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위키:위키 내 특정 문서에서의 혐오 발언 게재 논란에 대한 페미위키 운영진의 입장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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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 내 특정 문서에서의 혐오 발언 게재 논란에 대한 페미위키 운영진의 입장표명>
- 페미니즘의 가치와 위키 정체성을 모두 지키고자 합니다.

사건요약

2017년 9월 1일 모 사용자가 페미위키에 가입 후 문서를 편집하면서 논란이 시작되었습니다. 편집 과정 중 트랜스젠더 배제적 노선에 대한 서술이 있었고 이에 대한 가치판단이 나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 편집 자체가 문제적이며, 공개된 문서에 전시되는 것은 성소수자 혐오적이라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또한 해당 사용자의 사용자문서에 게재된 표현도 비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소수자⋅약자 혐오 없는 위키”라는 페미위키의 기본 원칙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한편, 해당 사용자가 생성한 넘겨주기 문서[주 1]를 관리자가 토론 없이 삭제해 버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해 사용자문서 하위에 토론이 생겨나 길어지면서 토론 참여자들 간의 언사는 점점 격해졌습니다. 토론 중 나온 일부 발언, 무례한 태도, 토론 중재 정책 미비, 관리자의 늦은 대응 등을 우려하는 의견이 SNS를 통해 퍼지며 논란이 커진 상황입니다.

입장문을 시작하며

이번 논란으로 인해 운영진은, 페미위키가 현재 근본적인 방향 설정부터 새로이 필요한 상태라고 판단했습니다. 내부방향을 논의 중이지만 운영진 내에서도 가치 충돌과 의견차이가 큽니다. 본 입장문도 운영진 내에서 완전히 합의되지 않았지만 입장 표명의 의무를 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대응과 입장표명이 늦어지게 된 점 사과드립니다. 입장문을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또한 본문에는 입장문을 읽는 데에 꼭 필요한 위키 특성에 대한 설명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이번 일은 페미위키가 “위키”이기때문에 갖는 특수성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페미니스트로서 이번 논란을 주시하시는 분들 중, 위키 자체에는 친숙하지 않으신 분들의 편의를 위해 입장문 하단에 위키특성에 대한 질의응답 형식으로 설명을 준비했습니다. 본문과 함께 꼭 확인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질의응답으로 이동하기

입장문에서 사용되는 용어에 대한 설명

본문에서 자주 언급되는 용어들의 의미를 아래와 같이 정리합니다.

  • 운영진: 기술팀⋅디자인팀⋅컨텐츠팀⋅홍보팀 등에 소속되어 운영회의에 참여하는 사용자들을 의미합니다.
  • 관리자: 운영진 중 사용자 권한에서 관리자 권한을 받은 사용자를 의미합니다.
  • 사용자문서: 사용자가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을 넣는 문서입니다. 개인 연습장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하위문서를 이용해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는 등 사용자의 자유도가 가장 높은 문서입니다. 해당 사용자 이외의 사용자도 편집이 가능합니다.

내부방향 토론의 과정과 결과

최근 운영진은 잦은 영입과 사퇴로 운영체제를 개편하는 과정이라 운영회의 자체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정책이 미비한 와중에 페미니즘-위키라는 두 가치의 충돌까지 겪으며 의견을 모으는 데에 상당한 진통이 있었습니다. 운영진 내부에 도저히 좁혀지지 않는 의견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고, 이 논쟁으로 모두가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습니다. 회의에서 의견을 내는 것조차 상처가 되고 실수가 될까 시종일관 조심스러웠고, 같은 개념도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등 논의는 악순환에 빠졌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빠르게 대응하고 아주 원론적인 수준에서라도 입장을 내는 것이 지당하나, 각자가 생각하는 '원론' 자체가 발화자의 수만큼 여러가지였습니다. '페미위키 운영진'이라는 명의로 하나의 입장문이 나올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수자⋅약자 혐오 없는 위키”라는 기본 원칙이 얼마나 거칠고 정돈되지 않았는지 뼈저리게 실감했습니다.

