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노트북

최근 편집: 2023년 6월 16일 (금) 13:04
게이밍 노트북 제품군 중 하나인 델 에일리언웨어

노트북 컴퓨터의 종류 중 하나로 휴대가 가능한 게임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분류다.

특징

게임의 구동 퍼포먼스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각오를 하는 제품군. 이동성에 중점을 둔 제품을 제외하면 사실상 데스크노트의 하위 범주에 속한다.

게임 외에 다른 것들을 어디까지 포기하느냐에 따라 제공받을 수 있는 성능과 감수해야하는 부분이 늘어난다. 이는 게이밍 노트북의 목표인 성능이 노트북 컴퓨터의 휴대성과는 정 반대에 있기 때문이다.

성능의 대가로 크고, 무겁고, 비싸고, 발열도 높다. 발열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노트북을 열었을 때 찬란한 쿨링 시스템의 위용을 감상할 수 있다는 의미이자 그걸 위해 엄청난 돈을 당신이 지불했다는 의미다. 휴대성을 위해 그래픽 카드를 별도 도킹 스테이션에 장착하여 도킹 스테이션에 결합하면 게이밍 노트북이 되고 분리하면 평범한 노트북이 되는 것도 있다.

장점

게임용 노트북은 우수한 CPU/GPU를 사용하므로 제공받을 수 있는 성능도 급이 다르다. 단순히 게이밍이 아니더라도 연산 속도가 필요한 작업에 있어 게이밍 노트북이 제공하는 성능 수준은 그야말로 행복하다. 어지간한 노트북의 게임 성능은 '그 따위'로 만들 수 있고, 고성능이 필요한 대부분의 작업에서 우위를 점한다. 추구를 하다못해 데스크탑용 CPU가 달려서 나오는 제품까지 존재한다.

단순히 '게임 잘 돌아가요'라고 장점을 일축하기에는 써먹을 데가 생각보다 많다. 고성능은 필요하지만 데스크탑 컴퓨터를 가지고 다닐 수 없을 경우 게이밍 노트북은 의외로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셈. 다만 이 분야는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으로 분류되는 노트북 컴퓨터가 커버하고 있으므로 무엇을 선택할지는 잘 고려해야 한다. 게다가 게이밍 노트북은 너무 사양만 추구하다보니 과하게 무거운 경우도 많다.

데스크탑을 들고 다닌다니 뭔 헛소리냐 싶겠지만, 프로들 중에서는 맥프로를 작업용으로 들고다니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다. 오죽하면 확장성 저하 등의 문제로 엄청나게 씹힌 신형 맥프로를 보고는 '작아서 가지고 다니기 편하겠다!'라며 환호한 사람들이 있을 정도 였다나.

곁다리로는 묘하게 간지가 난다. 보통 게이밍 노트북이 상당히 비싼 제품이라서 그런지 디자인에 공을 들인다거나 비싼 스피커를 단다거나 하는 경우가 꽤 있다. 커스텀이 가능한 LED를 본체 외관과 키보드에 박는 등 그야말로 간지폭풍의 끝을 찍는 경우도 있을 정도. 델의 에일리언 웨어 같은 걸 보면 웬만한 노트북을 오징어로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화려함을 자랑한다.

선 정리가 비교적 편하다. 데스크탑은 인터넷선 연결, 파워 서플라이 연결 등이 필요하지만 게이밍 노트북은 노트북이기 때문에 배터리와 마우스 정도만 연결하면 끝이다. 무거운 게이밍 노트북이라도 데스크탑에 비해 부피가 작고 연결할 선은 적기 때문에 차량이 있으면 이동하기 비교적 편하다.

단점

특징 부분에서 언급된 '크고, 무겁고, 비싸고, 발열도 높다'에서 대부분의 문제가 드러난다.

크고 무겁기 때문에 들고 다니기가 힘들다. 물론 경량화된 제품도 있지만 그만큼 사양이 낮거나 비싸다. 성능을 추구하자니 더 크고 무거워지고 이는 가지고 다니기 힘들어진다는 걸 의미한다. 만약 무겁다고 휴대를 포기한다면... 더 좋은 성능의 데스크탑을 살 기회를 소싯적에 놓친 게 된다. 어지간한 경우 같은 돈으로 노트북과 데스크탑을 사면 데스크탑이 몇 배 우위를 점하는 게 일반적이다.

발열문제 역시 골 때리는데 이걸 최소화한다고 쿨링에 신경 쓰면 또 크고 무거워진다. 게다가 발열에 신경쓴다는 건 내부의 열을 밖으로 뽑아낸다는 의미이므로 노트북은 미지근해도 어느 한 방향으로는 어지간한 난방기가 부럽지 않은 수준의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는 게 보통이다. 게다가 높은 온도가 부품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신경 써서 만들었다면 다행이지만 그게 아니라면 수명 저하를 각오해야 할 수도 있는 부분. 최악의 경우 스로틀링이 발생하는 바람에 게이밍 노트북을 게임하려고 쓰는데 쿨러를 덤으로 사기도 한다. 결국 이건 살 때 잘 찾아보고 사는 수밖에 없긴 하다.

