰이는 호칭을 사용한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성별은 남성이었지만 성별 자체가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왜 이명박은 "아재", "미스터 이", "숫쥐"로 불리지 않았는가를 생각해보자. 반면에 박근혜는 너무나 자주 "닭년", "병신년", "씨발년"으로 불린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개인으로서 여성의 차이는 의미가 없다. ... 한 여성의 실수나 무능력은 언제나 전체 여성을 욕 먹이는 일이 된다. --p59, 페미니즘의 도전

또다른 원인은 여성혐오(misogyny)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나 우리 엄마 좋아하는데? 여성 혐오 안하는데?" 수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여성혐오가 무슨 뜻인지 몰라서 "왜 여성혐오적 표현이냐?"고 묻는 것이다.

외모평가

"하도 찔러대서 얼굴이 빵빵", "생긴건 꼭 일수" 등 외모 평가가 비하로 이어지는 것 또한 문제다.

국민이 납부한 세금이 대통령의 미용목적 의료행위에 사용된 것은 명백하게 심각한 죄이다. 하지만 '얼굴이 빵빵'해진 것 자체로써 여성의 외모를 비하하는 것은 정치적인 평가에서 심히 어긋나 있다. 객관적인 사실을 기술했거나 부적절한 자금 운용에 대해서만 기술했어야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생긴건 꼭 일수'라는 가사가 나오는 타이밍에는 악의적으로 캡쳐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등장한다. 남성 대통령에 대한 외모평가는 잘 이루어지지 않을 뿐 더러, 남성의 외모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같은 비하라도 다가오는 심리적 위축감은 다르다. 이 역시 대통령의 뇌물 수수에 대해 비난하고 꼬집는 가사로 한정되어야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빽차 뽑았다 널 데리러가 빵빵

'새 차를 뽑아서 여성을 태우러 간다'는 식의 표현은 '여자들은 돈 많고 차 좋은 남자를 밝힌다'는 편견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

반론들

그럴 의도가 아닌 것 같다는 반론

종종 접할 수 있는 또다른 주장으로는 "여성혐오를 할 의도가 없었는데 과장되게 곡해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반론이 있다.

이 반론에 대해서는 최소한 두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첫째, 어떤 표현을 한 발화자에게 비하의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표현이 비하가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다. '몰랐다' 내지 '의도가 없었다'는 식의 주장은 고의성이 없었음에 대한 변론일 뿐 비하 자체가 아님에 대한 변론이 될 수 없다. 발화자의 의도는 해당 발화가 상대방의 품위를 손상(demeaning)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는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일 수 없다.[3]

둘째, 대통령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미스 박', '나쁜 년' 등의 표현을 하는 것에 대해 수차례 문제 제기가 있었고 일부 기사화도 된 마당에[4][5] 아직도 그것이 문제인지 모르고 있었다면 시대 변화에 지나치게 둔감한 것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현시국에서 꼭 물타기를 해야 하느냐는 반론

대통령 퇴진이라는 대의를 이룬다는 명분으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묵인하자는 주장은 그 자체로 부도덕할 뿐 아니라, 민주주의라는 더 큰 대의에도 어긋난다.

혐오가 가득 담긴 노래를 부르지 않고도 얼마든지 정권 비판, 대통령 퇴진 요구 등을 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반론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보호 받아서는 안된다.

또한 페미니스트 연구자 권김현영에 따르면, 이 노래는 사전 검열 없이 대중에게 유포되었으며, 원하는 누구나 들을 수 있으므로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대신에 이 곡이 촛불집회의 무대위에서 불리지 못한 것은 민주주의의 기반이라 할 수 있는 공론장에서의 의견취합을 통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보아야 한다.[6]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