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위키:게시판/자유게시판/성차별적인 언어 표현에 관한 지침 토론 건의

최근 편집: 2019년 2월 17일 (일) 21:33

안녕하세요. 페미위키 내 성차별적인 언어 표현에 관한 지침 토론 건의 올립니다.

배경

현재 페미위키에 존재하거나 앞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은 성차별적인 언어 표현,

  1. 성차별적인 짝대립어(남녀공학, 남녀노소, 신랑신부)[1]
  2. 남성형이 사용되는 총칭명사(자식·여식, 손자·손녀, 형제·자매, 소년·소녀)[2]

중 1번에 대하여는 작년에 사용자:참치님께서 페미위키 내 '남녀', '남성과 여성' 등의 표현을 '여남', '여성과 남성'으로 수정하셨던 일이 있습니다. 참치님께서 토론에서 밝히신 취지는 "언어가 사회를 규정하고 그 사회의 위계와 층계를 가장 뚜렷이 보여주는 지표이기에 '남녀'라는 가부장질서에서 당연시되는 단어를 쓰기보다는 '여남'이라는 단어를 더 대중화 하는것이 더 의미 있을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위 토론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단순하게 이러한 표현들을 앞뒤나 성별만을 바꾸는 것에는 이점보다는 부자연스러움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러한 부자연스러움은 여태껏 당연하게 읽히던 메세지들이 무논리적이며 모순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전략[3]이지만, 위키 전체에서 굳이 하나의 전략을 표방할 필요까지는 없어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미러링은 페미위키가 성차별적인 언어를 방치한 것에 대한 촉구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성차별적인 언어 표현을 아예 개정한다면 굳이 여남·모부와 같은 부자연스러운 단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지침을 제안합니다.

제안 내용

  1. 성별을 나타내는 짝대립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2. 남성형이 사용되는 총칭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3. 이러한 제한 사항의 해소는 가독성을 해칠 만큼 부자연스럽거나 작위적이지 않아야 한다.
  4. 쌍따옴표로 감싼 직접 인용과 법령 등 고유한 것(남녀고용평등법)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는 기준을 세우지 않고 맥락에 따라 판단해야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남녀노소와 같이 단순하게 전체를 말하기 위한 경우, 모두, 전원과 같은 다른 말을 써야 할 것이고, 남녀차별, 남녀사이와 같이 구분을 짓기 위한 경우에는 성차별, 이성 간에와 같은 말로 대신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 남녀동수 운동과 같이 단번에 답을 내기 어려운 경우에는 개별 토론에서 결정하면 좋겠습니다(만은 이 경우에는 원어가 mouvement pour la parite로 아예 성별에 대한 언급이 없으므로 직역하면 해결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페미위키 전체에서 미러링 전략을 쓰는 것에 이점이 더 많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한 의견이 많다면 이 건의는 그냥 없던 것으로 해도 괜찮겠습니다.