보통 같은 돈으로 구매 가능한 데스크탑보다 성능이 떨어진다. 쉽게 생각해보면 되는데 같은 기술로 제품을 만드는데 '전력 덜 먹고 발열 덜 나면서 성능은 같은' 걸 만들 수는 없다. 노트북용 부품들은 동시대의 데스크탑에 사용되는 것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고, 이 편차는 최대 한세대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게이밍 노트북에 투자할 비용으로 차라리 적당한 데스크탑을 갖추고, 저가 울트라북이나 넷북 혹은 윈도우 태블릿 컴퓨터를 사는 게 더 나은 게이밍 환경을 제공받는 방법이 될 수 있을 정도다. 다만 이 부분은 시기마다 이야기가 전부 달라지니 사기전에 벤치마크 자료를 찾아보자.

배터리로 사용할 경우의 사용시간도 영 떨어진다.

다른 태생적인 문제로는 노트북이다 보니 업그레이드의 제한이 크다. 신경 써서 만든 제품들은 CPU와 그래픽 카드의 교체가 가능하게 해둔 경우도 있지만 구매 전에 미리 알아봐야하고, 교체가능한 부품의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데스크탑과는 달리 뭘 신경 써서 부품을 구매해야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적은건 덤. 교체용 부품의 가격을 보다보면 농담 좀 보태서 노트북은 일회용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맞지 뭘

가장 큰 문제는 들고 다니면서 게임하기가 힘들다. 평탄한 책상 위에 노트북을 올리고 마우스를 둘 자리를 확보해야 즐거운 게이밍을 즐길 수 있는데, 이런 장소를 돌아다니면서 몇 곳이나 확보할 수 있을까. 주머니 속의 스마트폰은 어디서나 꺼내서 즐길 수 있지만 게이밍 노트북은 그렇지 않다. 혹여라도 돌아다니면서 게임이 가능하다는 엄한 환상속에서 이 제품군을 사려고 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아차 하다가는 정말 순수한 의미의 등골 브레이커를 만나볼 수 있다.

위와 같은 문제점들 때문에 노트북을 아는 사람들의 경우 주변 사람들이 게이밍 노트북을 산다고 하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남이 사는 게 괜히 속상해서 태클 거는 게 아니라 함부로 구매할 경우 위와 같은 문제 때문에 뒤늦게 후회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는 '노트북에서 게임을 기대하지 않는 게 낫다. 게임은 데스크탑으로'라는 의견을 내기도 하는데, 이는 위의 문제와 노트북 특유의 '같은 비용으로 살 수 있는 데스크탑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를 함께 고려해서 나오는 의견이다.

기타

게이머의 로망처럼 여겨지지만 감수할 게 너무 많다. 감수 할게 많아서 로망이기에는... 구매한 이후에 무게 문제로 고통스러워 하다가 종국에는 수백짜리 노트북이 집에서만 있는 광경을 보는 건 속이 많이 쓰리다. 사더라도 무게에 대한 고민은 반드시 해보자.

노트북에 대한 운용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휴대용 게이밍 플랫폼'이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가격이야 그렇다쳐도 성능을 얻는 대가로 휴대성을 너무 많이 손실한다. 노트북을 오래 사용해본 사람들 중에서 '노트북은 역시 가벼운 게 최고입니다!'라고 주장하면서 귀찮더라도 고사양 데스크탑-가벼운 노트북을 동시에 운영하고, 이걸 외장 하드나 클라우드 스토리지로 자료를 공유해 가며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반면 내가 그 정도의 고사양을 노트북으로 구축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내가 유학을 가거나 원룸 생활을 해야 한다면 데스크탑을 쓰기는 힘든데, 이 경우에는 게이밍 노트북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자신이 커버 가능한 무게와 부피를 고려하면서 적당한 제품을 고르자. 원룸에 모셔두고 쓸 거라면 모를까 강의실마다 들고 다니면서 돌아다닐거라면 크고 무거운 놈은 이래저래 고달프다.

요약하자면 환상에 빠져서 샀다가는 헬게이트를 손수 여는 게 되지만, 잘 고민해서 산다면 개념기가 되는 노트북 제품군이다. 게이밍 노트북이라는 제품군의 명칭과는 달리 단순히 게임에 대한 애정만으로 사서 달려들기에는 위험성이 꽤 큰편. 단점을 감수할 수 있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적당한 성능의 노트북에서 옵션 타협으로 게임을 하거나, 게임을 포기하거나, 휴대용 게임기라도 들고 다니자. 어차피 무슨 노트북을 써도 돌아다니면서 신나게 롤을 하거나 하긴 힘드니 쿨하게 포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실 노트북으로 게임을 신나게 하겠다는 생각만 버려도 지갑과 노트북을 가지고 다녀야하는 몸의 부담이 확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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