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과 추행의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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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형법 제32장 '강간과 추행의 죄'강간, 성추행, 성폭력 등을 비롯한 성범죄를 다루는 조항이다.

조문

  • 제297조(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 제297조의2(유사강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구강, 항문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 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성기는 제외한다)의 일부 또는 도구를 넣는 행위를 한 사람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 제298조(강제추행)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 제300조(미수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및 제299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 제301조(강간 등 상해·치상)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 제301조의2(강간등 살인·치사)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의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살해한 때에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 제302조(미성년자 등에 대한 간음)
    미성년자 또는 심신미약자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 제303조(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간음)
    업무, 고용 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률에 의하여 구금된 사람을 감호하는 자가 그 사람을 간음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 제304조(혼인빙자간음) 삭제[주 1]
  •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 제305조의2(상습범)
    상습으로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 제302조, 제303조 또는 제305조의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 제305조의3(예비, 음모)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9조(준강간죄에 한정한다), 제301조(강간 등 상해죄에 한정한다) 및 제305조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주 2]
  • 제306조(친고죄) 삭제[주 3]

특별법

해설

보호법익

성적 자유 및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한다. 대판2019도3341에서 성적 자유란 원치 않는 성행위를 하지 않을 자유를 말하고,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성행위의 결심, 그 상대와 방법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다만 이것이 2019년 이전부터 일관적으로 사용되어 온 정의는 아니므로 당분간 좀더 지켜볼 일이다.

본장의 제목은 1995.12.29. 개정 전까지는 "정조에 관한 죄"라는 명칭이었으며, 강간죄의 보호법익을 여성의 "정조"라고 하였다. 1955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박인수 사건"의 1심판결은 "법은 정숙한 여인의 건전하고 순결한 정조만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을 밝혀두는 바이다"라고 적시하여 20세기 후반 여성계에서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하였다.[1][주 4]

행위

형법 제32장에서 말하는 "강간" 내지는 "간음"이란 남성기와 여성기의 결합을 수반한 삽입성교를 말한다. 그렇지 않은 동성간의 성교, 항문성교, 구강성교, 도구를 이용한 성교는 가해자가 삽입자인 경우 법리상 제297조의2 유사강간죄가 된다.

"추행"이란 성적 불쾌감을 일으키며 성적 자기결정권 및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며, 성교에 이르지는 않는 정도의 성추행을 말한다.

  • 행위가 꼭 대상자에게 성적 혐오감 또는 수치심을 일으켜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성적 불쾌감을 일으킬 만한 행위인 것으로 충분하다.[2]
  •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주관적 동기가 있었는가는 따지지 않는다.[3]

매개

강간죄의 최협의설

사회적으로는 합의되지 않은 모든 강제 성관계를 강간 혹은 성폭행이라고 말하지만, 법은 그렇게까지 여성을 보호해주지 않는다. 강간죄에서 말하는 폭행과 협박의 정도는 "상대방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고 반항을 억합할 정도"를 말한다. 이는 강도죄에서 말하는 최협의의 폭행 및 협박이다. 법을 만들 당초에는 강간을 강도 비슷한 것으로 취급한 듯하다. 강간죄가 처음 생긴 1953년즈음 및 그 이전에 일어나던 강간의 양상에는 부합했을지도 모르지만, 성범죄의 양상이 다변화된 21세기들어서는 법에서 말하는 폭행이나 협박이라 하기 애매한 위력의 행사를 매개로 하는 성범죄를 제대로 규율하지 못하고 있다.

심한 물리적 폭력이나 강제가 없었을 경우, 한마디로 피해자가 격렬한 반항을 하지 않고 말로만 혹은 약한 행동으로만 거부했을 경우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가 되기 쉬운 듯하다.