진행 중인 논의의 핵심은 ' “위키” 정체성과 “페미니즘”의 가치를 동시에 지킬 수 있는가' 입니다. '페미니즘'과 '위키'가 양립 가능한지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까지 나왔고, 페미니즘 갈래에 대한 의견 차이로 혹여나 페미위키가 분열되는 것은 아닐지 두려움 속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번 논란은 페미니즘 노선 갈등이 반영되었기 때문에 운영진이 마련하는 대책 또한 이 노선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불완전할 것이라는 사실에 더욱 절망했습니다.

단 한 가지, 운영진끼리 큰 틀에서 합의한 결론은 “페미니즘-위키”이기를 바란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쉽지 않으며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페미위키” 이름 아래 974명의 사용자분들과 12,186개의 문서 수[주 2]를 떠올리면, 닿지 못할지라도 그 방향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필연적으로 이르게 됩니다. 따라서 운영진은 아래의 세 가지 입장을 밝힙니다.

(가) 페미위키의 운영진은 페미니즘의 가치를 지향한다.
(나) 페미위키의 운영진은 위키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다) 페미위키의 운영진은 페미위키의 일원으로서, 1,2의 충돌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소수자⋅약자 혐오에 반대한다.

앞으로의 계획과 대책

위 세 가지 입장은 '페미위키'의 입장이 아니라 그저 '페미위키 운영진'의 입장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장 고수를 위해 운영진이 페미위키 내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가)의 달성을 위해 운영진이 페미니즘의 가치가 무엇인지 정할 수 없고, (나)의 달성을 위해 운영진이 위키의 규칙을 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논란에서는, 해당 문서들의 내용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임은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관련 정책과 안내가 미비하여 사용자가 운영진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건의가 가능한지 알 수 없었음을 통감합니다. 운영진 역시 아직 정책에 없는 집행을 하는 것이 혹여나 월권행사가 될까 섣불리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운영진은 페미위키의 일원으로서, 위 입장을 지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그 것이 위키 내에서 정책화 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이미 진행 중이던 제도 정비 프로젝트를 통해 이번 일과 관련 된 정책을 우선적으로 안건에 올리겠습니다.

위키의 첫 발걸음을 뗀 것은 운영진일지 모르나, 위키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성격은 사용자들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사용자 분들께서는 페미위키의 발전을 위해 해당 정책 토론과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페미니즘의 가치를 지향하기 위해

페미위키는 인터넷 정보가 남성중심적, 여성혐오적이며 소수자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것은 변함없는 동력이며 이를 통해 페미위키는 수많은 여성주의적 고민이 모이는 토론의 장이라는 역할을 합니다.
이번 논란에서는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상처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페미위키의 원칙과 페미니즘 관점(FPOV: Feminist Point Of View)[주 3]의 부족함이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족함을 상처와 피해로만 남길 것이 아니라, 재발을 막고 원칙과 관점을 더욱 탄탄하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아래와 같이 제안합니다.

페미니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원론 정비

현재 대문에 소개된 “소수자⋅약자 혐오 없는 위키”라는 말은 논쟁 시 서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 슬로건은 페미위키 설립 당시에 만들어진 것으로, 그 때는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를 직면한 지금의 실정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페미위키의 출발은 '소수자들이 배제되어 왔던 플랫폼으로 소수자를 대변'한다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활발한 페미니즘 논의만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초기운영진이 임의로 설정한 원론을 사용자와 함께 토론하고 구체화하도록 재논의하겠습니다.

