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림굿

최근 편집: 2020년 12월 5일 (토) 19:21

내림굿은 무병(巫病)을 앓거나 몸에 신기(神氣)가 있는 사람에게 신을 내리게 하고 신을 받는 굿. ‘신굿’, ‘신명굿’, ‘명두굿’, ‘강신제’라고 부르기도 한다.[1]

내림굿

내림굿은 신이 들린 사람에게 있을지 모를 잡귀 등을 벗겨주는 허주굿(허튼굿)을 한 다음 행한다. 본래 이 두 굿은 별개의 굿이었으나 요즘에는 허주굿의 과정이 내림굿에 포함되어 행해진다. 내림굿이 끝나면 강신자는 더 이상 본래의 이름으로 불리지 않고 다른 무당에 의해 별호를 얻게 된다. 또한 굿을 해준 무당과 새로 무당이 된 사람 사이에는 신부모(神父母)와 신자식(神子息)의 관계가 성립된다. 신자식은 신부모가 굿을 할 때마다 따라다니며 의식, 무가, 춤, 굿상 차리는 법, 음식 만드는 법 등 굿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을 익혀 무당으로 성장하게 된다.

지역사례

서울 지역의 경우 굿의 절차는 일반 재수굿 열두 거리에 내림굿 의식이 추가된다. 주당물림, 부정거리, 가망거리, 말명거리, 상산거리에 이어 내림굿을 한다. 무당이 상산노랫가락을 하며 내림굿을 받는 사람에게 마음에 드는 무복을 골라 입게 한 다음 손에 부채와 방울을 들려서 춤을 추게 한다. 춤을 추다가 강신자의 몸에 신이 내려 떨게 되는데 이때 내린 신명은 평생을 두고 몸주신으로 모시게 된다. 그리고 주위에 모인 사람들에게 점을 쳐준다. 신의 말인 공수를 내려주는 이것을 ‘말 문 연다’라고 한다. 내림굿 막바지에는 강신자가 구경꾼들에게 열두방기떡을 나눠 준다. 이 떡을 먹으면 재수가 좋고 병이 없다 하여 너도나도 다투어 먹는다. 이를 ‘방기떡 판다’라고 한다. 내림굿 과정이 끝나면 나머지 뒷부분은 별상굿, 대감거리, 제석거리, 호구거리, 성주거리, 군웅거리, 창부거리, 뒷전거리 등 일반 재수굿이 다시 진행된다. 이 굿을 다 행하고 3일 후 강신자는 굿을 해준 무당의 신전에 술과 밥을 올리고 삼일치성이라는 간단한 제를 올린다.


황해도 지역은 내림굿을 다시 세분하여 허주굿, 내림굿(솟을굿), 불림굿이라고 부른다. 이는 강신자의 몸에 든 허튼귀신과 잡신을 벗기고 올바른 신을 내리게 해 무당으로 솟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과거에는 허주굿이 끝나고 내림굿을 하기 전에 며칠 동안 굿 의뢰자는 이 집 저 집을 다니며 놋밥그릇, 놋수저, 제기, 놋엽전 등을 얻으러 다닌다. 이를 쇠걸립이라고 하는데, 이를 통해 얻은 쇠붙이 등으로 훗날 무업을 하면서 사용하게 될 무구들을 장만한다. 내림굿을 할 때 부채와 방울을 숨겨 놓고 강신자가 신들린 상태에서 찾아내게 한다. 이를 통해 무당으로서의 능력을 시험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림굿은 일반인이 일련의 정식절차를 통해 신을 받아 무당으로 거듭나는 통과의례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출처

  1. “내림굿”. 《한국민속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