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중립 화장실(性中立化粧室)이란 성별 구분이나 장애 유무에 관계 없이 이용 가능한 화장실, 특히 공중화장실을 뜻한다. 영어로 'All Gender Restroom' 또는 'Gender Neutral Restroom'이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ll Gender(올 젠더)'의 범주에 남성과 여성만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1]
다른 이름으로는 모두의 화장실이 있다. 줄여서 '모장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개요
현대의 화장실은 대표적인 성별이분법적인 공간이다. 성중립 화장실은 성소수자가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되어 있는 기존의 화장실을 이용할 때 겪는 불편과 폭력을 극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실제로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41.1%가 차별에 대한 두려움으로 화장실 이용을 포기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날 트랜스젠더로서 공중화장실과 탈의실은 제가 질문을 받거나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장소입니다. 저는 문 뒤에서 언어 폭력을 당한 적도 있습니다. 바지를 반쯤 올린 상태에서 경비원에게 끌려나온 적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쳐다보거나 소리지르거나 수군거린 적도 있습니다. 한번은 한 할머니가 핸드백으로 얼굴을 때린 적도 있습니다. 그날 집에 시퍼렇게 멍든 눈으로 돌아온걸 봐서는 핸드백에 적어도 70달러 어치의 거스름돈과 커다란 사탕 한 통이 들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 중 일부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아요. 대부분 맞는 생각입니다. 저는 요즘 대부분 남자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기에 그냥 사용합니다. 그렇지만 그걸로 제 탈의실 딜레마가 해결되진 않잖아요? 그리고 저는 남자가 아니니까 남자 화장실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요. 저는 트랜스젠더예요.[2]
2013년 미국의 조사에서는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21.5%가 화장실 문제로 공공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답하기도 했다.[3] 뿐만 아니라 아이나 장애인과 동반하는 보호자가 서로 성별이 다를 경우에도 기존의 화장실보다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구조
대체로 하나하나 격리된 변기 칸과 출입구 근처 동선에 세면대가 공용으로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회전율을 위해 소변기 칸을 동선을 꺾어서 따로 빼놓기도 한다. 소변기 칸과 좌변기 구역을 나누어 Y자로 분리하고 합류 지점에 세면대를 설치하는 경우도 흔하다.
국가별 사례
대한민국
-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공유동 건물
- 서울 은평구 카페 트랜스
- 서울 마포구 망원역 무지개의원
- 서울 마포구 색다른 한잔
- 서울 마포구 퀴어 페미니스트 책방 꼴
-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 성공회대 성중립 화장실(2022 설치)
- '인권재단 사람', '한국다양성연구소', '사람마음' 등 몇몇 시민단체에 설치되어 있다.
-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
청와대 국민 청원
- 성중립 화장실 설치 의무화를 청원합니다.: 2018.01.02~2018.02.01, 종료
- 남자화장실 일부를 성중립화장실으로 만들어주세요.: 2018.06.06~2018.07.06, 종료
- 성중립화장실(남녀공용화장실)을 만들어주십시오.: 2019.03.01~2019.03.31, 종료
- 성중립 화장실을 만들어 주세요.: 2019.12.09~2020.01.08, 종료
일본
대만
- 타이베이101[5]
미국
- 백악관[6]
- 로스앤젤레스 산티교육센터(Satee Eduaction Coplex)[7]
- 샌프란시스코 미랄로마 초등학교[8]
- 맨해튼 라과디아 예술고등학교[9]
- 캘리포니아주 성중립 화장실 의무화[10]
스웨덴
스웨덴의 ‘성중립 화장실’은 ‘성소수자’를 중심으로, 달리 말하면 ‘성의 구별을 없애는 것’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는데, 트랜스젠더 사회 활동가들이 지속적으로 공중 화장실에 성중립 화장실을 늘려달라며 스티커를 붙이는 등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성소수자'만 사용하는 화장실이 아닌 좀 더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회 구성원들을 수용하기 위한, '모두를 위한 화장실'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일인용 공간 치고 넓은 내부 공간을 보면 그렇다.[11] 스웨덴의 공중화장실은 성별 구분 없이 각각의 칸이 독립적인 '방'이다. 이 때문에 시스젠더가 이용하기에도 편리하다. 특히 남성들은, 자신의 성기를 다른 이에게 보일 필요가 없다.