페미위키 정체성 확립을 위한 FPOV 보완

현재 페미위키토론:원칙에서 FPOV를 어떻게 보완해야 페미니즘 가치를 지키면서도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을지 토론 중입니다. 운영진은 FPOV를 기본원칙으로 분명히 하되, 그 하위에 MPOV(다양한 관점; multiple point of view)를 권고하는 방식으로 정책 제안을 구상 중입니다.
'페미니즘 관점 지향'이라는 표현에는 모든 페미니스트가 공감하겠지만, '그렇다면 무엇이 페미니즘 관점이느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기 때문입니다. FPOV 하위에 위치한 MPOV는 단순하게 다양한 의견 나열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다수결의 원칙을 기본으로 하는 위키라는 세계이지만 여러 소수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동등하게 대우하고, 나아가 이를 기록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위키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관리자는 위키 내에서 이미 정책을 통해 결정된 사안을 '관리자 도구(예: 문서 합치기)'를 통해 집행하는 그 순간을 제외하면 일반 이용자와 동일한 권한을 갖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영진에게 문서에 대해 가치판단을 할 권한이 부여되는 것, 그리고 그 판단 위에서 집행할 권리를 갖는다는 것은 위키라는 매체의 성격 위에서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가치판단이 필요한 경우일지라도 위키 내에서 만들어진 정책 그리고 토론을 통해 모인 총의와 결론을 통해 진행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운영진의 가치판단 위험성은 줄이면서도 이번 일과 같은 논란을 막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강화된 위키 정체성 하에 직접민주주의[주 4]에 의거한 적절한 절차들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위키 정체성 강화라는 말이 소수자⋅약자 혐오에 대해 기계적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쉽게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페미위키는 이미 운영진의 권한이 너무도 크기 때문에 비민주적이며, 기계적 중립을 취하거나 망설이기 더욱 쉽습니다. FPOV 아래에서 강화된 위키 정체성을 통해 운영진이 기계적 중립 입장을 취하려 해도 그럴 수 없도록 만들고자 합니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관점을 가진 위키 사용자들의 유입을 꾀하는 페미위키 운영진의 노력이 있을 것입니다.

강제성이 있는 중재정책 도입 제안

대부분의 위키는 중재를 위한 위원회나 관리직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NPOV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위키들의 정책을 참고하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는 페미위키 내에서 강제성이 있는 중재가 필요할 만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과열되고 소모적인 토론과 편집 되돌리기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반드시 도입되어야 할 정책입니다.

기존 토론정책에 강제성 부여 제안

이번에 논란이 된 토론에서는 처음부터 혐오 발언이 나온 게 아닌, 토론 예절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혐오 발언으로 번져간 사례도 있었습니다.

현재 토론 규칙에 “다른 이용자를 존중하지 않는 일체의 표현은 그 것이 아무리 가볍다 하더라도 엄격하게 금지”한다는 항목이 있지만 권고에 불과합니다.
권고를 거쳐 시정되지 않을 때 제재를 가하는 정책을 제안하겠습니다.

삭제 정책 확립

현재 위키 내에서 토론을 거쳐 문서의 일부를 삭제하거나, 실수가 발생했을 때 당사자의 요청으로 삭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문서삭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이번 논란 속에서는 관리자의 미숙함으로 삭제된 문서에 대해 사용자가 의사표현할 절차가 부족하기도 했습니다. 서로 다른 가치 판단에 의한 삭제 토론에 대비한 항목도 추가로 필요할 것입니다. 이를 이미 진행 중이던 삭제 정책 토론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습니다.

페미니즘-위키 두 가치의 충돌로 인한 피해와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

특정 발언이 소수자 배제적인지에 대한 판단은 운영진이 내릴 수 없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하여 발생했던 토론에서도 역시 '배제', '연대 거부' 등의 단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견해가 제시된 바 있습니다. 운영진 역시 트랜스젠더와 시스젠더가 공존하는 집단으로, 사용자들이 혐오발언에 노출되는 것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아무리 가치판단이 어렵더라도 어떠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운영진이기 이 전에 한 명의 사용자로서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제안하겠습니다.

혐오발언에 대응하기 위한 '글 삭제'와 '글 숨김'

누군가에게 혐오발언으로 읽힐 가능성이 있는 내용에 제재를 건의할 방안이 필요합니다. 절차를 통해 사용자끼리 논의한 후 해당 내용을 '글 숨김' 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을 제안하겠습니다. '글 숨김' 기능은 틀:글 숨김을 이용하여 독자가 펼치기 버튼을 눌러야만 볼 수 있는 기능입니다.

'혐오발언'을 제재 정책에 등재

현재 페미위키의 제재 정책에 따르면, '토론 중 비아냥, 조롱, 모욕, 반말, 비속어 등 다른 이용자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표현을 쓴 경우' 토론을 통해 혐오발언을 한 사용자의 제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기준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소수자⋅약자 혐오 없는 위키”라는 슬로건이 페미위키를 대표한다면 '혐오발언'이 정식 정책용어로 등재되어야 합당할 것입니다. 개정 중인 제재 정책에 '혐오발언' 용어가 등재되고, 반복적으로 혐오발언을 게재하는 사용자에 대해 혐오발언을 사유로 차단 제의를 할 수 있도록 제안하겠습니다.