참조
  1. 최혜영(1998). 국어에 나타난 성차별적 표현 연구, 10쪽. "짝대립어에서도 Adam and Eve, boys and girls에서 보듯이 남성형이 선행하여 남성중심의 언어형태를 보이주고 있다. 우리말의 경우에도 '남녀공학, 남녀노소, 부창부수, 신랑신부'와 같이 남성형이 선행되는 언어형태를 보이고 있다. 다만, '계집사내, 연놈'등과 같은 여성형이 선행되는 언어형태들은 전통적인 남존여비 사상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2. 위의 글 25쪽. "영어의 경우 'man'은 남성을 나타내기도 하고 남성/여성을 총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woman'은 'man'에 대한 비본질적이고 우연적인 존재(an accidental being)로 인식되어 여성만을 나타낸다. 언어는 여성을 무시하고 배제한다. 오로지 남성이 인간에 대해 기준과 규범으로 간주되는데 반해, 여성은 남성을 통해 규정되며 부차적이고 종속적이어서 '함께 의미될'따름이다." "남성을 지칭하는 자식(子息)과 여성을 지칭하는 여식(女息)과 같이 남성과 여성을 지칭하는 어휘들이 분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을 지칭하는 자식이 여성도 포괄하는 총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3. 윤지영(2015). 전복적 반사경으로서의 메갈리안 논쟁, 37-38쪽.
  • 2017-03-17 19:35:29 EKK 오오오오! 진짜네요! 고맙습니다. 여기 개발자는 일하네요. 사용자:탕수육
  • 2017-03-16 18:13:53 탕수육 EKK님. 글상자 크기도 늘리고, 크기 조정할 수 있게 바꿨어요!
  • 2017-03-15 00:29:15 탕수육 EKK님, 새로운 단어를 제안하고 이를 널리 퍼뜨리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는 점은 잘 알고 있어요. 말씀하신 핑커도 '브라이트'라는 단어를 제안하는 운동(The Brights Movement)에 도킨스 등과 함께 동참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지요. 미약하더라도, 느리더라도, 대부분의 시도가 실패하더라도, 그냥 꾸준히 꾸역꾸역 하는거죠 :-) 물론 미련하게 열심히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똑똑하게 해야겠지요. 미약하더라도 페미위키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 있을거라 믿어요.
  • 2017-03-15 00:24:45 EKK ps3. 이거 긴 글쓸때 정말 불편하네요. 글상자의 크기를 더 늘릴 수 없나요? 나무위키에서처럼 자유롭게 조정 가능하게 만든다거나...
  • 2017-03-15 00:24:04 EKK ps2. 코코 사넬은 논란이 많은 사람입니다. 전설적인 페션디자이너이지만, 동시에 나치 스파이입니다.
  • 2017-03-15 00:23:31 EKK ps. 보호자, 친권자라는 단어는 일상생활의 말이라기보다 법률용어같은 면이 더 커서 과연 사람들이 쓸지 의문이군요. 개인적으론 친숙한 어버이라는 말이 더 와닫습니다.
  • 2017-03-15 00:22:59 EKK 부모를 모부로 바꾸면 그런 희미해진 의미가 생각나게 한다는점에서 동의합니다. 사실, 그런걸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거에요. 사용자:탕수육님의 주장은 영미권에서 He, She대신에 성 중립적인 대명사를 만들자는 운동이 생각나게 만드는군요. 한국어권에선 그럴 필요가 없어서 다행입니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저도 남자친구/여자친구 라는 말 대신에 애인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해서 그 단어를 쓰는걸요. 그러나 문제는 사람들이 새로운 약속으로써, 문화로써 쓸까요? 언어는 하나의 사회적인 약속이고, 이를 깨부수고 새로만드는건 아주 어렵습니다. 여성에게 바지와 코르셋으로부터의 해방을 가져다준건 페미니스트 운동가들이 아니라 코코 샤넬이었어요. 여성 의복을 재정의하고 현대 기성복을 만들었죠. 그러고 보니까 벨 훅도 소설가였군요. 하나의 문화를 바꾸려면 새로운 매혹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건 천재적인 예술가가 필요합니다. 세익스피어가 현대 영어에 끼친 영향을 생각해보세요.
  • 2017-03-14 22:40:23 탕수육 EKK님, 오래 써온 표현은 임의적 기호에 가까워지고 그 표현이 담고 있는 원래의 의미(예를 들면 '부모'에 담긴 젠더 이분법, 남성에 대한 우선순위, 가족구성에 대한 선입견 등)가 흐려질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해요. 하지만 저는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표현을 쓰려는 시도에 더욱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모부'라는 표현을 접하면 '부모'에 원래 담겨 있었지만 지금은 희미해진 의미들을 다시 음미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테니까요. 한편 부모나 모부 대신 보호자나 친권자를 쓰면 앞서 말씀드린 효과는 적겠으나 다른 종류의 긍정적 효과가 있을거라 생각해요. 다음 세대에게 좀 더 좋은 언어를 물려줄 수 있게 되는거죠. 그래서 저는 일상에선 되도록 탈이분법적 언어를 쓰고, 적극적인 인식 변화를 원하는 경우에는 의도적으로 역전된 언어를 쓰는 식으로 좀 전략적인 언어 습관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 2017-03-14 22:17:56 EKK 부모, 부부라는 단어에 대해선 젠더의 의미가 상당히 퇴색되었다는것도 생각해볼만합니다. 게이, 레즈비언커플들한테도 그냥 부모(밑에 아이가 있다면)나 부부라고 부르거든요. 그런데 이런 성소수자 커플이 쌍을 이뤄 생긴 가정에 어머니나 아버지가 있나요?
  • 2017-03-14 22:06:59 탕수육 렌즈님, 주제와 관련지어 제 의견을 말씀드릴게요 :-) 언어는 분명 사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렌즈님께서 제안하신 고민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성별 뿐 아니라 이분법적 사고를 강제하는 표현을 되도록 쓰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1과 2에 동의해요. 과유불급(얼마나 지나쳐야 지나친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이란 말도 있으니 3에 대해서도 동의해요. 4 역시 널리 쓰이는 글쓰기 관습이니 따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 2017-03-14 22:03:41 EKK ps2. 어디랑 다르게 건설적이네요. 아휴 좋아라.