강간에서와 달리 강제추행에서의 폭행, 협박은 폭력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 종래의 판례에서는 추행이 기습추행인지 폭행ㆍ협박 선행형 추행인지를 따져서 후자일 경우 강간죄의 구성요건 비슷한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요구했는데,대판2011도8805 2023년 9월 21일 전원합의체 선고로 이를 폐지하였다.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의 의미 [대판2018도13877전합]
❝ 강제추행죄의 '폭행 또는 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 요구되지 아니한다.
종래의 판례 법리는 피해자의 '항거곤란'이라는 상태적 개념을 범죄구성요건에 포함시켜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가 일반적인 그것보다 더 높은 수준일 것을 요구하였다. 그에 따라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의사 억압 상태가 필요하다고 보게 되고, 이는 피해자가 실제로 어떠한 항거를 하였는지 살펴보게 하였으며, 반대로 항거가 없었던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을 이유로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와 같이 피해자의 '항거곤란'을 요구하는 것은 여전히 피해자에게 '정조'를 수호하는 태도를 요구하는 입장을 전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개인의 성적 자유 내지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현행법의 해석으로 더 이상 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위계

'위계(僞計)'란 속임수를 말하며,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켜 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위계에 빠진 피해자가 그로써 성행위를 결심할 만한 사정이 있어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전에는 피해자가 오인, 착각, 부지에 빠지는 대상을 간음(성교)행위에만으로 한정하였으나, 대판2015도9436전합 판례에서 간음에 이르는 동기, 간음행위와 결부된 대가 등의 요소까지로 확장하였다.

원래는 '위계에 의한 간음'이라 하여 304조에 혼인빙자간음과 같이 묶여 있었는데, 혼인빙자간음죄 위헌결정 이후 보완입법이 되지 않아 일반 위계간음죄는 공백으로 남고, 미성년자와 장애인에 대해 302조와 성폭력특별법에서 위력을 매개로 인정하고 있다.

위력

'위력(威力)'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무언가를 말하여, 약한 폭력, 약물, 행위자의 지위나 권세[4] 등은 모두 위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상술한 사건과 같이, 위력의 존재를 피해자의 입장에서 입증해내기가 어렵다는 점, 그 과정에서의 2차가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심신상실·항거불능

제299조의 준강간죄, 준강제추행죄란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한 것을 나타낸다. 대표적으로 주취상태 또는 기타 약물 등을 이용한 강간이 준강간죄로 된다. 형량은 다른 죄들과 같다.

객체

2013년 6월 개정 전에는 객체를 '부녀'(여성)라 하여 여성은 본장 죄의 직접정범이 되지 않았으나, 개정으로 '사람'으로 바뀌었다.[주 5]

  •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해서는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강간에 준하여 처벌하는데, 이를 '미성년자의제강간'이라 한다. 피해자가 13세 이상 16세 미만이면 행위자가 19세 이상인 경우 처벌한다.
  • 준강간죄, 준강제추행죄의 객체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는 사람'이다. 다만 준강간, 준강제추행죄에서도 객체는 여전히 '사람'이고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는 행위태양으로 보는 반대의견이 있었다(이에 따르면 준강간의 고의가 성립할 요건도 달라지게 된다).[5]

