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란 페이스북 시대와 맞물려 미국의 2016년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급속도로 퍼진 인터넷 사업의 일종이다. 이후 가짜뉴스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자리잡으려 하는 찰나에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극우에서 의미 희석을 시도하여, 오늘날 가짜 뉴스는 우파 입장에서는 CNN 이나 뉴욕타임즈 같은 리버럴 성향의 주류 언론, 리버럴 입장에서는 폭스뉴스 같은 극우 황색 언론으로 잘못 인식되게 되었고, 원래의 인터넷 사업은 급격히 잊혀졌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도시인의 삶에 깊숙히 자리잡으면서 사회의 파편화와 정치 성향의 과시화가 진행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SNS 망에서 입맛에 안 드는 입장의 사람들은 걸러내고 자신과 생각이 일치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서로의 정치적 입장을 재생산하며 재확인했다. 동시에 이렇게 형성된 에코 챔버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재확인해주는 논조의 기사나 글을 공유하며, 글을 "공유"한다는 행동을 정치적 행위로 인식하고, 그럴듯한 제목의 링크만을 계속 돌리는 패턴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 현상은 인터넷 사용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졌으며, 그래서 "너 사실 이 링크를 열어서 읽어보았더라면 제목에만 낚여서 댓글에 이런거 안 쓸텐데"류의 풍자성 글도 널리 퍼지곤 했다. 인터넷의 독자들이 제목밖에 안본다는 사실을 깨달은 언론 및 인터넷 매체 관계자들은 점 점 더 그럴듯한 글 제목을 뽑아내는데 열중하기 시작했다.
가짜 뉴스는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했다. 언론이나 인터넷 매체가 제목은 최대한 자극적으로 뽑아도 그래도 기사 쓰기를 하기는 했던 반면, 이 현상에서 돈벌이의 기회를 본 이들은 제목을 짓는 일만 하기 시작했다. 클릭율 유도하는 그럴듯한 논란적인 제목에 그럴듯한 사진 섬네일을 조합해 웹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하면 가짜 뉴스의 기반이 마련된다. 그러면 글 내용은 어떻게 하는가? 여러가지 방법이 동원되었다.
- 적당히 덜 유명한 매체의 기사를 가져다가 복붙하기
- 간단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서 전략게임에서 맵 생성하듯이 여러 기사의 글을 가져와 이리저리 짜깁기 한 글을 내놓기
- 의미없는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글을 생성하기
클릭을 유도해 광고 수익을 얻는 것만이 목적이기 때문에, 항의를 받거나 해도 무시하고, 사이트가 원천폐쇄되면 다시 서버를 열어 자동화된 기사 공장을 돌리면 그만이다. 대부분의 경우 글을 잘 읽어보지도 않기 때문에 항의 같은 것도 안 들어왔다. 그리고 오로지 사이트에 글을 많이 올리고 페이스북에 많이 공유되도록 봇을 동원했다. 어쩌면 링크 농장의 진화된 모습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을 운영한 이 중 가장 알려진 이들은 북부 마케도냐의 두 십대 청소년이다. 이들은 각자 가짜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더 큰 돈을 벌어 마을에서 하루종일 기사 제목만 만들어내는 300명을 고용하고 6개월 동안 미화 6만 달러를 벌었다.[1]
한편 미국 대통령 선거 개입을 원하던 러시아의 정보 기관도 이 현상에 개입하여 트럼프를 미는 가짜뉴스를 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짜 사이트들에 합세하여 기존의 극우 사이트들까지 온갖 난동을 부리면서 2016년 대선 기간 동안 수백만 미국인들은 교황이 트럼프 지지를 천명했다느니, 힐러리 클린턴이 워싱턴 DC에 피자집으로 위장한 아동 성학대 업소를 운영한다느니(피자게이트) 류의 온갖 헛소문과 악성 루머에 접하게 되고, 분노에 가득차 링크만을 돌리던 네티즌들은 기사 제목만 대충 보고 그게 사실이라고 단정했다.
선거 직후 이 현상에 주목하고 분석하기 시작한 언론계는 이들 사이트들을 "가짜 뉴스 사이트"라 이름붙였다. 가짜 뉴스는 트럼프 당선에 상당 부분 기여한 점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이들 사이트들을 아무런 문제 의식 없이 유통되도록 내버려두었던 페이스북측은 유권자들의 분노에 찬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때 미국의 언론과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던 트럼프 인수위원회는 이 표현을 낚아채서 언론을 비난하는데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래, 지난 선거에서 가짜 뉴스가 문제였어. 바로 너희 CNN 같은 가짜 뉴스 말이지!" 이런 식으로. 트럼프 지지자들은 즉시 호응하여 여론을 몰아가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트럼프 반대파들도 여기에 휩쓸려 그저 친트럼프 언론인 폭스 뉴스를 "가짜 뉴스"로 비판하기 시작하면서, 사태는 진흙탕으로 변하고 정치에 관심없는 일반인에게는 그저 공화당과 민주당이 싸우는 사안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트럼프 측이 의도적으로 가짜 뉴스 사이트가 공론화 되지 않도록 했던 것일까?
그리하여 오늘날 가짜 뉴스는 아래와 같은 엉뚱한 의미로 자리잡아 버렸다:
같이 보기
출처
- ↑ “Fake News: How a Partying Macedonian Teen Earns Thousands Publishing Lies,”. 《NBC》. 2016년 12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