  • 2017-03-14 22:02:59 EKK ps. 해당논문은 이겁니다 Student Evaluations and Gendered Expectations - Joey Sprague and Kelley Massoni Sex Roles, Vol. 53, Nos. 11/12, December 2005 ( C 2005) DOI: 10.1007/s11199-005-8292-4
  • 2017-03-14 22:02:42 렌즈 지금 자유로운 대화가 된 것 같은데 저는 부모님의 대체어는 보호자나 친권자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 )
  • 2017-03-14 22:00:59 EKK 예, 탕수육님의 말도 맞아요. 한때 초등학교에서 출석번호가 남자부터 가나다순으로 그다음 여자 가나다 순이었는데 이게 성별 구분없이 바뀐것과 무관하진 않겠죠. 남녀평등에서 양성평등으로 단어를 바꾼다던가. 왜 논문쓰면 누가 가장 앞에 적히냐 가지고 분쟁이 좀 있기도 하고. 그런면도 있는것 같네요. 제가 나무위키 토론하면서 찾은 논문중에 하나의 주제가 교직원 평가에서 성별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였는데, 흥미로운건 여자한테만 붙는 말들이 있었어요. 그 논문에서 이어서 주장하길, 이 단어들은 남자한테 평가할땐 대응되는 단어가 없다. 하지만 오랫동안 써왔던 부모님과 같은 단어에도 과연 가치판단이 들어가 있을까요? (굳이 단어를 바꿔써야한다면 어버이가 낮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쓰이는 단어고, 어머니+아버지의 합성어니...)
  • 2017-03-14 21:37:00 렌즈 제가 원하는 토론 주제하고 굉장히 벗어날 것 같은데 원래 토론은 일단 열심님이 젤 처음에 말씀하신 것처럼 그냥 놔두는 걸로 일단락 하겠습니다.
  • 2017-03-14 21:34:03 열심 사용자:EKK님은 부모나 남녀에 젠더와 관련된 아무런 가치판단도 개입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지만, 애미애비, 년놈, 부모, 남녀 등 양성을 나열하는 단어에서 그 뜻이 중립적일 때는 항상 남성이 앞에 오고, 그 뜻이 비하적일 때는 여성이 더 앞에 옵니다. 이는 여성과 비하적 속성이 더 잘 결부된다고 생각하는 사회적 통념(씨발놈보다는 씨발년이 훨씬 더 어감이 쎄고 비하적인 언어입니다.)과 절대 무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젠더와 언어의 의미를 전복하고 재전유하기 위해서 미러링 전략을 차용하기도 합니다. 페미니즘의 일부이니 FPOV를 지향하는 페미위키에서 거부할 필요가 없겠지요.
  • 2017-03-14 21:20:04 탕수육 사용자:EKK께서 링크하신 기사에 대한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사피어-워프 가설의 강한 해석(언어결정론)은 다른 모든 종류의 결정론과 마찬가지로 잘못된 이론입니다. 하지만 '언어가 사고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언어가 사고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한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핑커가 정신어(language of thought)를 언급한 이유는 언어에 앞선 사고가 존재한다는 점을 논증하기 위한 것이었지 언어가 사고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논증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언어와 사고는 서로 여얀을 주고 받는 관계에 있지,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에 앞서 존재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 2017-03-14 20:21:40 렌즈 여남은 단지 '남녀 라는 단어에는 남자가 앞에 있다'라는 사실을 인지시키기 위한 방법일 뿐입니다. 그래서 전략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 2017-03-14 20:11:35 EKK 남녀를 여남으로 바꾸는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 솔직히 이해가지 않습니다. 그걸 바꾼다고 해서 갑자기 뒤쳐졌던 여성의 권리가 신장되나요? 본질적인건 전혀 바뀌지 않아요. 사과를 내일부터 바나나라고 부르자고 하면 사과가 정말 바나나가 되나요? 현모양처대신 현부모양처를 주장하던 이태영 변호사도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논리대로면 업적과는 관계없이 차별주의자가 되는군요. 언어는 생각 뒤에 오는거지 생각 앞에 오는게 아니에요. http://archive.is/db8wK#selection-2057.247-2061.404
  • 2017-03-13 07:56:54 렌즈 좋은 토론거리!…까지는 아녜요 감사합니다😢 고치지 않고 그냥 놔두는 건 저는 여태 생각을 못 해봤었는데,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새롭네요. 현실적이기도 하고(!) 괜찮은거 같습니다
  • 2017-03-12 22:16:21 열심 음.....저는 산발적으로 각지에서 일어나는 미러링(모부,여남)을 굳이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부모, 남녀가 더 자연스러우니 이것을 써야한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미러링 전략으로 의도적으로 모부 여남을 써야한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서, 각 문서에 따라 표현이 혼재하게 될텐데, 이 것을 굳이 하나로 고칠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말그대로 위키니까요! 항상 좋은 토론거리를 많이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렌즈님:D
  • 2017-03-12 19:47:07 렌즈 제 글이 쓸때는 열심히 썼는데 지금보니 이상해서요ㅋㅋㅋ큐ㅠㅠㅠㅠ네 어렵네요…
  • 2017-03-12 19:40:03 Aurorashower 으앙 사과 하지 마세여 ㅜㅜ 아니 이게 뭔 사과할 일인가여 ㅜㅜㅜㅜ 가독성이 저하되거나 부외자가 보기엔 뭐지 이거? 할순 있을거 같지만 그래도 우리라도 그렇게 표기 하는게 좋을려나요? 어렵다
  • 2017-03-12 19:35:57 렌즈 앗 네 미러링이라고 해버렸는데 모부여남을 말할려고한거였습니다 죄송합니다
  • 2017-03-12 19:28:31 Aurorashower 중립적 언어를 쓰자는 말씀으로 이해가 됩니다. he/she대신 citizen으로 정정 한다던지...좀더 포괄적인 단어 사용이 좋지요. 미러링 전략을 쓴다는건..어떤 관점인지 모르겠어요 모부 여남이 미러링에 해당한다고 보시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