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이란 무엇인가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7일 (화)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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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이란 무엇인가 - 차별은 언제 나쁘고 언제 그렇지 않은가"는 미국의 여성 법학자 데버러 헬먼(Deborah Hellman)의 저서인 "When Is Discrimination Wrong?"[1]의 번역서로, 부당한 차별과 정당한 차별은 어떻게 다른지, 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부당한 차별임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는 경우는 언제인지 등을 논한다.

목차

  • 머리말. 차별퍼즐
  • 제1부. 차별은 언제 부당한가?
    • 제1장. 기본개념
    • 제2장. 비하와 부당한 차별
    • 제3장. 해석과 의견 불일치
  • 제2부. 대안 살펴보기
  • 2부 개요
    • 제4장. 가치, 자격, 보상
    • 제5장. 정확성과 불합리성
    • 제6장. 중요한 것은 생각인가?
  • 결론

요약

이 책의 논의는 크게 두 가지 전제에서 시작된다.

  1. 인간은 모두 동등한 도덕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에 따라 어떤 기준에 의거하여 인간을 구분해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학교의 정원수를 초과한 지원자가 몰렸을 때 모든 사람을 탈락시키거나 모든 사람을 합격시킬 수는 없다.

두 가지 전제가 상충할 때, 어떠한 구분을 허용할 것이며 어떠한 구분을 허용하지 않을 것인지, 허용하지 않는다면 왜 허용하지 않아야 하는지에 대해 도덕 철학적, 법학적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1부 "차별은 언제 부당한가"에서는 어떠한 차별이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경우에 해당 차별을 부당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전개한다. 저자는 대상자의 품위가 손상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절대적 기준이 없으며 해당 시기, 해당 문화권에서의 맥락에 의해 평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부 "대안 살펴보기"에서는 서문에서 제시한 "차별 퍼즐"들에 대한 기존의 일반적인 견해들을 제시하고, 기존의 각 견해들이 궁극적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결론부에서는 부당한 차별에 대한 이 책의 주장이 최근 도덕 철학의 논의들과 상통하는 측면들을 살펴본다.

주요 개념

HSD 특성

다음을 참고할 것 HSD 특성

HSD 특성(HSD traits)은 '역사적으로 부적절한 처우와 관련이 있거나 현재의 사회적 불이익과 관련이 있는 특성(history of mistreatment or current social disadvantage)'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이름이 A로 시작하는 사람들'이라는 특성은 HSD 특성이 아니지만, '생물학적 성별이 여성인 사람들'이라는 특성은 전세계적으로 HSD 특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무엇이 HSD 특성인지는 정의 상 역사와 현재의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이갈리아의 딸들에 묘사된 가상의 사회에서는 '남성'이라는 특성이 HSD 특성이다.

품위의 손상(demeaning)

저자의 정의에 의하면 품위의 손상(demeaning)이란 '다른 사람을 완전한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거나 동등한 도덕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하는 것(To demean is to treat another as not fully human or not of equal moral worth. To demean therefore is partly an expressive act.)'을 뜻하며, 특히 이러한 언행을 한 자의 상대적 지위가 높은 경우에 한한다. 상대적 우위가 없는 경우는 품위의 손상이 아닌 모욕(insult)으로 본다.

저자는 이러한 행동이 품위를 손상시킬 의도가 없이 행해진 경우, 또는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은 경우에도 그 행동 자체만으로도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고용주가 여성 직원에게 "남성에 비해 두 배 친절할 것"을 요구하였고, 고용주에게 나쁜 의도도 없었고 해당 여성이 아무런 불쾌함 또는 치욕(stigmatized)을 느끼지 않았어도 이는 품위의 손상에 해당한다.

이러한 예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경찰은 2015년 11월 경 "여경을 남자경찰과 함께 배치해 부드러운 분위기의 검문검색이 되도록 조치"하고 "여경은 검문검색 전에 양해를 구하고 실제 검문검색은 남성경찰관이 하는 등의 적정한 역할분담을 검토하고 여경은 조계사 정문과 후문 등 다수인이 왕래하는 장소에 배치하라"는 내용의 업무지시를 보냈다.[2] 이 경우에도 여경들이 불쾌함 또는 치욕을 느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품위의 손상이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술적 차별과 도덕적 차별

기술적 차별(descriptive discrimination)이란 단순히 어떠한 특성의 존재 또는 부재를 기반으로 구분을 두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6세 미만에게는 운전면허를 발급하지 않는다'와 같은 차별은 기술적인 차별이다.

도덕적 차별(moral discrimination)이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부당한 차별(wrongful discrimination)을 뜻한다. 예를 들어 '흑인과 백인이 앉을 수 있는 자리의 구분'과 같은 차별은 도덕적 차별이다. 저자는 부당한 도덕적 차별을 'HSD 특성에 기반한 구분으로 인하여 그 구분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게 품위의 손상이 일어나는 경우'로 규정한다.

분류의 합리성과 효율성

어떤 분류 기준이 합리적(rationality)이라는 것은 해당 기준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과 양의 상관(positive correlation) 관계에 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6세 미만에 비해 16세 이상이 교통 사고를 덜 낼 경우, '16세 이상에게만 운전 면허를 발급한다'라는 분류 기준은 합리적이다.

어떤 분류 기준이 효율적(efficient)이라는 것은 해당 기준을 사용하는 것이 비용-효과적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성별' 또는 '나이' 등의 기준은 쉽게 확인이 가능하므로 효율적이다. 반면 '높은 대인관계능력'이라는 기준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장시간의 인터뷰 또는 시험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효율적이다.

저자에 의하면 분류의 합리성과 효율성은 해당 분류가 부당한 차별인가를 가르는 여부와 관련이 없다. 즉,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분류라도 부당한 차별인 경우가 있고,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분류라도 부당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야근과 출장이 잦은 어떤 회사에서 아이나 부모를 부양할 필요가 적은 사람의 채용을 선호한다고 가정하자. 부양 가족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평가하려면 상대적으로 비용이 크기 때문에, 여성에 비해 남성이 아이나 부모를 덜 부양한다라는 통계적 사실에 의거하여 남성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도입하려고 한다. 이 회사의 채용 기준은 위 정의에 따르면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다. 하지만 동시에 부도덕한 차별임이 분명하다.

행위 주체의 의도

의도(intention)와 관련하여 다음 두 가지 물음이 있을 수 있다.

  • 법, 정책, 의사결정이 어떠한 특성(예를 들어 성별)에 기반하여 이루어지는지 여부를 평가하려면 행위자의 의도가 중요한가?
  • 법, 정책, 의사결정이 어떠한 특성(예를 들어 성별)에 기반하여 이루어졌을때, 이것이 부당한 차별인지 여부를 평가하려면 행위자의 의도가 중요한가?

저자는 위 두 가지 물음 모두에 대해 모두에 대해 아니라고 답한다. 저자는 차별에 대해 판단하려면 행위 주체의 의도보다는 법이나 정책의 특성 그리고 행위 주체의 행동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다음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하며, 이 중 후자에 집중해야 "특정한 특성의 재/부재에 기반하여 사람들을 구분하는 행위가 부당한 차별인 경우는 언제인가? (When is it wrong to distinguish among people on the basis of possessing or lacking some trait?)"라는 질문에 더 잘 답할 수 있다고 말한다.

  • 행위 주체의 도덕성에 대한 판단
  • 행위 주체의 특정 행동이 도덕적으로 허용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