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범죄

최근 편집: 2019년 2월 13일 (수) 22:33

경찰청 범죄통계 사이트는 성별, 연령별, 범죄유형별 가해자 및 피해자 통계를 제공하고 있다.[1] 다음은 해당 데이터 중 성별 미상 및 불상인 경우를 제외하고 분석한 결과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범죄 피해를 겪는다는 주장

여성들이 겪는 범죄 피해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면 일부 남성들은 범죄 피해자 중 남성이 여성보다 많다고 말하며 범죄 피해에 대한 여성들의 걱정이 과장되었다고 주장하곤 한다.

2012년~2016년 사이 범죄 피해자수

경찰청 범죄통계 사이트는 2012년에서 2016년에 걸친 총 5년 간의 성별, 연령대별, 범죄 유형별 범죄 피해자수 통계를 제공한다. 이 데이터에서 성별이 '미상' 및 '불상'인 데이터를 제외하고 피해자 수를 집계해보면 남성 1,856,163명, 여성 1,079,321명으로 실제로 여성에 비해 남성 피해자가 60% 정도 더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데이터만 보면 여성들의 걱정이 과장되었다는 주장이 마치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피해자의 수만 따져서는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피해자 수와 함께 범죄자수도 구해보면 사뭇 다른 양상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2012년~2016년 사이 범죄 가해자수와 피해자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남성 비율이 높다.

남성인 가해자는 3,033,015명, 여성인 가해자는 654,856명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네 배 가까이 많은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남성이 범죄 피해를 더 많이 겪는다는 말 자체는 사실이지만 남성들이 겪는 피해에 대한 가해자 또한 상당수가 남성이라는 점을 함께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현상을 온전히 드러냈다고 말하기 어렵다.

사실 수치로 된 데이터는 객관성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오해이다. 데이터 수집 과정, 데이터를 가공하는 과정,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 시각적으로 제시하는 과정 등 모든 과정에서 작업자의 주관적 선택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현실을 드러낸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동일한 데이터라도 어떻게 집계하여 어떤 형태로 제시하느냐에 따라 어떠한 현실을 드러내는가 달라진다.

실상은?

사실 여성이 더 두렵나, 남성이 더 두렵나는 피해자가 될 확률을 계산해야 된다. 특히 서로의 반대 성별에게 피해를 당할 확률을 계산해야 이는 유의미하다. 위의 경찰청 자료를 이용해서 남성이 여성에게 범죄를 행할 확률, 여성이 남성에게 범죄를 행할 확률을 각각 비교하면 이를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남성 -> 여성 = (가해자 중 남성의 비율) * (피해자 중 여성의 비율) = (3033315/3687871) * (1079321/2935484) = 0.3024

여성 -> 남성 = (가해자 중 여성의 비율) * (피해자 중 남성의 비율) = (654856/3687871) * (1856163/2935484) = 0.1123

여성이 남성보다 반대 성별(여성은 남성, 남성은 여성)에게 범죄 피해를 당할 확률이 2.8배나 높다는 결론이 나온다.

강력 범죄 유행에서의 성별 차이

2012년~2016년 사이 강력범죄 유형별 가해자수와 피해자수. 가해자의 대부분은 남성,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이다.

범죄 중에서도 특히 강간, 강제추행, 유사강간, 살인, 살인미수 등은 강력 범죄로 분류된다. 전체 범죄 유형에 대한 통계가 아닌 강력 범죄에 대한 통계만 살펴보면 여성들이 겪는 범죄 피해의 심각성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강력 범죄 가해자만 살펴보면 남성이 122,404명, 여성이 4,693명으로 무려 25배가 넘는 성차를 보인다. 강력 범죄 가해자의 96.3%는 남성인 것이다.

강력 범죄 피해자를 살펴보면 남성이 16,992명, 여성이 109,790명으로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다. 여성 피해자가 남성 피해자에 비해 6.5배나 많다. 비율로 따지면 강력 범죄 피해자의 86.6%는 여성이다.

짧게 정리하자면, 강력 범죄 가해자 100명 중 96명은 남성이고 강력 범죄 피해자 100명 중 86명은 여성이다.

관련 질문 : 강력범죄에서 여성 피해자가 많은 건 성폭력 때문 아닌가요?

참고로 일부 사람들이 여기에 의문을 표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강남역 사건 때 저 통계가 나왔을 때 어떤 사람이 "저기엔 강간등 여성 피해자가 극도로 많은 범죄가 합산되었으니, 당연히 여성 피해자가 많은 거 아니냐." 이런 주장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실제로 위의 강력범죄 조사에서 성범죄를 제외한 나머지 강력범죄(방화+살인+살인미수+강도)에선

남성 가해자 21102명,여성 가해자 2815명 총 가해자 : 23917명

남성 피해자 11622명,여성 피해자 9138명 총 가해자 : 20760명

으로 피해자만 따지면 55.3%는 남성, 44.7%이 여성으로 여성 피해자 비율이 남성 피해자 비율보다 적어졌기에 어느정도 보면 사실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도 가해자의 88.3%가 남성이다. 즉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는 남성이 남성에게 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위의 일반 범죄처럼 성별간의 범죄 피해 비율을 계산하면

남성 -> 여성 : (21102/23917) * (9138/20760) = 0.3884

여성 -> 남성 : (2815/23917) * (11622/20760) = 0.0659

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반대 성별에게 범죄 피해를 당할 가능성이 5.9배 정도 더 높다. 즉 성범죄를 제외시킨다고 해도 여성이 남성보다 반대성별에게 5.9배 정도 더 잘 겪는다, 즉 저 위의 극단적인 차이만 아닐 뿐이지 결과는 여전한 것이다.

출처

  1. 범죄통계, 2012~2016년, 성별/연령별/범죄유형별 가해자 및 피해자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