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bun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7일 (화) 22:06
기분이 개인의 감정 그 자체라면, Kibun은 주관성이 강화되어 감정이 절대화한 개념 혹은 그런 상황을 희화화한 표현이다. 옳지 않기 때문에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라, 내 Kibun을 나쁘게 했기 때문에 옳지 않다는 식이다. SNS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자신의 기분을 근거로 상대를 통제하려고 하는(‘계정 운영을 중단하라’, ‘특정 인물과 친하게 지내지 마라’, ‘내가 싫어하는 그림을 그리지 마라’ 등) 일이 벌어지고, 할인카드를 쓰는 남성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한 여성 배우는 매장된다. 차별이나 혐오 표현을 지적받으면 지적한 사람의 태도나 말투가 폭력적이라며 화를 내고,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의견을 폐기한다.
이진송 계간홀로 발행인 (2016년 11월 30일). “[2030 세상보기] ‘Kibun’ 지상주의”. 《한국일보》. 

Kibun은 한국어의 ‘기분’이라는 단어의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에 따른 로마자 표기이며, 일본어의 ‘気分(きぶん)’의 헵번식 표기법에 따른 로마자 표기와 동일하다.

일반적인 의미의 '기분'을 가리키는 표현

氣分. 명사.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기분'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의미로 풀이돼 있다. 1) 대상ㆍ환경 따위에 따라 마음에 절로 생기며 한동안 지속되는, 유쾌함이나 불쾌함 따위의 감정. ≒기의01(氣意). 2)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이나 분위기. 3) (한의학에서)원기의 방면을 혈분(血分)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일상에서는 이 중 1·2번의 의미로 많이 쓰인다. 다만 로마자 표기법에 따르면 모음 앞에 쓰이는 'ㄱ'은 'g'로 쓰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기분'을 'kibun'으로 옮기는 것은 엄밀히는 잘못된 것이다.

한편 일본어에서도 '기분'에 해당하는 단어 '気分'을 'kibun'으로 발음하므로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이쪽도 가리킬 수 있다.

비꼬는 용도로 쓰이는 단어 Kibun

인터넷에서 kibun이란 말은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1]에서 유래된 으로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kibun은 "기분"과는 다른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 주로 '잠재적 우군' 표현이나 '진짜 페미니스트' 같은 미소지니적 표현을 가리킬 때 쓰인다. 혹은 자신의 심정적 추정을 내세워 정당한 표현을 가로막으려 하는 행태를 가리킬 때에도 쓰인다. 2016년 8월 기준 SNS상에서 많이 쓰이는 용법은 이쪽이 대부분이다. 유래는 미국의 코미디 드라마 시리즈인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에 등장하는 '파이퍼'라는 캐릭터가 한 대사이다.

어떤 문화권에선 진실보다 상대방의 품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한국에선 그걸 '기분'을 맞춰준다고 얘기하죠.

해당 대사가 포함된 에피소드가 방영된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2016년 4월 중순부터 트위터 내에서 급속도로 확산됐으며, 5월 중순을 기점으로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출처

  1. Nina Porzucki; Jared Goyette (2015년 6월 17일). 'Orange is the New Black' said we did a story on the Korean word 'kibun,' so now we did”. 《P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