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여학생회

최근 편집: 2023년 3월 22일 (수) 22:27

대학교에서 남초 현상이나 학칙의 미비, 성평등상담소의 부재나 인프라 부족, 사회적 여성혐오의 영향 등으로 인해 여학생들이 겪는 차별, 불평등, 위협, 성범죄 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세우는 학생자치기구로서, 여학생협의회보다 권한이 강하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성폭력 사건 발생 시 성평등상담소와 학부별 학생자치기구와의 연결, 징계위원회에 성평등위원 파견 등을 총학생회에서 책임지기에는 무리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워지며, 성폭력사건 관련 업무만도 어마어마해 총여에서는 이와 관련된 일을 전담하게 되는 경향이 짙다.

총여학생회가 필요한 이유

일부에서는 총학 산하 위원회만으로 총여학생회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세운다. 실제로 몇 대학은 총여학생회 대신 총학생회에 산하 여성위원회나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2023년 3월 9일 기준)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한국의 총여학생회는 거의 폐지되었다.

2014년 당시 고려대학교 부총학생회장이던 이나영은 '총여학생회가 있으면 선거를 주기적으로 하고 총학과 (동등한 입장에서)연계하기 쉬운 구조'라며 '이에 반해 총학 산하 여성위원회는 독립성은 보장되나 관심을 못 받는다'고 말했다.[1] 2010년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 집행부였던 강현주는 '산하기구는 총학 기조를 따라가게 되며 여학생 활동 자체가 부문 운동이 되고 근본적으로 성별이분법에 대해 도전적인 질문을 던질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2007년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는 "여학생들이 직접 선출하는 총여와 달리 성평등위원회는 대표를 총학이 임명한다"며 "성평등위원회는 여학생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학내 사안에 하나의 독자적인 기구로 참여할 수 없어서 (기존 여학생회가 성평등위원회로 개편한다면)여학생들의 권익보호가 이전보다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2]

총여학생회가 하는 일

총여학생회는 교내외 여성과 소수자 인권, 그리고 학내외 정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한다.

군산대학교, 용인대학교,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에서는 여자화장실 몰래카메라 탐지사업 등의 프로그램[3][4][5]을 통해 성범죄를 예방하고 이에 대처하고자 한 바 있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에게 교내 성평등센터나 윤리위원회와의 협업을 통해 징계 등의 방안으로 해당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실질적 도움을 줄 수도 있었다. 또한 '총여학생회가 있다, 일단 총여학생회를 찾아가 보자'라는 해결책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성폭력 피해에 노출된 학생들에게는 이미 심리적인 도움이 되어 줄 수 있다.

또한 페미니즘적 문화가 학내에서 널리 형성되고 소통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여성/인권문화제[6][7][8], 영화제, 공연 및 크고 작은 행사를 주최하여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인권의식을 고취하고 학생 간 문화 교류를 활발히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총여학생회는 학내의 여성 및 소수자 관련 정치에만 참여할 뿐 아니라 학교 밖의 소수자에게 연대하고 소수자를 위한 정치에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총여학생회는 현수막을 내걸거나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고, 시위에 참석하거나 대자보를 작성 및 게재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학 사회 내에 여성주의적 시각으로부터의 사회운동을 조직할 수 있다.

총여학생회가 "총학생회의 주요 업무인 학생 복지 업무 중 여학생과 관련된 일부 업무만을 전담하고 있다"[9]는 일각의 시선은 학내 정치에 대한 자의적 해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총여학생회뿐만 아니라 총학생회와 같은 더 큰 학생정치 기구, 더 나아가 학교 밖 정치 기구까지를 간식행사를 진행하거나 보조금 및 지원금이나 주는 복지기관으로 간주하게 되는 외부적· 내부적 경향은 학내정치의 문제에 한정된 것이 아니기에 총여학생회가 여학생과 관련된 복지 업무만을 전담하고 있다는 일각의 왜곡된 시선은 분석되고 제대로 지적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총여학생회의 역사

최초의 총여학생회

대한민국 최초의 총여학생회는 1980년에 서울대학교에서 현 (2023년 3월 2일 기준, 제 17·19·20·21대) 정의당 국회의원 심상정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는 1960년 4·19 혁명 이후 대학 내에 사회 운동을 조직하는 거점으로서의 총학생회가 설립되기 시작한 지 20여 년이 지난 이후였다.[10] 총학생회를 통한 사회운동의 조직과 실천 그리고 대학생활 및 문화에서 여학생들은 남성화되어야 하거나, 배제 및 무시의 대상이 되거나, 차별의 대상이 되곤 하였다. 심상정은 총여학생회가 설립된 이후 여학생들이 가진 사회 및 대학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학생회 구조에 반영될 수 있었고, 여학생들의 소통 구조가 형성되고 의견이 모일 수 있었으며, 여학생들이 자신만의 문화를 만들고 또 다양한 문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학교 전체 운영에 있어서도 총여학생회는 여학생들의 이해와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해 주었다.[11]

백래시로 인한 총여학생회의 잇따른 폐지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 폐지 사건

연세대학교의 총여학생회 폐지를 시작으로 대학 내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백래시에 불이 붙기 시작했고 그 주된 공격 대상은 총여학생회였다. 왜 백래시의 방식이 '총투표'의 방식으로 이루어졌어야만 했는지, 대학 내 페미니즘의 주된 공격 대상으로 왜 총여학생회가 지목되었어야했는지에 대해서는 보다 깊은 분석과 성찰이 필요하다. 다만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 폐지 사건은 대학 내 페미니즘 백래시라는 큰 흐름의 영향권 속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연세대학교 총여학생회가 폐지되지 않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학내 페미니즘은 백래시의 위기 앞에 놓여 있었을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같이 보기

출처

  1. 엄수아 여성신문 기자 (2014년 2월 17일). “사라진 총여학생회, ‘꼴페미’란 낙인이 두렵다?”. 《여성신문》. 
  2. 이승희 기자 (2007년 4월 7일). “시험대 오른 총여학생회”. 《대학신문》. 
  3. 대외협력과, 대외협력과 (2018년 6월 11일). “총여학생회, 화장실 몰래 카메라 탐지 사업”. 《국립 군산대학교 제30대 총여학생회》. 국립 군산대학교. 2023.03.09에 확인함. 
  4. “대학가 몰카 범죄' 스스로 방지 나선 학생들”. 2017년 5월 15일. 2023년 3월 9일에 확인함. 
  5. “공지사항 > 상세 - 용인대학교”. 2023년 3월 9일에 확인함. 
  6. “‘공감’ 총여학생회와 함께하는 2004 여성문화제”. 2004년 10월 22일. 2023년 3월 9일에 확인함. 
  7. 영남대학교 (2007년 9월 18일). “영남대 총여학생회, 19일까지 ‘여성문화제’ 열어”. 2023년 3월 9일에 확인함. 
  8. “‘노골적 性문화제’화끈한 캠퍼스”. 2002년 10월 1일. 2023년 3월 9일에 확인함. 
  9. 익명의 위키 편집자, 익명 (확인날짜). “총여학생회 - 나무위키”. 《나무위키》. 2023. 03. 09에 확인함. 
  10. Fwd (2019년 4월 24일). “총여학생회 폐지에 관한 소고 (2) 부록: 총여학생회를 중심으로 쓴 대학 페미니즘의 역사”. 2023년 3월 2일에 확인함. 
  11. “심상정과 학생들의 세상을 바꾸는 ‘불온한 수다’”. -001-11-30T00:00:00+00:00. 2023년 3월 2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