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영어: Homosexuality)는 같은 젠더의 사람들 사이의 성적인 끌림을 느끼는 성적 지향성을 말한다. 과거에는 동성연애로도 불렸으며, 영어로는 같음을 뜻하는 접두어 "homo-"와 결합하여 Homosexual(호모섹슈얼)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레즈비언은 여성 동성애자, 게이는 남성 동성애자를 일컫는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달라져 왔다. 동성애가 장려되었던 대표적인 시대는 그리스로, 성인 남성과 청년의 동성애는 소크라테스의 책에서 알 수 있듯이 비난받을 사항이 아니었다. 동성애가 처음 문제시 되기 시작한 것은 3세기 경으로 알려져 있다.
동성애의 다양성
성적 지향성이 이성애 또는 동성애로 명확히 구분되는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이는 잘못된 이분법적 사고이다. 두 가지 범주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범주 간의 구분이 명확히 규정되는 것도 아니다.
일단 이성애-동성애 연속체(heterosexuality-homosexuality continuum)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다음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성적 지향성이 존재한다.
- 이성에게 끌림을 느끼며 동성에게는 전혀 끌림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 이성에게 주로 끌리지만 동성에게도 약하게 끌리는 경우
- 동성에게 주로 끌리지만 이성에게도 약하게 끌리는 경우
- 동성에게 끌림을 느끼며 이성에게는 전혀 끌림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
- 동성과 이성 모두에게 비교적 동등하게 끌리는 경우
게다가 이성애-동성애 연속체와는 별개의 축으로 성적 끌림이나 성적 욕구의 유무를 기준으로 하는 성애-무성애 연속체(gray asexuality)를 상정하면 다양성은 더욱 증가한다.
동성애혐오
학문적 계보
폴 크라프트 에빙
프로이트의 동료였던 폴 크라프트 에빙은 그의 저서 《성정신병 (1894)》에서 가장 고귀한 형태의 이성애적 사랑이 도착적인 성행위의 유형으로 인해 위협받는다면서, “경험적으로 보면 성행위 중 강간, 사지절단, 여성동성애, 수간은 정신 병리적 토대를 가진다”고 설명했다.[1]
영국 의학저널은 이러한 혐오발언이 담긴 에빙의 저서에 대해 “이런 종류의 책들 가운데 가장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혹평했다.[1]
미셸 푸코
푸코가 빅토리아 시대부터 20세기까지의 섹슈얼리티를 둘러싼 담론들을 분석한 것은 동성애의 사회적 구성에 대한 최초의 명확한 표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2]:46
역사
부적절한 예시
고대 그리스
고대 그리스의 '남색'은 동성애가 자연스럽게 존재해 왔다는 논리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예시이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성인 남성인 '시민'이 시민이 아닌 사람 즉 아동, 청소년, 여자, 노예에 비하여 더 높은 사회적 위치를 차지했고 "성적 삽입이 지배를 테마로 삼았"기 때문에 시민은 그 어떤 비시민과도 성적 만족을 추구하였고, 따라서 동등한 성적 파트너 또는 동등한 로맨틱 파트너 사이의 교류를 기반으로 하는 '동성애' 개념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3]
오해
동성애는 정신병이다
"동성애는 정신병이다"라는 말은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이 중 일부는 명시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 짧은 문장 안에는 "동성애는 정신병이다"라는 (잘못된) 사실 명제, "정신병과 마찬가지로 동성애는 나쁜 것이다"라는 당위 명제, "그러므로 동성애는 치료해야 한다"라는 당위 명제, 마지막으로 "마땅히 치료해야할 동성애를 치료하지 않는 동성애자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라는 당위 명제 등이 담겨있다.
일단 동성애를 그 자체로 정신병이라 간주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므로 함축된 모든 당위 명제는 성립하지 않는다. 1952년 DSM(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의 초기 판본에서는 동성애를 질환으로 분류하였으나 미국의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의 지원을 받은 연구의 정밀한 조사 결과로 즉각적인 비판을 받기 시작하였다. 이어진 여러 연구의 결과로, DSM의 1973년 개정판에서는 "동성애는 그 자체로 판단력, 안정성, 신뢰성, 기타 일반적 사회적 또는 직업적 능력의 저하와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명시하였다.[4][5]
또한 정신병은 그 자체로 나쁜 것이 아니다. "동성애는 정신병이다"라는 말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감기나 당뇨 등 소위 '신체적' 질병과 달리 정신질환에 대해서만 유독 사회적 낙인찍기가 심각하다.
마지막으로, 동성애자가 동성애로 인한 스트레스, 인간 관계 문제, 사회생활에서 겪는 어려움 등을 이유로 심리상담을 받을 수도 있고, 성적 지향성을 바꾸기 위한 심리치료를 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동성애자가 사회적 소수자이기 때문에 더 빈번하게 겪는 일일 뿐이지 동성애가 그 자체로 문제임을 함축하지 않는다. 이성애자이건 동성애자이건, 어떤 이유에서라도 자신의 성적 지향을 탐구하거나 바꾸길 원한다면 이를 시도할 수 있어야 하며, 원치 않는 누구에게도 '치료'를 강요해서는 안된다. '동성애자를 치료하여 이성애자로 만든다'는 표현은 이성애만을 정상적인 성적 지향으로 간주하는 반-동성애적 편견을 담고 있다.
동성애가 정신질환이라면 동성애를 사유로 병가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동성애는 에이즈와 연관이 있다
동성애와 에이즈의 연관성은 에이즈 발병률의 절대 다수가 남성이며, 그 중에 소수자인 게이의 지분율이 높다는 데서 나온 발언이다.