- 웁살라 대학교
- 말뫼, 룬드, 달비, 스톡홀름의 대부분 상가, 공항
덴마크
오해
- 성범죄 증가 우려
- 성중립 화장실을 설치한 곳에서 성범죄가 증가했다는 통계는 없다.
- 불법촬영 위험
- 성중립 화장실 뿐 아니라 모든 화장실이 불법촬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문제는 불법촬영을 하고, 영상을 유출하고, 공유하는 범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참고로 범인의 입장에서 보면 성중립 화장실은 여자 화장실보다 범행하기에 오히려 위험한 장소일 것이다. 발각될 경우 자신을 문책해 올 집단에 일반인 남성이 추가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여성만 부담하던 위험을 남성이 분담하여 위험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낮아질 것을 기대할 수 있다.
- 성소수자의 아웃팅 위험
- 성중립 화장실인 거지 '성소수자 전용' 화장실이 아니다. 장애인들도 이용할 수 있고, 유아보호시트나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하면 아이와 함께 외출한 보호자도 이용할 수 있다.
- 남/녀 화장실을 없애고 만드는것 아닌가?
- 아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젠더 이분법적인 남/녀 화장실은 내버려두고 따로 만드는 개념. 있던 화장실을 없애고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또한 성중립 화장실이 생기면 무엇보다 여성의 대기 시간이 훨씬 줄어든다. 2009년 영국 연구에 따르면 같은 수의 화장실이 있어도 남자의 대기 시간은 40초인 반면 여자는 2분20초에 달했다. 성중립 화장실에선 여남 공히 1분이다.[12]
관련 자료
언론
- 성공회대 ‘성중립화장실’ 추진 찬반논란[1]
- 스웨덴 화장실에는 남녀 구분이 없다 [2]
- 성평등 으뜸 대학은 숙명여대…서울 43개대 성중립화장실 ‘0’ [3]
- 놀랍게도 '갈 수 없는 화장실' 문제가 발생했다: [모두를 위한 화장실과 일터의 평등 ①] 모두를 위한 화장실, 일터부터 설치하자 [4]
- "화장실 못 가는 처지 말했을 뿐인데 댓글에...": [모두를 위한 화장실과 일터의 평등②] 이동 노동자가 마음 편히 화장실에 갈 수 있도록 [5]
- 저는 남자화장실 가야 하나요, 여자화장실 가야 하나요: [모두를 위한 화장실과 일터의 평등③] 평등한 노동안전보건 위한 요구 '성중립화장실'[6]
출처
- ↑ 백희림 (2017년 9월 28일). “몰카 걱정 성중립화장실? 오해를 풀어드립니다”. 《오마이뉴스》.
- ↑ Ivan Coyote. “Why we need gender-neutral bathrooms”. 《Www.ted.com》. 2019년 12월 20일에 확인함.
- ↑ 박한희(공인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2019년 6월 10일). “성중립 화장실, 화장실의 권리”. 《ize》. 2019년 12월 14일에 확인함.
- ↑ 이대웅 (2017년 3월 4일). “日 도쿄, 2020년 올림픽 앞두고 ‘남녀공용 화장실’ 설치하기로”. 《크리스천투데이》.
- ↑ 위은지 (2018년 9월 17일). “性소수자 배려 나선 대만… 도시 곳곳 성중립 화장실”. 《동아일보》. 2023년 9월 13일에 확인함.
- ↑ “오바마, 백악관에 '성 중립 화장실' 만든 이유는?”. 《오마이뉴스》.
- ↑ “美 LA 고교에 '성 중립 화장실' 첫 등장”. 《데일리한국》.
- ↑ “샌프란시스코 초등학교, 여남 구분 없는 성중립(Gender-Neutral) 화장실을 만든다”. 《허핑턴포스트》.
- ↑ “뉴욕시 공립교 최초 '다인용 성중립' 화장실”. 《NY중앙일보》.
- ↑ “캘리포니아, 성중립 화장실 의무화”. 《법률신문》.
- ↑ Kim기자. “북유럽, 女자”. 《브런치》. 2019년 12월 20일에 확인함.
- ↑ 강혜란 기자 (2019년 1월 31일). “[노트북을 열며] 성중립 화장실을 허하려면”.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