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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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가사이다.

'원부사(怨夫詞, 怨婦詞)’ 또는 ‘원부가(怨婦歌)’라고도 한다. 『고금가곡(古今歌曲)』과 『교주가곡집(校註歌曲集)』에 실려 전한다.

작자는 허난설헌(許蘭雪軒)과 허균(許筠)의 첩 무옥(巫玉)이라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송계연월옹(松桂烟月翁)의 『고금가곡』과 『교주가곡집』에는 허난설헌이 지은 것으로 되어 있고, 홍만종(洪萬宗)의 『순오지』에서는 「원부사」를 무옥이 지은 것으로 전하고 있다.

제목이 「원부사」 또는 「원부가」로 된 몇몇 필사본의 내용과 「규원가」의 내용이 비슷한 점에 의거해서, 「원부사」가 원본이고 「규원가」를 이본으로 간주하는 설도 있다.

한편, 가사양식에 있어서도 규방가사와 양반가사라는 두 가지 설이 있다. 규방가사의 형성시기를 조선 중종이나 선조 때로 보는 견해는 「규원가」를 규방가사로 분류한 점에 근거를 둔 것이다.

규방가사의 형성시기를 영조 때로 보는 견해는 이 작품이 영남지방 특유의 규방가사의 형식·가락·내용 등과는 거리가 멀고, 선조 때의 교술적인 계녀가 계통과 다르다는 점에서 양반가사에 귀속시킨 데 따른 결과이다.

형식은 총 50행, 100구로 이루어졌고, 4음보의 정형성을 보이고 있다. 1구의 자수는 3·4조가 63구, 4·4조가 30구로 되어 있으며, 결구 “아마도 이 님의 지위로 살동말동 하여라.”도 시조의 종장 형식과 일치한다.

내용은 조선조 봉건제도 아래서 빈 방[空閨]을 지키며 눈물로 세월을 보내는 버림받은 여인의 한탄을 노래한 것으로, 젊음은 가버리고 이제 늙어 지난 날을 돌이켜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장안의 건달을 남편으로 모시고 살얼음 밟듯이 조심스런 세월을 보냈으나, 자신의 아름다움마저 변해 버리자 남편은 떠나간다.

다음은 떠난 임에 대한 질투와 그리움으로 이미 떠난 임인데도 그가 어느 여인에게 머물고 있는지 안타까워하고, 얼굴을 볼 수 없는 신세인데도 더욱 그리워지는 역설에 시달린다. 시름을 자아내는 데는 네 계절이 모두 다름없다.

특히 빈 방을 지키는 여인의 한이 하루 중 밤이 부각되어 드러난다. 찬 겨울밤, 길고 긴 여름밤, 경치가 시름을 안겨주는 봄밤, 달빛 비치고 귀뚜라미 우는 가을밤이 모두 그녀에게는 슬픔의 시간이 된다.

다음에는 시름을 이기려는 주인공의 처절한 노력이 묘사된다. 등불을 돋우고 거문고를 타다가 잠을 청하여 꿈 속에서나마 현실의 욕구불만을 해소해보려 하기도 하고, 풀숲에 우는 풀벌레에게 자신의 한을 전가시키기도 한다.

홍만종은 『순오지』에서 이 작품에 대해 평하기를, “홀로 지내는 모습을 잘 묘사했으며, 여성다운 향기와 아름다움을 내포하여 비록 옛 문인의 염체(艶體: 부드럽고 아름답게 나타내는 여성적인 시의 문체)라도 이 보다 더 잘 할 수 있겠는가(說盡空閨情境 曲有脂粉艶態 雖古今詞人 艶體何以過此也).”라고 격찬하였다. 이 작품은 한문투의 고사숙어를 많이 쓰기는 하였으나, 애원(哀怨)하면서도 온아한 맛이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결혼 생활의 문제가 남편이나 시댁 식구의 부당한 행위에서 비롯되었음을 드러내고 있으며 사대부들의 전유물이었던 문학 양식인 가사가 양반 여성으로까지 창작층이 확대되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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