판례

[대판2017도21249]
❝ 강간죄가 성립하기 위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판단할 때, 사후적으로 보아 피해자가 범행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거나 피해자가 사력을 다하여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가해자의 폭행·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
부부 간의 강간 [대판2012도14788, 2012전도252전합]
❝ 부부 간에도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다.
본래 실질적인 부부관계가 유지되고 있을 경우에는 남편이 아내를 강제로 간음하더라도 이를 강간으로 인정하지 않았다.[6] 1977년 서울고등법원에서 사실혼 배우자에 대한 강간죄를 인정한 일은 있었다. 이후 2009년에 이혼 의사를 합의하여 실질적으로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유지되지 않은 경우에 남편이 아내를 강제로 간음한 경우 이는 강간이라는 판례가 있었으나[7], 이마저도 정상적인 부부관계 사이의 강간을 인정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유지되는 경우에도 남편이 아내를 강간했다면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함으로써 '부부강간'을 인정하였다.는 판결을 내렸다. '부부 강간'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대법원은 "형법 제297조에서 규정한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란 성년이든 미성년이든, 기혼이든 미혼이든 불문하며 곧 여자를 가리킨다. 이와 같이 형법은 법률상 처를 강간죄의 객체에서 제외하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혼인관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부부 사이에도 강간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법리를 명확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로써 법률상 처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와 양성평등 사회를 지향하며, 혼인과 성에 관한 시대변화의 조류와 보조를 같이 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는 결혼생활에 종속되어 있는 여성이라고 해도 남편이 그 몸을 맘대로 취할 수 없다는 여성주의적 외침이 드디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대법원의 이러한 판결은 강간 피해자의 범위를 확장하고, 고통받는 피해자를 한명이라도 더 구제할 수 있는 한걸음이라 볼 수 있다.
주거침입에 의한 착수 [대판91도288]
피고인이 간음할 목적으로 새벽 4시에 여자 혼자 있는 방문 앞에 가서 피해자가 방문을 열어 주지 않으면 부수고 들어갈 듯한 기세로 방문을 두드리고 피해자가 위험을 느끼고 창문에 걸터 앉아 가까이 오면 뛰어 내리겠다고 하는데도 베란다를 통하여 창문으로 침입하려고 하였다면 강간의 수단으로서의 폭행에 착수하였다고 할 수 있으므로 강간의 착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강간죄의 중지미수 [대판93도1851]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려다가 피해자의 '다음 번에 만나 친해지면 응해 주겠다'는 취지의 간곡한 부탁으로 인하여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한 후 피해자를 자신의 차에 태워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다면 피고인은 자의로 피해자에 대한 강간행위를 중지한 것이고 피해자의 다음에 만나 친해지면 응해 주겠다는 취지의 간곡한 부탁은 사회통념상 범죄실행에 대한 장애라고 여겨지지는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중지미수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강간피해자 자살 사건 [대판82도1446]
❝ 강간의 피해자가 이후 자살한 경우, 강간치사죄가 아니라 단순 강간죄이다.
강간을 당한 피해자가 집에 돌아가 음독자살하기에 이르른 원인이 강간을 당함으로 인하여 생긴 수치심과 장래에 대한 절망감 등에 있었다 하더라도 그 자살행위가 바로 강간행위로 인하여 생긴 당연의 결과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강간행위와 피해자의 자살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자살행위가 강간행위로 인하여 생기는 당연의 결과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행법으로는 이렇지만, 조선시대였으면 위핍인치사죄를 물을 수 있었을 것이다.
협박에 의한 강간 [대판2006도5979]
❝ 폭행은 없었으나 혼인 외 성관계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등의 내용으로 유부녀인 피해자를 협박하여 간음 또는 추행한 것은 강간죄 및 강제추행죄가 된다.
[대판2016도16948]
❝ 강간에서의 간음과 폭행/협박 사이에 인과관계는 필요하나 선후관계는 상관 없다.
비록 간음행위를 시작할 때 폭행·협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간음행위와 거의 동시 또는 그 직후에 피해자를 폭행하여 간음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때에는 강간죄를 구성한다.
[2017도21249]
❝ 범인의 집에서 피해자를 침대에 던지듯이 눕히고 몸으로 피해자의 팔다리를 눌러 제압한 것은 강간을 구성하는 폭행이다.
준강간의 불능미수 [대판2018도16002전합]
❝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를 간음하였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
피해자가 술에 만취한 나머지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오인한 피고인이 준강간의 고의로 피해자를 간음하였다. 그런데 공소사실 중 '몸을 비틀고 소리를 내어 상황을 벗어나려는 피해자의 입을 막고' 부분은 착오 기재라는 이유로 범죄사실에서 삭제되고, 피해자가 사건 당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여 그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게 되었는데, 법원은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 한들 피고인이 준강간의 고의를 가지고 있었던 이상 일반인의 관점에서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있던 상황이므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강간치상

강간치상에 해당하는 상해 1 [대판69도161]
❝ 타인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여 보행불능, 수면장애, 식욕감퇴등 기능의 장해를 일으킨 때에는 외관상 상처가 없더라도 형법상 상해를 입힌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강간치상에 해당하는 상해 2 [대판94도1351]
질 입구 주름(원문 "처녀막")이 파열된 것은 상해이다.
강간치상에 해당하는 상해 3 [대판2005도1039]
❝ 피해자가 강간범행을 모면하려고 저항하는 과정에서 무릎에 찰과상을 입은 것은 강간치상을 구성하는 상해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강간치상에 해당하는 상해 4 [대판2017도3196]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로 정신을 잃게 하여 범행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게 한 것은 강간치상죄나 강제추행치상죄에서 말하는 상해에 해당한다.

