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혐오

최근 편집: 2024년 1월 18일 (목)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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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혐오는 대개 남성에 대한 혐오감을 뜻하는 어원적(語源的) 의미로 일컬어지는 개념이다. 반면, 여성혐오의 대칭 개념으로 제안되는 남성혐오(misandry) 현상은 실존하지 않는다.

여성혐오의 대칭점으로서의 남성혐오

남성혐오Misandry의 어원

남성혐오(영어: misandry,미산드리)라는 말은 여성혐오(misogyny)의 대칭점으로 쓰이는 말로 Misandry는 미소지니가 그리스어로 증오한다는 뜻의 미소스(μισέω)의 어근과 여성을 뜻하는 γυνή이 합쳐진 것을 본따 남성을 뜻하는 안드라스를 대신 결합한 말이다. 19세기에 나온 것으로 추측되며 영국의 보수 월간지 <스펙테이터> 1871년 4월호 기사에서 "남성혐오자"라는 말이 사용되었으며, 사전에는 1952년 <메리엄-웹스터 대사전> 11호판에서 처음 등장했다. 또 프랑스어의 "Misandrie"를 독일어로 "Männerhaß"라고 번역한 것이 1803년에 나타난다.[1]

남성에 대한 타자화로서의 '남성혐오'

그러나 사회적인 여성혐오에 대응하는 '남성혐오'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주 1] 여성혐오는 가부장제와 함께 사회의 뿌리 깊은 구조적 폭력이자 억압이며, 나날이 공고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응하는 남성을 향한 차별과 반감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학자 앨런 G. 존슨에 의하면 여성혐오와 비교될만 한 반-남성 이데올로기가 존재하지 않기에 여성혐오와 남성혐오를 비교하는 것은 잘못이다.[2]

이러한 주장은 반-여성적 편견과 반-남성적 편견의 사회적 기반이 다르다는 점, 두 편견이 매우 상이한 귀결을 가져온다는 점을 무시하고 있다. 여성의 분노와 증오는 남성 특권 및 여성 억압의 일부로 여성됨(femaleness) 그 자체를 평가절하하는 여성혐오적 문화에 뿌리를 둔다. 하지만 위 현상에 대응하는 반-남성적 이데올로기가 존재하지 않기에, 여성의 (남성에 대한) 분노는 피억압집단으로서의 경험에서 기인하는 측면이 강하다. --'The Gender Knot' 중에서.[2]

마르크 A. 우엘레 역시 남성혐오에는 여성혐오에 비견될 만한 체계적, 역사-초월적, 제도적, 법적 반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3] 인류학자 데이비드 D. 길모어 또한 남성혐오는 여성혐오에 비해 보편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4][5]

페미니즘 철학자인 윤지영 교수 또한 남근 질서에 대한 분노만이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남성혐오는 없다. 나아가 여혐혐이라는 여성혐오에 대한 혐오도 없다. 단지 남근질서에 대한 분노(indignation), 여성혐오에 대한 분노만이 있을 뿐이다. 혐오는 하위 계급자들을 향한 파토스로 기존 질서의 부조리를 재생산하는 방식이자 기존의 자리와 위치를 그대로 보존하는 방식이라면, 분노는 상위 계급자들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마저 뒤흔들어놓는 파토스로서 어떠한 것도 안전하고 안온하게 보전하려 하지 않는 급진성을 띤다. 즉 여성혐오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와 일상의 배치방식 자체를 탈구하는 것은 기존질서의 보존에 기여하는 혐오라는 파토스의 연장으로 결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6]

즉, 남성 혐오는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할 수도 없다. 이는 앞으로 사회가 얼마나 평등해지건, 지난 역사와 의식 안의 여성혐오가 남아있는 한 절대로 바뀔 수 없으며 바뀌어서도 안 되는 진실이다.

남성들의 무기가 된 '남성혐오'

스스로를 선량한 남자라고 믿어 왔던 남성들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공격하는 여성들을 용인할 수가 없다. 이들은 미러링과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른, 여성들이 숨 쉬듯 겪어온 여성혐오와 자신들이 쥐고 있던 젠더 권력을 부정한다. 그 과정에서 남성은 페미니스트를 '남성혐오자'로 명명한다.

남성이 느끼는 이 감정은 남성혐오로 명명될 수 있을까? 나무위키의 페미니즘 관련 문서 반달 전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남성혐오를 당한다고 생각하면서 느낀 감정은 "당혹(감히 나를)", "멸시(더러운 것들)", "격분(니들이 어떻게)"이었다. ‘당혹-멸시-격분’이라는 감정은 강자가 사회적 서열이 아래에 있다고 여겼던 이들에게 들이받혔을 때 등장하는 전형적인 반응, 즉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라는 강자의 자의식이다. 여성이 여성혐오로 겪는 대표적 감정 '공포'와는 궤를 달리한다.