하지만 이는 성적 지향성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이며, 에이즈는 에이즈 보균자와의 성관계 혹은 직접적 피나 체액 간의 접촉으로 옮는다. 다시 말해 에이즈 보균자가 아니면 무슨 짓을 해도 에이즈에 걸리지 않으며, 에이즈 감염자라면 게이가 아니라도 성적 행위나 수혈과 같은 직접적 체액을 교환하는 행위로 옮을 수 있다.
게이가 에이즈 발병율이 높은 것은 게이의 성관계 스타일에서 이유를 찾아 볼 수 있는데, 콘돔을 사용하지 않거나 항문을 통한 성교를 할 때 상대적으로 항문이 찢어지기 쉽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게이의 에이즈 발병 비율이 높다는 것을 근거로 동성애 혐오를 하는 것은 에이즈 발병 매커니즘에 대한 무지일 뿐 아니라 레즈비언을 지워버리는 행위이기도 하다. 실제로 레즈비언의 성관계로 인한 에이즈 발병 사례는 0건으로, 이성간 성행위에 비해서도 비교할 수 없다.
동성애 지향성은 태어날 때 정해지며 절대 바꿀 수 없다
키, 몸무게 등 인간의 거의 모든 다른 특성들과 마찬가지로 성적 지향성 또한 유전자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지 않으며, 다만 약간의 유전성이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 '유전성이 있다'는 것은 '성적 지향성을 결정하는 단일 동성애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뜻이 아니라 '동성애 성적 지향의 발현에 확률적으로 관여하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어떠한 유전자가 있다고 그 유전자가 반드시 발현되는 것도 아니고, 특정한 하나의 유전자의 발현 여부에 따라 성적 지향성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며, 성적 지향성에 유전성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후천적으로 바꿀 수 없음을 뜻하지도 않는다.[6]
한편,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그러면 조금 노력하면 쉽게 바꿀 수 있겠네'라는 인식 또는 발화로 이어져서도 안된다. 첫째, 인간의 성적 지향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유전적 요인, 유년기의 성적 경험, 트라우마, 양육 환경 등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동성애자가 어떤 노력을 얼마나 해야하는지에 개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7] 어떤 이는 상대적으로 쉽게 바꿀 수도 있겠으나 어떤 이에게는 거의 불가능할만큼 어려울 수 있다. 둘째, 애초에 성적 지향성을 바꾸려는 노력을 할지 말지는 개인이 선택할 일이지 타인이나 사회가 강요해서는 안된다. '노력하면 쉽게 바꿀 수 있겠네'라는 말을 이성애자에게는 하지 않으면서 유독 동성애자에게만 한다는 사실 자체가 반-동성애적 편견에 기반하며 이는 동성애자들을 향한 사회적 억압으로 작용한다.
성적 지향성이 바뀌는 경우를 두고, 동성에 대한 성적 지향성을 바꾼다고 표현하지 않고, 성적 유동성때문이라 말하거나, 원래 바이였는데 모르던 정체성을 발견했다고 보기도 한다.
동성애는 자연을 거스른다
"동성애는 자연을 거스른다"는 주장 역시 "인간만이 동성애를 한다", "동성애는 부자연스럽다(자연을 거스른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은 부도덕하거나 불결하다" 등 여러 암묵적 주장을 담고 있다.
하지만 동성애는 보노보 침팬지 등 1,500종이 넘는 동물 종을 비롯, 인간의 모든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행동이므로 자연을 거스른다고 말할 수 없다.[8]
게다가, 다른 종에서 동성애가 전혀 발견된 바 없다고 가정 하더라도 "자연이 어떠하다"라는 사실 명제만로부터 "동성애는 잘못되었다"라는 가치 명제를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에 이 주장은 자연주의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무엇이 자연적인가'에 우리의 도덕적 기준을 맞출 것이 아니라, '무엇이 도덕적으로 올바른가'에 맞춰 우리에게 자연적으로 주어진 조건을 변형해야 한다.
동성애는 군대의 사기저하에 영향을 준다
사기 저하를 막기 위해 군대에서 막아야할 것은 성폭력이지 특정 성적 지향이 아니다. 동성애 때문에 군대의 사기가 저하되는 것이 혹여나 발생할수 있는 커플 등 때문이라면 여군은 존재해서는 안되는가?
같이 보기
출처
- ↑ 1.0 1.1 조셉 브리스토우. 〈1장: 성 과학적 유형들〉. 《섹슈얼리티》.
- ↑ 미미 마리누치. 《페미니즘을 퀴어링!》. 봄알람.
- ↑ 미미 마리누치. 《페미니즘을 퀴어링!》. 봄알람.
- ↑ Staff report (August 12, 1998). Gay Is Okay With APA—Forum Honors Landmark 1973 Events. JAMA 1998;280(6):497–499. DOI:10.1001/jama.280.6.497
- ↑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Appropriate Therapeutic Responses to Sexual Orientation
- ↑ LeVay, Simon (1996). Queer Science: The Use and Abuse of Research into Homosexuality. Cambridge: The MIT Press ISBN 0-262-12199-9
- ↑ Långström N, Rahman Q, Carlström E, Lichtenstein P (February 2010). “Genetic and environmental effects on same-sex sexual behavior: a population study of twins in Sweden”. 《Arch Sex Behav》 39 (1): 75–80. doi:10.1007/s10508-008-9386-1. PMID 18536986.
- ↑ “Against Nature? An exhibition on animal homosexuality”. University of Os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