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 앞 불법주차 차량의 운전자를 여성으로 지레짐작하여 김여사로 몰아가고, 이를 비판의식 없이 수용한 네티즌들이 여성혐오적 욕설을 댓글로 남긴 날조 사건이다.
경과
날조 게시글 업로드
해당 사진은 한 승용차가 불법 주차를 해 두고 자리를 뜨는 바람에 관광버스가 도로를 빠져나가지 못해 멈추어 서 있고 경찰관이 전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이 사진을 올린 사람은 "경찰 통화를 했더니 운전자인 김여사가 부산에 가는 중이고, 알아서 견인하라고 경찰관에게 전했다"[주 1]는 설명을 덧붙였고 페이스북과 남초 커뮤니티에 퍼지며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해당 게시물은 좋아요 8천 개, 댓글 7백 개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네티즌의 혐오발언
눈앞에 나타나지도 않은 차주를 여성으로 단정지은 글이었지만, 사람들은 별 생각 없이 여성 차주를 욕하기 시작했다. (캡처본은 이곳에서 볼 수 있다.)
- 내가 남편이면 면허증 반납시키고 차 압수하겠음.. (아내를 소유물로 보는 댓글)
- 여자들아 너거는 뇌가 다른기대이~ 기계/장비는 믹서기나 밥솥, 세탁기 정도만 만지고 집안살림이나 해라 (옳다꾸나 기회를 잡아 여성에게 프레임을 씌우고 가사노동을 비하하는 댓글)
- 저런 씨부랄년은... 아 참 답이없다 (서슴없이 여성혐오적 욕설을 내뱉는 댓글)
- 한심한x 저뇬은 뇌가있을까? 닭대가리하고 같은뇬이구만.....으이구 천불나~!!!!
- 와~ 진짜 주먹을 부르는 년이구나
- 죽어라 그냥 썅년아 (남성이 저런 행동을 했다고 알려졌다면 "죽으라"는 말까지 했을지 생각해볼 부분이다.)
- 아줌마 차 팔아야겠네ㅋㅋ 이제 전국민의 20%정도는 아줌마차 알아볼것 같은데ㅋ
- 바람피러[주 2]가는데 졸라 급했구나. (밑도 끝도 없는 그냥 여성혐오만을 위한 댓글)
- 이건그냥 미친년이네 ㅋㅋ
진실
그러나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은 차주가 남성이었으며, 글에 쓰인 것과는 달리 '보험사에 연락하여 견인조치를 한다고 하였고 법적 처벌도 받으셨다'고 댓글을 달았다.
남초 커뮤니티의 변명
이에 가만히나 있으면 좋으련만, 남초 커뮤니티 유저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변호하기 바빴다. 다음은 김여사라는 표현을 지적하는 글에 달린 댓글들이다. 처음 사진이 올라왔던 날로부터 이틀 사이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 차와 관련된 개념없는 짓을 하는건 전부 김여사 라는 고유명사로 지칭하게 된듯 ㅋㅋ
- 여자라서 여사가 아니라 이젠 그냥 '김여사'라는 단어가 그런 인간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굳어진 거지..
- 실제 차주는 남편이고, 실제 운행한 사람은 여사님이였나보죠...ㅡㅡ^
- 차주가 남성인것과 운전자가 여성인것은 별개이기 때문에... 물론 저 위 상황이 그렇다는것이 아니라.. 차주가 남자여도 김여사가 몰수도 있다는 뜻..
- 남자가 저정도면 또라이고...아니면 마누라가 세워두고 남편이 대신 일 처리 한거 일수도 있음.
- 남여 상관없이 대명사로 쓰이는거라 생각했는데 ㅋㅋ
남성들은 성별 불명의 어떤 사람을 비하적/혐오적으로 지칭하는 표현이 남성을 뜻한 적이 없기에 부정적인 대상을 뜻하는 말이 여성을 겨냥한다는 것에 문제의식이 부재한 경향을 보이며, 따라서 단순히 "김여사는 성별과 관련이 없는 표현"이라는 말을 변호랍시고 내뱉고 있다. 바로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와 비슷한 대표적인 예로 '년'이 있는데, "여자도 아닌데 왜 년이라고 하냐"는 물음에 "년은 놈보다 더 심한 표현이기 때문에 년이라고 말하는 것이다"라는 답변을 들어본 적이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게다가 해당 커뮤니티의 댓글들은 '아줌마', '년', '저년 남편' 등의 말로 이미 운전자를 여성으로 보고 있었다. 김여사는 성별과 관련 없는 단어라는 변호는 부끄럽게도 (그리고 당연히도) 어불성설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차주가 남성이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딴 식으로 운전하는 사람이 남자일 리 없다'는 강한 믿음을 비호하며 자신의 맹목적 혐오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김여사가 명칭에 ‘여자 여’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젠더와 관련이 없는 욕설이라면, 같은 원리로 한남충은 명칭에서 한국 남성을 뜻하더라도 일부 무개념 남성을 뜻하는 욕설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할 텐데, 맘충은 되고 한남충은 안 된다는 식의 이중잣대를 보면 별로 설득력 있는 변명거리는 아닌 듯하다.
이는 한국의 여성혐오 정서를 이용하여 이슈거리를 만들어낸 최초 날조인과 한국의 남성 네티즌들이 함께 만들어낸 여성혐오적 사건이며, 위와 같이 많은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