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화

최근 편집: 2022년 12월 15일 (목) 03:15
(대상화에서 넘어옴)

타자화, 일반화, 객체화, 대상화, 물화(영어: objectification)란 어떤 사람, 즉 인간성을 가진 누군가의 주체성을 지워버리고 도구적 가치만 있는 타자·객체·대상으로 대하여, 그 사람을 '객체'의 지위로 격하시키는 것이다.

유색인종과 같은 단어에서 알 수 있듯, 타자화란 특정 대상을 (주로 사회적 소수자를) '다른' 존재, '차이를 가진' 존재로 규정함으로써 이질적인 집단으로 부각시키는 전략이다. 타자화는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고 통제하는 효과적인 전략이기도 하다. 여성에게 주로 가해지는 '타자화'는, 페미니즘 이론의 중심 개념 중 하나이다.

개요

유색인종, 그리고 성소수자와 같은 단어들이 대표적인 '타자화'로 일반화된 단어들이다.

가령 백인사회적 소수자 즉 타자가 아니므로, 다른 인종과 묶이지 않는다. 흑인이 백인과 아시아인들을 '황백인종' 따위로 일반화하지 않는 것은, 타자(흑인)에게는 다른 이들을 묶어서 일반화시킬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백인만이,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므로, 백인을 제외한 다른 인종들을 '색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묶어서(싸잡아서) '유색인종'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유색인종'으로 묶인 아시아인, 흑인, 히스패닉들은 당연하게도 매우 다르다. 하지만 그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타자화'란 타자화된 대상들 간의 차이를 뭉개고, 그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예컨대, '이성애자가 어떤 성격을 지니는가?'라는 질문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게이(레즈비언)들은 어떤 특징을 지니는가?'와 같은 질문에는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특징들이 떠오를 수 있다. 게이(레즈비언)는 독립된 개인으로 인식되지 않고, '게이(레즈비언)라는 집단의 일부'로만 인식되기 때문이다.

객체화의 전략[1]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이 '사람을 객체로 대하는 사고방식에 담긴 7가지 특징'을 밝힌 바 있다.

  • 도구성 instrumentality: 사람을 객체화하는 자의 목적을 위한 도구로 대함.
    • 예시: 흔히 쓰이는 '출산율'이라는 단어 역시 경제 개발이라는 목적 하에 출산과 출생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폭력적인 발상에서 나온 단어로서, 여성을 '아이를 낳아야 할 존재'로 보는 관점이다.
  • 자율성의 부정 denial of autonomy: 사람을 자율성과 자기결정권이 없는 것으로 대함.
  • 비자발성 inertness: 사람을 행위 주체성이 없는 것으로 대함
  • 대체 가능성 fungibility: 사람을 다른 객체와 교체 가능한 것으로 대함.
  • 신체 경계선의 침범 가능성: 사람을 신체 경계선에 따른 온전성(boundary-integrity)이 없는 것으로 대함.
  • 소유 ownership: 사람을 다른 이가 소유하거나 사거나 팔 수 있는 것으로 대함
    • IS의 여성과 청소년에 대한 인신 매매.
  • 주체성의 부정 denial of subjectivity: 사람을 경험이나 감정이 있을지라도, 이를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대함.
    • 예시: 사회가 "여자는 꽃"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심지어는 칭찬으로 받아들일 때, 여성은 본인이 가진 능력으로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오직 아름다운 외모, 성적인 매력, 섹슈얼리티로 판단된다. 즉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로 바라보지 않고 '여자'라는 성별로만 받아들여 성적 객체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2]

레이 랭턴이 추가한 객체화의 특징

  • 몸으로의 격하: 사람을 몸이나 몸의 부위와 동일시하여 대한다.
  • 외모로의 격하: 사람을 주로 어떻게 보이는지, 어떻게 지각되고 나타나는지에 따라 다르게 대함.
    • 예시: 여성성에 결부된 외모 비하. '여성스럽지 않'은 외모를 지닌 것이 희화화되는 것.
  • 침묵시키기: 사람을 마치 말할 능력이 없어서 침묵하고 있는 것처럼 대함.

여성혐오와 타자화

타자화는 특히 여성에게 가해진다. 타자화는 여성혐오의 주요한 부분으로써, 남성이 여성을 동등한 주체로 보지 않고 배제하며 통제하려는 전략이다.

타자화가 진행될 때, 타자(=여성)는 다른 정체성을 지닐 수 없고 오로지 '타자'라는 하나의 정체성으로 묶인다.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이를 대입하였을 때, '여자의 적은 여자[주 1]', '김치녀[주 2]'/'개념녀', '걸레', '보슬아치[주 3]', '맘충' 과 같은 단어들이 어떻게 여성들을 단정짓고 규정하는지를 알 수 있다.

