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여경 동영상 날조 사건

최근 편집: 2023년 4월 4일 (화) 01:20

개요

2019년 5월 15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술집 근처에서 여성 경찰이 술에 취한 남성을 제압하지 못하고 남성 시민에게 수갑을 채워달라고 부탁하는 것으로 알려진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삽시간에 퍼졌다. 다음을 참고할 것 대림동 여경 날조 사건

같은 시기 유튜브에서는 ‘여경 40% 채용한 스웨덴 근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영상의 내용은 이렇다. 경찰차에 돌을 던지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리는 한 남성을 여성 경찰관 3명이 말리려고 시도한다. 그래도 난동을 멈추지 않자 인근에 있던 일반인 남성 1명이 그 남성을 뒤에서 끌어안는 등 함께 제압을 시도했지만 이 일반인 남성도 이내 나가떨어진다. 결국 난동을 부리던 남성은 경찰을 피해 유유히 화면 밖으로 도망가면서 영상이 끝난다.[1]

당시 누리꾼들은 이 영상을 두고 "여경 3명이 범인 한명을 제압 못 하다가 지나가던 남자 시민이 제압했다. 그리고 범인은 유유히 빠져나갔다"며 "머지않은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둥 여경이 쓸모없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이 영상은 여성 경찰관은 범죄 제압 능력이 떨어진다’는 여경 무용론의 근거로 이용되며 남성들이 자주 가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폭발적으로 공유됐다.[1]

5월 18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유튜브에서 '여경'을 키워드로 검색해 지난해 5월1일부터 올해 5월23일까지 업로드된 게시물 중 조회수가 높은 게시물을 추려 공개했다. 그랬더니 '여경 40% 채용한 스웨덴 근황' 영상의 조회수가 135만887회로, 3위를 기록했다. 민언련은 이 영상이 '여경은 범인을 제압하지 못한다'는 편견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됐다고 분석했다.[1]

진위 파악을 위한 노력

해당 영상은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스웨덴에서도 한국처럼 이 영상이 여경 무용론의 근거로 사용되고 있을지 의문을 가졌던 한겨레 취재진은 2019년 5월 스웨덴 경찰청에 이메일을 보내 사실을 확인했다. 질문은 '영상이 어떤 상황인지', '스웨덴의 여성 경찰 비율은 얼마인지', '스웨덴에서 이 영상 때문에 여경 무용론이 제기된 적이 있는지' 등이었다. 두 달 만에 온 답장의 내용은 한국에서 알려진 것과는 사뭇 달랐다.[1]

진실

스웨덴 경찰청 언론 담당자가 밝힌 진실은 아래와 같다.

영상 속 사건은 2017년 3월 20일 스웨덴 스톡홀름 남부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범행을 저지른 남자는 한국에서 알려진 것과 달리 곧바로 체포됐다. 즉 영상에서 등장하는 여성 경찰관이 무기력해서 범인을 놓쳤다는 주장은 거짓이었던 것이다. 또한 스톡홀름 지역의 경찰은 하루에 1천건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며, 경찰관들이 폭력적인 상황에서 동료 시민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경찰관이 시민의 도움을 받아 범인을 검거했다고 해서 그 경찰관의 능력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1]

실제로 2017년 한 외국인의 유튜브 채널에 먼저 올라온 이 영상의 원본을 보면,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 경찰관 3명이 난동을 부린 남성을 쫓아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 영상이 공유될 때는 마지막 부분이 잘린 상태로 공유됐다.[1] 즉 해당 영상을 한국에서 유포한 여성혐오자는 이 남성이 현장에서 완전히 도망쳐 여성 경찰관들이 검거에 실패한 것처럼 보이게 의도적으로 영상을 편집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

또한, 스웨덴 경찰의 40%가 여성이라는 제목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경찰청에서 일하는 전체 직원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45%일 뿐, 스웨덴 전체 경찰관 가운데 여성의 비율은 33%이다.[1]

스웨덴 현지 반응

한국의 3배가 넘는 여성 경찰 비율을 지닌 스웨덴에는 여경 혐오 현상이 있을까? 한겨레의 이메일에 답장한 담당자는 "사람들이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지만, 우리는 이런 주장을 하는 어떤 조직적인 단체도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한국의 남초 커뮤니티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된 여경 무용론은 정작 여경 비율이 3배가 넘는 스웨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여성 경찰은 범죄자를 제압할 능력이 없다'거나 '여경을 폐지하거나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담당자는 "스웨덴 경찰관들은 각기 다른 종류의 상황과 기능에 필요한 다양한 자질을 가지고 있다. 그 다양성은 유능한 경찰이 되기 위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1]

같이 보기

출처

  1. 1.0 1.1 1.2 1.3 1.4 1.5 1.6 1.7 오연서 기자 (2019년 8월 5일). “난동자 제압 실패? ‘여경 40% 채용한 스웨덴 근황’ 영상의 진실”. 《한겨레》. 2020년 6월 1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