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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R(Trap-Neuter-Return)이란 길고양이를 생포하여 중성화 수술을 시키고 회복시킨 뒤 다시 해당 구역으로 방생하는 것을 뜻한다. 인간과 비인간 동물이 공존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길고양이를 죽이지 않고 길고양이의 개체 수를 조절하고 발정기 고양이의 소음공해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중성화 수술을 마친 고양이는 TNR 대상이 된 고양이라는 표식으로 한쪽 귀 끝 부분을 조금 자른다.[1]
시행 이유와 시행 효과
고양이는 임신 중에도 임신이 가능한 동물이며 한 번에 여러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공동 육아 습성이 있고 허약한 새끼는 버리기 때문에 고양이의 수가 무작정 많아지면 죽어나가는 고양이의 수 역시 많아지며, 발정기 성묘의 울음소리와 새끼 고양이들의 울음소리가 소음공해를 유발한다. 발정이 온 수컷 고양이들이 대소변을 온 동네에 배설하고 다니며 영역표시를 하기도 한다. 이에 사람들이 처음 제안한 방법은 고양이의 소탕, 즉 '포획 후 안락사'였다.
'소탕'의 문제점
그러나 소탕은 비윤리적인 것은 물론이고 효과조차 없다. 영역 동물인 고양이는 새로운 곳을 탐색하며 자신의 구역을 만든다. 이런 고양이의 특성은 고양이의 '소탕'을 불가능하게 하는데, 어느 한 구역에서 몇몇 영역들을 차지하고 있던 고양이들이 사라지면 다른 곳에서 새로운 고양이들이 그만큼 끊임없이 계속 유입되는 '진공 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이다.[2]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2012년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길고양이는 '도시에서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로 개체수 조절을 위해 중성화하여 포획 장소에 방사하는 조치 대상'으로 규정됐다.[2] 즉 소탕이라는 방법의 효과 없음과 비윤리성을 인정하여, 길고양이를 소탕 대상에서 정식으로 제외한 것이다.
다만 진공 효과에 대해서는 반론이 있으며 TNR의 효과에 대한 논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왜 '길고양이'인가
길고양이는 비둘기처럼 '야생동물'이다. 대부분의 길개가 유기견인 것과는 다르다.[주 1] 그렇기에 포획 후 보호소에 보내어 안락사를 기다리게 하는 방식은 길고양이에게 적절치 못하다.
그렇다면 왜 야생동물 중에서도 고양이인가. 고양이는 비둘기 등 도심의 야생조류보다 포획이 쉽고 인간과 맞붙어 산다. 그렇기에 사람들에게 더 많은 피해를 끼치고,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해코지를 당한다.
게다가 유기 후 안락사에 이르는 고양이의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TNR은 안락사 대신 개체 수를 조절하는 더 나은 방안이다. 2016년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유기된 후 주인에게 돌아가거나 분양 혹은 기증되는 개의 비율은 약 60.26%에 달하지만, 고양이의 경우 약 32.57%에 그쳤다. 나머지는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된다. 그렇기 때문에 길고양이는 유기견과 달리 TNR 대상이 된다.[1]
효과
TNR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아직 많다.
- 생식기 질환, 임신·출산으로 인한 건강 악화를 방지하여 고양이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 해당 구역들을 차지한 고양이의 수를 유지하여, 개체 수 조절을 무의미하게 하는 '진공 효과'를 막을 수 있다.
- 발정기 소음공해와 배변공해를 줄일 수 있다.
- 개체 수가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되고 전반적인 고양이들의 건강 수준이 향상되므로 고양이 사체가 줄어든다.
유의점
길고양이는 최소 한달 이상의 관찰을 한 뒤 포획해야 적절한 포획 대상을 고를 수 있고, TNR의 효과도 커진다. 중성화 수술 이후의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
TNR을 시행할 때에는 세심하게 고양이들을 관찰해 온 해당 구역 길고양이 돌봄자들이 고양이 개개의 특성을 파악하여 포획 방법과 순서를 정하는 것이 좋다. 이때 유의할 점들은 다음과 같다. 당신이 어떤 구역 길고양이 돌봄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 눈여겨보는 것이 좋겠다.
- 포획한 곳에 방사한다. (서울시 지침)
- 임신·수유 중이거나 몸무게 2.5kg 이하인 고양이는 대상에서 제외한다. (서울시 지침)
- 중성화 수술을 하면 서열이 밀려나므로, 서열이 높은 고양이의 TNR은 되도록 나중에 시행한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서열에 변화가 생기면 영역다툼이 발생하고 구역 내 질서가 어질러지기 때문이다.[2]
- 출산 경험이 많은 암컷 고양이의 순서는 앞으로 당긴다.
문제점
아직 쥐가 많은 곳은 많기 때문에 길고양이의 수를 줄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부연 설명
- ↑ 물론 고양이도 많은 수가 유기되지만, 길고양이와 유기된 집고양이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출처
- ↑ 1.0 1.1 박혜지 기자 (2016년 9월 24일). “귀 끝이 잘린 고양이를 아세요?”. 《연세춘추》.
- ↑ 2.0 2.1 2.2 2.3 윤형중 기자 (2014년 8월 29일). “40마리 길고양이의 엄마랍니다”.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