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덕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9일 (목) 13:21

윤심덕(한문: 尹心悳, 1897년 7월 25일 ~ 1926년 8월 4일)은 한국 최초의 성악가이자 최초의 소프라노 대중가수로, 나혜석·김명순과 함께 대표적인 신여성이다. 호는 수선(水仙). 그가 남긴 번안가요 <사의 찬미>는 사망 이후에 10만장 이상[주 1] 판매되면서 불후의 명곡이 되었다.

약력

평양에서, 그리고 넉넉하지 않은 집안에서 둘째 딸로 태어났다. 기독교 신자였던 윤심덕의 양친은 어려움 속에서 자식들에게 신식 교육을 시켰고, 사남매는 모두 음악에 소질이 있었다. 윤심덕은 한국 최초의 성악가이자 최초의 소프라노 대중가수가 되었고, 여동생 윤성덕은 피아니스트가 되었으며, 남동생 윤기성은 바리톤 성악가가 되었다.

윤심덕은 경성 여자고등보통학교 사범과를 졸업한 이후, 강원도 원주에서 1여년간 소학교 교원으로 일한 뒤, 조선총독부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는 최초의 장학생이 되어 관비유학생으로 일본 우에노(上野)음악학교 성악과에서 수업받았다.

1921년에는 일본에서 유부남이었던 김우진을 만났다. 당시에는 신여성과 부유한 유부남의 교제가 비일비재했했는데, 교육을 받아 각성한 여성들은 눈높이에 맞는 남자를 찾을 수 없었고, 이광수를 포함해 많은 여성주의자들이 지적했듯 남성들은 축첩행위를 거리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1922년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조교생활을 마친 뒤, 1923년 6월 귀국하자마자 종로 중앙청년회관에서 독창회를 해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성악가로 데뷔했다. 윤심덕은 대형 오페라가수를 꿈꿨지만, 가난했고 부양할 가족이 있었기에 생계를 유지하고자 대중가요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시를 쓰고, 레코드를 내고, 대중가요를 불렀다. 가난 때문에 연극단체 토얼빈에 들어가 배우로 일하기도 했다.

동생들의 학비를 대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기어이 동생들을 북미로 유학보냈다.

1926년 8월 4일, 현해탄에서 김우진과 함께 자살했다.

스캔들

윤심덕은 평생 스캔들 때문에 고통받았다. 유부남이었던 김우진과의 관계 때문에, 장안의 거부였던 이용문의 애첩이 되었다는 소문 때문에, 당시에 천한 일로 여겨진 연극배우로 일했다는 것 때문에. 남동생의 유학자금을 부탁하러 이용문을 찾아갔던 일로 사람들은 악의적인 소문을 퍼날랐고, 이때문에 윤심덕은 하얼빈으로 몸을 피신했다. 하얼빈에서 돌아온 후 돈 때문에 배우가 되고자 하자 사람들은 고상한 클래식음악을 하던 윤심덕이 천한 배우가 되었다고 떠들었다. 최후에는 그의 죽음을 입가심거리로 소비했다.

윤심덕은 김명순과 함께 가난하거나 하위 신분 출신 신여성들의 삶과 죽음이 남성중심적인 사회 속에서 어떻게 재단되(었)는지 보여주는 가슴 아픈 사례다.

죽음

<사의 찬미>를 녹음한 윤심덕은 김우진에게 오사카로 오라고 전보를 띄웠다. 오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는 글이었다. 도쿄에서 전보를 받은 김우진은 부랴부랴 윤심덕을 찾아왔다. 동생 윤성덕은 미국행을 위해 요코하마로 갔고, 1926년 8월 1일 윤심덕과 김우진은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으로 가는 배에 올랐다. 그것이 그들이 세상에 모습을 보인 마지막이었다. 그들은 배에 얼마간의 돈과 유품을 남긴 채 세상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사의 찬미

이바노비치가 작곡하고, 윤심덕(尹心悳)이 작사·노래한 곡이다. 그리고 여동생 윤성덕이 피아노를 쳤다.

1926년 7월, 윤심덕은 일본 오사카의 닛토레코드회사에서 음반취입을 의뢰받고 일본에 갔다. 레코드 취입을 마친 8월 1일에 윤심덕은 음반사 사장에게 특별히 한 곡을 더 녹음하고 싶다고 청했다. 그 곡은 요시프 이바노비치의 [다뉴브 강의 잔물결]을 번안한 것이었다. 제목은 <사의 찬미>. 이 곡은 윤심덕의 유작이 되었다.

가사

광막한 황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 곳 그 어데냐 쓸쓸한 세상 험악한 고해(苦海)에 너는 무엇을 찾으러 가느냐

눈물로 된 이 세상에 나 죽으면 그만일까 행복 찾는 인생들아 너 찾는 것 설움

웃는 저 꽃과 우는 저 새들이 그 운명이 모두 다 같구나 삶에 열중한 가련한 인생아 너는 칼 위에 춤추는 자로다

눈물로 된 이 세상에 나 죽으면 그만일까 행복 찾는 인생들아 너 찾는 것 설움

허영에 빠져 날뛰는 인생아 너 속혔음을 네가 아느냐 세상의 것은 너에게 허무니 너 죽은 후에 모두 다 없도다

눈물로 된 이 세상에 나 죽으면 그만일까 행복 찾는 인생들아 너 찾는 것 설움

부연 설명

  1. 한국 최다 레코드 판매 기록이다

출처

  • 『사(死)의 찬미(讚美)-윤심덕평전-』(유민영, 민성사, 1987)
  • 국어국문학자료사전, 이응백, 김원경, 김선풍, 1998., 한국사전연구사
  • 네이버캐스트 인물한국사 <윤심덕>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