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1964년)

1964~1965년 당시 사건 관련 보도.

사건 개요

1964년 5월 6일 저녁, 당시 노아무개씨(21살·남성)는 길에서 마주친 최씨(18살)를 쓰러뜨리고 성폭행을 시도했다. 노씨는 최씨의 입 안에 혀를 집어넣었으나 최씨가 이를 깨물어 1.5cm가 잘렸다.

타임라인

• 사건 이후 노씨는 흉기를 들고 친구 등 10여명을 데리고 최씨의 집에 찾아와 행패를 부렸다.
• 최씨는 구속되었고 재판 과정에서 6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 경찰은 검찰에 사건을 넘길 때 노씨에게 특수주거침입과 특수협박, 강간미수 혐의를 적용하자는 의견을 냈지만, 검사는 강간미수 혐의를 빼고 기소했다.
• 두달 동안 이어진 조사에서 검사는 때마다 "(노씨와) 결혼하면 간단하지 않느냐"와 같은 말을 했다. 검사는 주먹질하는 시늉을 하고 욕을 하면서 '니가 고의로 그랬지?' '계획적으로 했지?' 이런 말을 계속했다.
• 검찰은 노씨에게 징역 8년을 구행했고, 최씨에게 단기 1년에서 장기 3년을 구형했다.

• 부산지법 형사부(재판장 이근성)은 최씨에게 "피고와 결혼해서 살 생각은 없는가" 등을 묻었다.
• 1965년 1월 재판부는 "최씨의 행위는 방위의 정도를 지나친 것"이라며 최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반면 노씨의 성폭력은 인정하지 않았다.
• 영구 장애를 입었다던 남성은 병역 심사에서 1급 판정을 받았으며, 사건 이후에도 최말자의 집에 찾아가 흉기를 들고 행패를 부리거나 결혼하지 않을 거면 돈을 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 1995년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법원사에 강제 키스 혀 절단 사건으로 소개
• 2018년 12월 최말자씨는 뉴스를 통해 사회 곳곳에서 쏟아지는 MeToo 고발을 접했고 부산여성의전화와 상담을 진행했다.
• 2020년 5월 6일 법무법인 지향의 김수정·이상희 변호사 등 최씨의 법률지원단이 부산지방법원에 재심을 청구 및 부산여성의전화 등 353개 여성·시민단체가 재심 개시 촉구 기자회견. 이것이 '56년만의 미투'로 주목받았다. 최말자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최종학력이었으나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에 60대 중반부터 중고등학교를 거쳐 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육학과에 입학했다. 이때 남녀 상관 없이 평등하다는 것과 성폭력 피해를 당했으면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 2021년 2월 17일 부산고등법원에 항고.
• 2021년 9월 6일 부산고등법원이 재심 요청을 기각했다. 한국여성의전화와 최씨, 변호인단은 재항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24년 12월 18일,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씨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20년 이후 각계 반응

• 변호를 맡은 김수정 변호사는 "법학도로서 교과에서 보던 사건의 피해자가 제 앞으로 걸어 나왔을 때 온몸에 인 전율을 잊지 못한다"며 "최근 법원 판결에서 언급되는 성인지 감수성은 변화된 시대 감수성이 아니라 보편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자는 성폭력 피해자로 사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가해자 범죄 유발 책임도 받았다.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평범한 삶이 완전히 뒤바뀌고 힘들게 살아왔다"고 재심 인정을 촉구했다.
• 김지은입니다의 김지은이 응원의 편지를 보냈다.
• 2022년 6월 11일 '최말자의 시선: 1964, 1983, 2022'라는 이름으로 한국여성의 전화와 함께 토크쇼를 개최했다. 2023년 5월 2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최말자를 비롯한 시민들의 릴레이 1인 시위가 진행되었다. 이 시위에는 최말자를 비롯한 42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최말자는 이후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31일 재심을 촉구하는 마지막 1인 시위를 진행했다. 2023년 서울 마포구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 열린 제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에서 '올해의 보이스'를 수상했다.

유사한 사건 판례

1988년 대구 성폭력 가해자 혀 절단 사건, 변월수 사건

• 1988년 2월 새벽에 귀가하던 변씨에게 성폭행을 목적으로 가해자 남성 2명이 접근, 가해자가 강제 키스를 시도하자 변씨는 엉겁결에 혀를 깨물어 남성의 혀 일부가 절단됐다.

• 혀가 잘린 가해자 남성이 변씨를 상대로 고소, 배상금을 요구했다.

• 구속된 변씨는 성폭행 혐의로 가해자 남성들을 고소했다.

• 1988년 9월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은 1심에서 정당방위가 아니라 과잉방어라 판시하고, 변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의 유죄를, 강제추행 치사혐의로 구속된 가해 남성 2명은 각각 2년 6개월과 3년형을 선고했다.

• 여성계가 이 판결에 분노하며 강력한 비판, 긴급시민 토론회를 여는등 활동을 펼쳤고, 여성계의 도움을 얻어 변씨는 항소를 했다.

• 1989년 1월 2심에서 무죄판결이 나왔다.

• 검찰은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변씨의 정당방위를 인정, 상고를 기각했다. 그해 8월 대법원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법사상 매우 유의미한 판결로 기록된 재판이었다.

2012년 의정부 성폭력 가해자 혀 절단 사건

• 2012년 6월 택시기사가 여성에게 강제 키스를 하며 성폭행을 시도했고, 여성이 그의 혀를 깨물어 일부분이 절단됐다.

• 여성은 택시 운전기사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를 입혀 입건됐다.

• 2012년 10월 의정부지법 형사4부(재판장 정지영)는 검찰시민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정당방위로 판단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2017년 인천 강제추행 성폭력 가해자 혀 절단 사건

• 2016년 2월 함께 술을 마시던 남성이 강제로 키스를 하자 여성은 혀 일부분에 상해를 입혀 중상해 혐의로 기소됐다.

• 인천지법 형사 12부(이영광 부장판사)는 정당방위로 인정하지 않고,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전원이 유죄 평결을 내리자 재판부도 이에 따라 여성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 이 판결에 대해 여성계는 “남성의 강간미수에 대한 정당방위가 유죄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