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지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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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12월,지하련은 단편 결별로 문단에 등단한다.

내용[1]

주인공 형예가 얼마 전 결혼한 친구 정희의 집에 다녀오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이다. 형예는 밖에서는 인망 높은 인간이지만 실상 형예의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 지쳐간다. 그러던 중 찾아간 정희의 집에서, 형예는 이상적으로 보이는 정희 부부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현재를 떠올리며 쓸쓸함을 느낀다. 이는 집에 돌아온 이후 남편과의 대화에서 더 증폭되는데, 형예는 이를 통해 자신의 외로움과 고독에 직면하게 된다.

<결별>은 결혼생활의 부조리함과 마주한 여성의 심리를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다. 형예의 남편은 별 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낸다며 형예를 나무라는 인물이다. 여기서 형예와 남편은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종속된 불평등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남편은 형예의 불안과 분노를 외면하며, 형예를 '예민하고 쉽게 화를 내는 사람'으로 몰아가면서도 '내 암말도 않으리다' 등의 말로 관대하고 인망 높은 '훌륭한 남편'의 위치를 점유할 수 있다. 가장 친밀한 관계로 여겨지는 부부 관계 속에서, 형예는 오히려 고립되어가는 자신을 느끼며 철저히 혼자인 스스로를 깨닫는다.

한편 <결별>에서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면 여성의 우정을 대하는 방식일 것이다. 상당한 문학 작품은 여성의 우정을 시기와 질투라는 단편적인 방식으로 그려왔다. 아예 작중 여성 인물들 간의 접점이 생기지 않거나, 관계를 형성할 만큼의 여성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결별>에서 그리는 형예와 정희의 우정은 이와 다르다. 형예와 정희는 학교를 다닐 때부터 함께 미래를 그려갈 정도로 돈독한 우정을 나누었던 사이다. 형예는 자신에 비해 현명하게 결혼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으로 보이는 정희에게 자격지심을 느끼고 정희 부부 사이에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이를 이용해 정희를 시기하지 않으며, 정희는 항상 자신의 다정한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하련은 이처럼 관계에서의 복합적 심리를 세심하게 그려내며 여성의 우정을 평면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작업을 수행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뒤에 다룰 작품인 <가을>과 <산길>에서도 이어진다.

  1. 고려대학교 여성주의 교지, 오십 번째 석순.142-1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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