업무상위력에 의한 간음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 [대판2019도2562]
❝ 피감독자간음죄 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에 있어서 ‘위력’이란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말하고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않으므로, 폭행·협박뿐 아니라 행위자의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강제추행

추행의 수단 [대판94도630]
❝ 기습추행의 경우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
[대판2009도13716]
❝ 엘리베이터 안에서 피해자를 칼로 위협하는 등의 방법으로 꼼짝하지 못하도록 한 다음 자신의 자위행위 모습을 보여준 행위는 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한다.
덮치려다 만 사건 [대판2015도6980]
❝ 뒤에서 갑자기 접근하여 껴안으려다 피해자에게 들킨 채로 잠시 쳐다보다가 물러난 것은 강제추행죄의 미수이다.
[대판2016도17733]
❝ 피해자들을 협박하여 스스로의 음화를 촬영하게 하고 이를 전송받은 것은 신체에 직접 접촉한 것과 동등한 정도의 침해행위이므로 강제추행죄의 간접정범이 된다.
피고인은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하여 알게 된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나 피해자들의 지인에 대한 인적사항을 알게 된 것을 기회로 그들을 겁주어 신체 부위들을 드러낸 사진 및 동영상을 전송받았다.
2심까지는 이전까지 강제추행죄에 적용되던 자수범설[주 6]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직접 손댄 것이 아니어서 강제추행죄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대법원은 강제추행에 관한 간접정범의 의사를 실현하는 도구로서의 타인에는 피해자도 포함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해자를 도구로 삼아 피해자의 신체를 이용하여 추행행위를 한 경우에도 강제추행죄의 간접정범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하여 강제추행죄의 자수범설이 이로써 부정되었다.
[대판2019도15594]
❝ 추행에 즉시 거부하지 않더라도 강제성은 인정된다.
프랜차이즈 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그 가맹점에서 근무하는 피해자를 비롯한 직원들과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던 중 그를 자신의 옆자리에 앉힌 후 귓속말로 ‘일하는 것 어렵지 않냐. 힘든 것 있으면 말하라’고 하면서 갑자기 피해자의 볼에 입을 맞추고, 이에 피해자가 ‘하지 마세요’라고 하였음에도 계속하여 ‘괜찮다. 힘든 것 있으면 말해라. 무슨 일이든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하면서 오른손으로 그의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어 강제로 추행하였다. 피해자는 즉시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고, 회식이 끝난 후 고소하였다.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벅지를 쓰다듬던 당시 피해자가 즉시 피고인에게 항의하거나 반발하는 등의 거부의사를 밝히는 대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는 점을 중시하여 무죄로 판결하였으나, 대법원은 당시 사건 현장에 있었던 다른 증인들의 진술이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고, 수사기관에서의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동의한 바도 없었음이 분명하여, 기습추행으로 인한 강제추행죄의 성립을 인정하였다.
상해에 해당되지 않는 것 [대판99도3099]
피해자의 음모를 면도기로 깎아낸 것은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야기하기는 하겠지만, 병리적으로 보아 피해자의 신체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거나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그것이 폭행에 해당할 수는 있어도 강제추행치상죄의 상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업무상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1 [대판2007도10050]
골프장 여종업원들이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골프장 사장과의 친분관계를 내세워 함께 술을 마시지 않을 경우 신분상의 불이익을 가할 것처럼 협박하여 이른바 러브샷의 방법으로 술을 마시게 한 사안에서 강제추행죄를 인정하였다.
업무상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2 [대판2019도8583]
기업의 회장인 피고인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아침 보고를 하는 자신의 비서에게 '이쁘다'고 하며 그의 허리를 양손으로 껴안는 방법으로 포옹하고, 같은 날 18:10경 퇴근 보고를 하는 피해자에게 '학원에 태워다줄까'라고 하면서 양손으로 피해자를 포옹한 것은 고용 관계로 인하여 피고인의 보호, 감독을 받는 피해자를 위력으로 추행한 것이다.