사용자명, 사용자문서의 한정적 제재방안 마련

이용약관에 따르면 약자혐오적 표현이 포함된 계정명[주 5]을 생성하는 것을 지양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그 기준을 세세하게 정하는 토론이 필요합니다.

현재 사용자문서는 어떤 제재도 닿지 않는 자유도를 보장한 공간입니다. 그러나 제재가 어려운 사용자문서라 하더라도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제재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토론을 활성화시키겠습니다. 여기서 제재란 반드시 차단이나 삭제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강제적으로 표시되는 안내, 권고, 글 숨김 등도 제재에 속합니다.

”편집 전쟁” 명명

편집 전쟁은 페미니즘과 위키라는 두 가치의 충돌로 피할 수 없는 것이며, 현재 페미위키 내에는 이미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편집 되돌리기와 편집 충돌은 위키 내에서 반드시 일어나게 되는 일상적이고 일반적 일이나, 최근 벌어지는 특정 편집들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반복적이고 공격적이며 비생산적이고 무례한 편집 되돌리기를 '편집 전쟁' 혹은 '편집 분쟁'으로 명명하는 것이 '전쟁'을 종결하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중재 정책과 관련하여 “편집 전쟁"의 개념을 구체화하도록 제안하겠습니다.

결론

페미위키 내에서 문서 편집 중 사용자끼리 의견이 충돌해 토론이 끝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때 최대한 주제와 범위를 작게 쪼개어 그 중 합치 가능한 부분부터 바로 문서에 적용하는 방법을 권장합니다. 아무리 의견 차이가 크더라도 교집합을 찾을 수 있다는 선의에 기댄 방법입니다.

이번 논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넷 상의 정보가 남성중심적이며 여성혐오적이기 때문에 '페미니즘-위키'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그 것이 '합치 가능한 부분'이며 교집합입니다. 교집합을 벗어난 부분으로 인한 갈등은 비단 페미위키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수많은 페미니즘 활동 중에서 이 같은 갈등이 발생했고,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때마다 외부의 페미니스트들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봐야 했습니다. 이런 경우 각 개인, 단체, 모임에서는 어느 쪽에 무게를 둘지 선택하게 되고 그 선택에 대해 서로 쉽게 비난하지 못합니다.
이번에는 그 일이 페미위키 안에서 일어났으며 운영진은 교집합을 찾는다는 선택을 했습니다.

갈등 해결의 과정은 내외부적으로 진통이 크지만 페미니즘적으로 의미가 깊고 이런 과정을 통해 페미니즘이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것이 논란과 오해를 키웠다는 점을 인정하며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그러나 재빠르게 지지하거나 규탄하는 것이 곧 옹호나 반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방향에 대한 신중함 없이 속도만 비난하는 것은 페미니즘 논의에서 반드시 필요한 발전과정을 저해하는 일입니다.
방향을 고려하지 않은 속도내기는 자멸의 지름길임을 알기에 속도보다 방향을 택했습니다. 이것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페미위키 발전을 위해 가장 빠른 길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페미위키는 가꾸어지기 막 시작한 정원입니다. 페미위키가 어떤 모습의 정원이 될지는 전적으로 사용자 여러분께 달려 있으니 토론에 참여하셔서 많은 의견을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위키에서 이루어지는 토론은 일반적인 댓글 형식[주 6]을 도입하고 있어 위키 문법을 몰라도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운영진은 사용자 여러분의 정원 가꾸기에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긴 입장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년 9월 11일 페미위키 운영진 일동 올림


위키 특성에 관한 질의와 응답

Q. 위키란 무엇인가?
A. 위키란 복수의 사용자가 문서를 함께 만들어가는 협업 공간이자 정보와 지식을 모으는 공동체입니다. 운영진끼리 위키를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와 문서가 어느 정도 모이면 위키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방향과 정책이 정해지는 시스템입니다. 페미위키의 문서는 운영진의 소유가 아닙니다. 운영진 뿐만 아니라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닙니다. 누구나 편집할 수 있지만 누구도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사용자ㄱ이 문서 ㄴ을 최초로 '생성' 했다해도 이 문서는 ㄱ의 소유라고 할 수 없으며, 운영진이 임의로 삭제할 권리가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문서는 사용자문서도 포함합니다.