여성에게 가해지는 타자화

그녀 소녀 여인 미녀 추녀 악녀 마녀 무녀 성녀 처녀 창녀 김치녀 개념녀 된장녀 스시녀 백마 맘충 보슬아치 꽃뱀 성괴 등등

<포르노에 도전한다>에서 보여주는 타자화

캐서린 맥키넌(Catherine A. MacKinnon)은 자신의 책 <포르노에 도전한다(Only Words)>에서 객체화에 대해 여러번 언급한다. "곤혹스러운 성적 얘기는 곤혹스러운 성적 행위다. 그것이 더 커지거나 심해지는 경우, 그것은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고, 기회 균등을 부정하고, '배제' '분리' '인격경시' '종속' '비인간화'로 기능하게 된다"[3] "다시 말하면, 인간이 물건이 되고 상호적이어야 하는 게 일방적이 되고 주어져야 할 것이 훔치고 팔리는 것이 됨에 따라, 성적 대상물이 되는 것이 여성다움을 의미하게 되고 일방적인 행위가 상호관계로 인식되게 되고, 강제가 동의를 의미하게 된다."[4] "여성을 대상화 하고, 성적 대상 또는 사용을 위한 물건으로 비인간화해서 보여주는 산업에서부터, 여성에 대한 고문, 인종주의의 섹스화, 여성 신체 일부에 대한 물신주의도 포함된다."[5]

<여성혐오를 혐오한다>에서 보여주는 타자화

페미니즘 시각에서 쓰인 현대 일본 문화 비평서라 할 수 있는 우에노 치즈코의 <여성혐오를 혐오한다>는 문학작품, 춘화, 황실, 핵가족에서 여학교문화까지 다양한 사례들을 여성혐오 개념으로 엮어내면서, 성별관계를 조직하는 규범과 제도로서 젠더 질서가 남성의 주체성을 옹호하는 동시에 여성을 '타자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6]

여성혐오와 일반화

일반화가 존재하는 이유

일반화는 사람에게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우리는 두 발, 두 날개, 부리, 깃털을 갖고 있는 포유류를 "새"라는 분류에 집어넣는 것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여러 분류로 나누고, 어떤 새로운 것이 나타났을 때 그것을 순간적으로 분류하여 그것의 여러 특질을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마찬가지로 예외들이 있지만, 인간을 성염색체, 호르몬, 외부 및 내부 성기 등에 따라 여성과 남성으로 이분하고 그 이분법에 들어맞는 일반화 규칙을 세우는 것은 사람에게 효율적인 사고를 하게 해준다. 예를 들어 우리는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대부분 그 사람이 여성인지 남성인지를 판단하며, 그 사람이 잠재적 연애대상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성끼리는 친구가 될수 없다고도 말한다.(물론 많은 페미니스트들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일반화 규칙은 그대로 여성은 원래 그러니까, 남성은 원래 그러니까 라는 말로 이어지고, 성차별의 근거가 된다. 이 일반화는 가부장제에 의하여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고착시키려는 의도로 자주 사용된다. 특히 여성이라는 성별은 생물학적으로 열등한 자질과 성적인 유혹점들을 가지고 태어났으므로, 남성에게 성적으로 대상화당하는 열등한 계급으로 존재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 바로 자연주의적 오류이다. 자연주의적 오류에 따르면, 설령 어떠한 여성들, 심지어는 많은 여성이 그런 자질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 사실이더라도, 그것이 여성이 차별받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된다. 장애인이 사회적으로 볼 때 비장애인에 비해 열등하더라도 그 사실로 인해 장애인이 차별받아선 안되는 것처럼 말이다. 한마디로 일반화는 오류투성이의 논리이다.

일반화로 인한 여성혐오가 옳지 않은 이유

다음을 참고할 것 자연주의적 오류

같이 보기

참고문헌

스탠퍼드 철학백과의 항목들 03- 객체화에 대한 페미니즘의 관점들, 에반젤리아 파파다키 씀, 전기가오리 출판

출처

  1. Evangelia (Lina) Papadaki. 《Feminist Perspectives on Objectification》 [객체화에 대한 페미니즘의 관점들]. The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Winter 2015 Edition). 7-8쪽. ISBN 979-11-88319-21-3. 
  2. 강푸름 객원기자 (2016년 7월 25일). "여자는 꽃"…그게 바로 '여혐'입니다”. 《노컷뉴스》. 
  3. Catherine A. MacKinnon, 1994 <포르노에도전한다(OnlyWords)> P.76
  4. Catherine A. MacKinnon, 1994 <포르노에도전한다(OnlyWords)> P.52
  5. Catherine A. MacKinnon, 1994 <포르노에도전한다(OnlyWords)> P.48
  6. 정인경 (2015). “타자화를 넘어, 서로 다른 두 주체의 소통을 전망한다: 여성혐오를 혐오한다”. 《숙명여자대학교 아시아여성연구소 아시아여성연구 2015년》 (숙명여자대학교 아시아여성연구소) 54 (2호): 219–227. 

부연 설명

  1. 여성들 간에는 (남성들보다 훨씬) 갈등이 잦다
  2. 한국 여성은 남성의 돈을 밝히고 남성을 경제력으로 평가하며 남성을 통해 신분상승을 하려고 한다
  3. 한국 여성은 여성으로 태어나 역차별을 일삼으며 특권을 휘두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