죄가 되지 않은 것

  • 박유천 성폭력사건: 거부할 수 없는 상태에서 한 성관계인 것은 분명하나,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서 혹은 위력에 눌려서 저항하지 못한 경우라서 무혐의 처분이 되었다.
강간죄의 착수행위가 아닌 것 [대판90도607]
강간을 목적으로 남의 집에 침입하여 자고 있는 피해자의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면서 간음을 기도한 것은 강간죄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강간죄의 수단인 폭행이나 협박을 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안의 경우 강간죄는 되지 않지만, 강제추행죄의 성립에는 문제 없다. 2020. 5. 19. 신설된 제305조의3에 의하여 강간/준강간죄의 예비·음모로 처벌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술 취한 피해자의 착각 [대판98도4355]
피해자가 피고인을 자신의 애인으로 잘못 알고 불을 끄라고 말하였고, 피고인이 자신을 애무할 때 누구냐고 물었으며, 피고인이 여관으로 가자고 제의하자 그냥 빨리 하라고 말하였다면 준강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바지 내린 사건 [대판2011도8805]
❝ 음란한 행위 내지는 경범죄의 과다노출이 곧 추행이 되지는 않는다.
피고인이 피해자 甲에게 욕설을 하면서 자신의 바지를 벗어 성기를 보여주는 방법으로 강제추행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甲의 성별·연령,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甲에 대하여 어떠한 신체 접촉도 없었던 점, 행위장소가 사람 및 차량의 왕래가 빈번한 도로로서 공중에게 공개된 곳인 점, 피고인이 한 욕설은 성적인 성질을 가지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추행’과 관련이 없는 점, 甲이 자신의 성적 결정의 자유를 침해당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단순히 피고인이 바지를 벗어 자신의 성기를 보여준 것만으로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였다.
만취시켜 간음하고 무죄 받은 사건 [사건번호 미상]
20대 남성 3명이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미성년자 2명을 무인 모텔로 데려가 술게임으로 만취하게 한 뒤 강제로 간음하였다. 검찰은 이들을 준강간 및 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했는데, 법원은 검사 제출 증거로는 형법에서 말하는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렀다거나 피고인이 이를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가 항소심에서 진술한 유죄 취지의 진술은 사건에서 5주 정도 지난 시점에 피해자 본인이 한 진술과 차이가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강간죄의 '비동의간음죄'로의 변경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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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조항

혼인빙자간음죄(위계간음죄)

  • 제304조(혼인빙자간음)
    혼인을 빙자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를 기망하여 간음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강간의 방법이 폭행·협박에서 기망(속임)으로 바뀐 것. 사생활에 대한 비범죄화 경향이 현대 형법의 추세이고, 세계적으로도 일본, 독일, 프랑스 등이 혼인빙자간음죄를 이미 폐지한 상태였다. 대한민국에서도 2009년 11월 위헌결정이 내려졌다. 여기서 문제가 된 부분은 '위계'부분이 아니라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 부분이었다. 다만 위계 부분에 대한 어떤 보완입법도 이루어지지 않아 304조는 2012년 12월 18일에 그대로 삭제되었다.