남성들이 당혹 그리고 멸시와 함께 워마드를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이들의 '혐오'에 분노하는 것은, 결국 "상식적인 남자", "여성혐오와 페미니즘과 성평등에 무지하지 않은 꽤 괜찮은 남자"라는 프라이드를 붕괴시키지 않기 위함이다.[7]

남성혐오가 아니라 여성혐오다

남성혐오표현의 유형과 사용 양상 중 [표1] 남성 지시형 혐오표현
남성혐오표현의 유형과 사용 양상 중 [표2] 남성 대입형 혐오표현

다음은 '남성혐오'의 예시로 자주 언급되는 사례들이다.

  • 모든 남자는 잠재적 가해자다
  • 남자가 생수통을 들어야 해
  • 한국 남자 고추 작다(or 6.9cm다)
  • 남자는 키가 180가 넘어야지
  • 남자는 재산이 많아야 해
  • 남자는 울면 안 돼
  • 남자가 쩨쩨하기는
  • 남성이 겪은 성폭력에 대한 시큰둥한 반응

남성혐오 표현과 유형이 원래부터 여성혐오 표현과 유형의 기반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모든 남자는 잠재적 가해자라는 말에는 분노하면서 여자는 잠재적 피해자, 여성이 치마를 입거나 밤 늦게 돌아다니거나 동행이 없어서 성범죄를 당했다는 말에 분노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선택적 분노는 남성성이라는 젠더 권력을 입증한다. 우월한 신체와 재산을 갖지 못한 남자를 향한 비난은 남성의 주체성에서 기반한 말이며 남성의 성기를 비하하는 말로 흔히 사용되는 '6.9'는 남근을 사회의 대표성으로 강조하는 가부장제 가치관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성적 행위와 사회 생활을 할 때 사라지는 말들이다. 남성이 울거나 소심한 모습을 보일 때 가해지는 비난 역시 남성이 가진 여성성에 대한 혐오이다.

위 사례는 맨박스(남성의 '남성다움'을 강요하는 것)의 사례다. 하지만 맨박스는 남성이 남성스럽지 못하고 여성스럽다는 점을 비난하는 것, 즉 남성이 지닌 여성성을 혐오하는 것이므로 여성혐오(혹은 가부장제)의 또 다른 모습이다.

어원적 의미에서의 남성 혐오

남성 혐오, 혹은 남혐여성혐오를 단순히 요즘 나타나는 혐오감으로만 한정하여 해석할 경우에 성립하는 대립항이다.[8]

그러나 2011년부터 2015년 11월까지 인터넷상 누적 데이터에서 나타나는 남성 외모 비하나 한남충 등의 표현은 여성혐오성 단어 사용에 비해 1/6-1/8정도로 낮은 편이며,[9] 여성혐오에 관한 환기를 위한, 대개 풍자와 해학을 동반한 일시적 거울 전략이다. 더 최신 자료는 추가바람.

그러므로 '남성혐오'가 아니라 '남성 비하'[주 2], 맨박스 등으로 명명하는 것이 옳다. 페미니즘적 활동을 남성혐오라 명명하는 것은, 꼴페미(페미나치) 등의 표현과 마찬가지로, 그 위상과 의미를 격하하고 여성의 저항을 약화하는 대표적인 방법이며 일부 남성들의 퇴행적 호소이다.

같이 보기

부연 설명

  1. 심지어 혐오라는 단어의 혐(嫌)자에 이미 ‘계집 녀’가 들어가 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2. 혐오와 비하는 다른 표현이다. 혐오는 강자가 약자에게 행하는 감정을 일컫는 반면, 비하는 약자가 강자에게도 할 수 있는 공격이다.

출처

  1. 위키백과 한국어판
  2. 2.0 2.1 Johnson, Alan G. (2005). 《The Gender Knot: Unraveling Our Patriarchal Legacy》 2, revis판. Temple University Press. 107쪽. ISBN 1592133843. 
  3. Flood, Michael, 편집. (2007년 7월 18일). 《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Men and Masculinities》. et al. London; New York: Routledge. ISBN 0-415-33343-1. 
  4. Gilmore, David G. Misogyny: The Male Malady. Philadelphia: University of Pennsylvania Press, 2009, pp. 10–13, ISBN 978-0-8122-1770-4.
  5. “Misandry#Asymmetry with misogyny”. 《영어 위키백과》. 
  6. 윤지영 전복적 반사경으로서의 메갈리안 논쟁 - 남성혐오는 가능한가, 한국여성철학 제24권
  7. 천관율 (2016년 8월 25일). “정의의 파수꾼들?”. 《시사IN》. 
  8. 이민경.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봄알람. 116쪽. 그러나 학술용어로서의 여성혐오 말고, 단순히 요즘 나타나는 혐오감만 뜻하는 경우에는 남성혐오와 여성혐오라고 불러볼 수 있습니다. 
  9. 조재성 (2015년 12월 2일). “온라인 여성혐오·남성혐오, 6월 이후 '폭증'. 《Econov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