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최근 편집: 2023년 8월 3일 (목) 01:15

⟪녹색평론⟫은 1991년 창간한 생태주의 잡지이다. 181호(2021년 30주년 기념호)까지는 격월, 182호(2023년 여름호)부터는 계간 발행 체제로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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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내용

⟪녹색평론⟫은 자본주의 체제와 기득권에 맞서, 지속 가능한 공생과 공동체에 관한 논의를 다룬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본 잡지를 이렇게 설명한다.

  • "《녹색평론》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의 분열을 치유하고, 공생적 문화가 유지될 수 있는 사회의 재건에 이바지하려는 의도로 발간되는 잡지입니다."
  • "《녹색평론》은 단순한 ‘환경운동’ 잡지가 아닙니다. 《녹색평론》은 오늘날 세계 전역에서 풀뿌리 공동체와 그 공동체의 자연적 토대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을 통해 소수 기득권층의 배타적인 이익실현을 도모하는 ‘세계화’ 및 ‘경제성장’의 논리를 거부하고, 진정으로 인간다운, 지속가능한 공생(共生)과 자치의 논리를 모색하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녹색평론》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자본주의 산업문명 체제 자체를 근저로부터 묻고, 그럼으로써 살아 있는 인간정신을 증언하고자 하는 자유로운 정신들 사이의 상호교류에 이바지하면서, 참다운 의미에서의 공기(公器)이기를 지향합니다. 오늘날 《녹색평론》은 한국사회에서 생태주의의 지평을 열고, 주요한 사회담론을 이끌어가는 선구적인 매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기성 체제와 주류 문화에 대하여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자존심을 가진 사람들의 네트워크의 구심점이 되고 있습니다."[1]

김종철 발행인의 창간사 '생명의 문화를 위하여'(1991.11.01.)를 녹색평론 웹사이트에서 읽을 수 있다. 아래는 창간사의 처음 몇 문단을 일부 옮겨둔 것이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 지금부터 이십 년이나 삼십 년쯤 후에 이 세상에 살아남아 있기를 바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인가?

범람하는 인쇄물 공해의 시대에 또 하나의 공해를 추가하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를 이 조그마한 잡지를 시작하면서 우리의 마음은 참으로 무겁다. 거의 파국을 향하여 질주하고 있는 산업문명의 이 압도적인 추세 속에서 우리의 보잘것없는 작업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게다가 이 작업이 불가피하게 삼림파손에 이바지한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우리의 마음은 실로 착잡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시도하려는 작업이 어떤 의미가 있든지 간에 이것이 생태계의 훼손을 조금이라도 수반하는 것이라면, 이 작업은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망설임 끝에 결국 이 잡지를 내기로 결정한 것은 그것이 크게 가치 있거나 많은 사람들의 필요에 부응할 수 있으리라는 자기도취적인 낙관이 있어서가 아니다. (중략) 우리가 《녹색평론》을 구상한 것은 지극히 미약한 정도로나마 우리 자신의 책임감을 표현하고, 거의 비슷한 심정을 느끼고 있는 결코 적지 않을 동시대인들과의 정신적 교류를 희망하면서, 민감한 마음을 지닌 영혼들과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다. (후략)"[2]

휴간 뒤 복간

181호와 182호 사이 17개월 간의 휴식기를 가졌다. 2020년 6월 김종철 발행인이 작고했고, 인력 부족과 정기구독자 감소 등 어려움을 겪어와, 편집실 역량 보강, 재정 기반 확보 보강 등 재정비를 위한 휴간을 2021년 11월 발표[3]했다.[4]

故 김종철 발행인을 계승한 김정현 발행·편집인은, 당신의 아버지이기도 했던 김종철 발행인의 작고 뒤 "한동안 '녹색평론'을 계속 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한, 이전에도 김종철 발행인과 30주년호를 끝으로 잡지를 정리할 생각이 있었음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가 잡지를 다시, 계속 발행하기로 결정한 동력은 "미래에 대한 절망 때문에 고립된 사람들"[5]과 애정을 보여준 독자들[6]이었다고 한다.

아래는 김정현 발행·편집인이 182호 복간호 머리말 끝에 적은 이야기이다.

"인내심을 갖고 복간을 기다려주신 독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녹색평론》이 부족한 대로, 30년 이후의 발걸음을 뗄 수 있는 것은 오롯이 회원 여러분의 한결같은 성원 덕분이다. 그런데 많은 분들의 협력으로 완성된 책을 들고 보니 아쉬움이 크다. 아마도 휴간기간 동안 《녹색평론》이 해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꾹꾹 쌓인 탓인지, 정보전달에 힘이 과하게 들어가서 다소 건조한 책이 된 것 같기 때문이다. 《녹색평론》은 지혜와 지식뿐만 아니라 용기와 위로, 번민을 나누기 위한 장(場)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아무쪼록 너그럽게 헤아려주시고, 앞으로도 틀림없이 비틀거리고 허둥댈 편집실에 격려와 비판을 아끼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열의를 다해 글을 써주신 필자들과 이번호를 읽으며 공감, 걱정, 질책을 해주실 독자들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분에 넘치는 사랑을 느낀다."[7]

관련 인터뷰 및 기사

출처

  1. “출판사 소개”. 《녹색평론》. 2023년 8월 2일에 확인함. 
  2. 김종철 (1991년 11월 1일). “창간사 – 생명의 문화를 위하여”. 《녹색평론》. 2023년 8월 2일에 확인함. 
  3. 녹색평론사. “송구한 말씀 드립니다.”. 2023년 8월 2일에 확인함. 
  4. 최원형 (2023년 5월 31일). “돌아온 ‘녹색평론’…이젠 계절마다 만나요”. 《한겨레》. 2023년 8월 2일에 확인함. 
  5. 김종목 (2023년 6월 12일). “[인터뷰]“미래를 걱정하는 ‘고립된 사람들’을 떠올리며 녹색평론을 붙잡았다””. 《경향신문》. 2023년 8월 2일에 확인함. 
  6. 이상원 (2021년 11월 29일). “1년 후 다시 돌아올 김정현의 〈녹색평론〉”. 《시사IN》. 2023년 8월 2일에 확인함. 
  7. 김정현 (2023년 5월 26일). “책을 내면서 – 평화는 어디에서 오는가”. 《녹색평론》. 2023년 8월 2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