혼인빙자간음죄 위헌결정 [헌재결2008헌바58]
❝ 성인이 어떤 종류의 성행위와 사랑을 하건, 그것은 원칙적으로 개인의 자유 영역에 속하고, 다만 그것이 외부에 표출되어 명백히 사회에 해악을 끼칠 때에만 법률이 이를 규제하면 충분하며, 혼인빙자간음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수단의 적절성과 피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① 남성이 위력이나 폭력 등 해악적 방법을 수반하지 않고서 여성을 애정행위의 상대방으로 선택하는 문제는 그 행위의 성질상 국가의 개입이 자제되어야 할 사적인 내밀한 영역인데다 또 그 속성상 과장이 수반되게 마련이어서 우리 형법이 혼전 성관계를 처벌대상으로 하지 않고 있으므로 혼전 성관계의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통상적 유도행위 또한 처벌해야 할 이유가 없다.
② 여성이 혼전 성관계를 요구하는 상대방 남자와 성관계를 가질 것인가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한 후 자신의 결정이 착오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상대방 남성의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행위이다.
③ 혼인빙자간음죄가 다수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여성 일체를 ‘음행의 상습 있는 부녀’로 낙인찍어 보호의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보호대상을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로 한정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남성우월적 정조관념에 기초한 가부장적ㆍ도덕주의적 성 이데올로기를 강요한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남녀 평등의 사회를 지향하고 실현해야 할 국가의 헌법적 의무(헌법 제36조 제1항)에 반하는 것이자, 여성을 유아시(幼兒視)함으로써 여성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사실상 국가 스스로가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것이 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은 여성의 존엄과 가치에 역행하는 것이다.
위계간음죄를 적용할 여지 [대판2012도14253]
❝ 혼인빙자간음죄는 위헌으로 폐지된 것이고, 위계간음죄는 반성적 고려에 의한 폐지이다.
2022년 12월 '동기설' 폐지로, 둘의 법적 효과는 이제 차이가 없다.[8]
혼인빙자간음죄 위헌결정이 내려진 직후 위계에 의한 간음의 사건이 기소되었다. 검사는 위헌결정은 '혼인빙자·음행의 상습'부분에 내려진 것이고[주 7] '위계에 의한 간음' 부분은 유효함을 주장했다.
대법원은 구 형법 제304조의 삭제는 법률이념의 변천에 따라 과거에 범죄로 본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에 대한 위계간음 행위에 관하여 현재의 평가가 달라짐에 따라 이를 처벌대상으로 삼는 것이 부당하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는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범죄를 구성하지 않게 되어 형이 폐지되었을 때에 해당하여, 위계간음 행위는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주 8]에 의하여 면소판결의 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친고죄

다른 결합 및 결과적 가중범이 아닌 기본법인 강간죄, 강제추행죄만 친고죄로 되어 있었다. 경찰이 증거를 얼마나 제대로 확보했는지에 따라서, 또 공소장변경에 따라 공소조건이 너무 쉽게 좌우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2013년 6월 19일 개정으로 비친고죄가 되었다.

[대판82도1504]
❝ 비친고죄가 공소장변경에 의해 친고죄로 변경되고서 고소장이 제출된 경우 그 공소제기절차는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강간 후 살해당한 피해자를 두고 검사가 강간치사죄로 기소하였다가 국과수의 검증을 거치고서 1심에서 강간죄와 살인죄의 경합범으로 공소장이 변경되었다. 그 후 피해자의 아버지가 고소장을 제출하였는데, 법원은 강간죄는 친고죄로서 피고자의 고소가 있어야 죄를 논할 수있고 기소 이후의 고소의 추완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하였다.

부연설명

  1. 2009.11.26. 위헌결정, 2012.12.18. 삭제.
  2. 2020. 5. 19. 신설
  3. 2012. 12. 18. 삭제.
  4. 해당 사건의 2심에서는 "댄스홀에 다닌다고 다 내놓은 정조가 아니다"라며 1심의 혼인빙자간음죄 무죄판결을 파기하였다.
  5. 대판2009도3580 판례는 "성의 결정에 있어 생물학적 요소와 정신적·사회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라 하여 개정 전에도 트랜스젠더 여성을 인정하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 판례 이전에는 FTM인 성전환자 대상으로는 강간이 있어도 강제추행죄만이 인정되었다.
  6. 정범 자신이 직접 범죄를 실현하여야 성립한다는 뜻
  7. 위헌결정이 내려진 부분에 대한 기소라면 법원은 무죄판결을 내려야 한다.
  8. "범죄 후의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었을 때, 판결로써 면소의 선고를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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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