Q. 운영진은 왜 논란이 된 문서를 삭제하지 않았나?
A. 위키에서는 운영진이 문서를 삭제하지 않습니다. 다만, 삭제신청 절차를 통해 삭제가 결정된 문서에 한해서만 위키 관리자가 삭제권한을 대리 집행하는 것입니다. 운영진은 결정하고 판단하는 역할이 아니라 집행하는 역할입니다. 누군가의 기여분이 비배제적인지, FPOV에 적합한지에 대한 가치판단은 사용자들의 해당 문서 하위 토론에서 이루어집니다. 만약 운영진이 임의로 문서를 삭제한다면 사용자에게 사과하고 문서를 되살려야 합니다.

Q. 그런데 어떻게 논쟁 중이던 문서들 중 하나가 삭제되었나?
A. 토론이 과열된 문서들 중 하나를 운영진이 임의로 삭제한 일이 있었습니다.[1] 넘겨주기된 문서의 제목이 혐오발언이라고 섣불리 판단한 관리자가 절차 없이 삭제한 사건입니다. 이는 위키관리에 미숙했기 때문이며 앞으로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임의로 집행된 문서삭제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해당 문서는 되살리기 처리될 예정입니다. 즉각 되살리지 않는 이유는 현재 논란이 과열되어 무의미한 편집 전쟁이 유발될 것을 우려해서입니다. 편집 전쟁을 중재할 정책이 마련된다면 발효되는 직후 되살리기 처리할 예정입니다.

Q. 문서를 삭제하지 않는것은 운영진이 그 문서를 옹호한다는 뜻인가?
A. 운영진의 판단으로 문서가 삭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서의 '존재'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될 수 없습니다. 이는 문서 삭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어떤 문서가 삭제되었다고 해서 운영진이 그 문서에 반대한다고 여기는 것은 틀린 생각입니다.

Q. 논란이 될 법한 문서를 만든 사용자를 왜 제재하지 않는가?
A. 운영진은 임의로 사용자를 제재할 수 없습니다. 운영진이 사용자를 제재하는 경우는 제재 건의 후 의결 과정을 통해 제재가 결정된 경우에만 해당됩니다. 현재 논란이 된 사용자의 경우 누구도 제재를 건의하지 않았으며, 만약 건의된다면 운영진의 판단에 맡겨지는 것이 아니라 의결과정의 토론을 거쳐 제재 여부가 결정됩니다.

Q. 왜 정책이 이토록 미비한가?
A. 페미위키는 만들어진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신생위키이며, 어떤 이어받은 문서도 없이 백지에서 시작했습니다. 위키는 사회와 정원에 비유됩니다. 구성원⋅법⋅문화 등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사회와 같고, 씨를 뿌리고 가꾸고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원과 같습니다. 현재 페미위키는 이제 막 구성원이 모여 법과 문화 만들기를 시작한 단계이며, 정원에 이제 겨우 씨를 뿌린 상태입니다.

Q. 운영진인데 왜 정책을 빠르게 만들어 도입하지 못하나?
A. 운영진이 정책을 만들고 도입하는 것을 도맡는다면 그 것은 위키 내에서 독재에 해당합니다. 이 것은 해석하기에 따라 반달리즘에 해당하는 권력 남용입니다. 위키의 정책은 위키 사용자들의 충분한 토론을 통한 합의로 정해져야 한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운영진이 독단적으로 정책을 확립할 수 없는 점은 관리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주지 않기 위함이며 위키의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

부연설명

  1. 이용자가 페미위키의 특정 문서에 방문하면 자동으로 다른 문서로 넘겨주는 기능입니다.
  2. 2017년 9월 11일 특수:통계기준
  3. FPOV는 페미위키에서 중립 관점(NPOV; neutral point of view)에 대비되어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4. 대표자 없이 구성원 전체가 직접 정치에 참여하여 의사결정을 하는 민주주의 제도입니다.
  5. 사용자 계정 이름
  6. 플로우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