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가요(高麗歌謠)는 한반도의 고려 시대에 평민층들이 주로 불렀던 노래다.
발생 배경
특징
고려가요의 특징은 크게 3음보, 분연체, 후렴구 세 가지로 나뉜다.
3음보
3음보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배우기 전에, 음보에 대해서 배울 필요가 있다.
음보란, 시를 읽을 때 전체적인 리듬을 형성하는 요소로, 호흡 단위로 느껴지는 운율의 단위다. 하지만 이런 난감한 설명 대신, 우리가 천천히 걸어가면서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말의 단위라고 이해하는 게 편하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이 시를 천천히 걸어가면서 읽어보겠다. 어떻게 끊어 읽어야 가장 자연스럽다고 느껴질까?
보통 사람들과 전문가들은
강나루 / 건너서 / 밀밭길을 구름에 / 달 가듯이 / 가는 나그네
위와 같이 한 행을 3부분으로 끊어서 읽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3음보라는 것이다. 즉, 정리하자면 어떤 시의 한 행 또는 한 문장을 자연스럽게 끊어 읽을 수 있는 단위를 음보라고 하며, 그 시의 행(또는 문장)을 3부분으로 나누어서 읽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면, 그 시를 3음보 시라고 한다.
분연체
분연체의 의미는 간단하다. 연(절)으로 나누어진 노래를 '분연체(분절체)'라고 한다.
다음 예시를 보자.
가시리 가시리잇고 나는
버리고 가시리잇고 나는
위 증즐가 대평성대(大平成代)
날러는 어찌 살라 하고버리고 가시리잇고 나는
위 증즐가 대평성대(大平成代)
잡사와 두어리마는선하면 아니 올세라
위 증즐가 대평성대(大平成代)
설온 님 보내옵나니 나는가시는 듯 돌아오소서 나는
위 증즐가 대평성대(大平成代)
- 번역본
가시렵니까? 가시렵니까?
저를 버리고 가시렵니까?
저는 어찌 살아가라고저를 버리고 가시렵니까?
붙잡아 두고 싶지만다시는 오지는 않을까 두려워
서러운 임 보내 드리니
가시는 즉시 돌아오소서
이 글은 『가시리』라는 고려가요다.
가시리의 원문과 번역본을 잘 보면, "위 증즐가 대평성대(大平成代)"라는 후렴구를 경계로 내용이 나누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가시리는 분연체라고 말할 수 있다.
후렴구
후렴구라는 것은 위에 나온 『가시리』에서 볼 수 있듯이 "위 증즐가 대평성대(大平成代)"같이 음악적 흥취를 고조하는 역할을 하는 문장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흥을 돋우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무엇인가 이상한 것을 찾을 수 있다. 『가시리』의 내용을 보면 화자가 사랑하는 사랑과 이별을 하여 슬퍼하는 내용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위 증즐가 대평성대(大平成代)"에서는 아무런 슬픔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대평성대는 살기 좋을 때 쓰는 말이다.
사실 여기에는 기막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후렴구에서 찾을 수 있는 고려 가요의 기막힌 비하인드 스토리
사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기 전까지 고려가요는 구전되어 왔다. 하지만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나서 집현전의 학자들은 고려가요를 문자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막 옮겨 쓰다보니 집현전 학자들은 이런 생각을 했다. "아…… 이거 그냥 옮기자니 너무 내용이 재미가 없는데… 뭐 특별한 방법이 없을까?" "아! 각 연의 마지막 부분에 전하를 칭송하는 문장을 넣으면 더 좋아 질 것 같은데?" 이리 하여 집현전의 학자들은 글의 내용과 상관없이 무조건 임금을 칭송하는 후렴구를 마구마구 박아 넣기 시작했고, 오늘날의 이상한 고려가요들이 탄생했다.
또한, 쌍화점의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처럼 아무 의미도 없는 후렴구 같은 경우는,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다. 즉, 왕 칭송 후렴구가 아니면 원래부터 있었던 후렴구다.
주제
고려가요의 주요 내용들은… 주로 남녀간의 사랑이나 사랑 고백, 이별이 아쉬움 같이 평민의 삶의 정서를 숨김없이 표현했다. 하지만 위와 같이 조선 시대 유학자들에 의해 대부분의 고려가요가 삭제되었고, 유교 사상에 별로 위배되지 않은 고려가요만 남아 지금 까지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