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리 투쟁

최근 편집: 2023년 4월 16일 (일) 14:17

발단

한국전쟁 중인 1951년 경기도 화성시 매향리 맞은편에 있는 농섬이 미 공군의 사격훈련장으로 활용되기 시작하였고, 1954년부터 사격장 주변에 태평양 미공군사령부 산하 한국 주둔 제7공군 51전투비행단이 주둔하기 시작했다. 공식적으로는 1966년 7월 9일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SOFA) 제2조에 매향리 쿠니사격장이 등재되었다.

미군기지와 사격장의 전체 면적은 94만 9,000 평방미터로 서울 서초구 방배4동 전체에 해당하는 대규모 시설이었다. F-4E, F-16, OV-10 등 다양한 전폭기와 공격용 헬리콥터 등이 로켓포, 기관포, 기총, 레이저포 등의 사격 및 폭격 훈련장으로 활용했는데, 일일 평균 훈련시간 11.5시간 동안 600회의 사격/포격 훈련이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연간 250일 진행되었다. 지속적인 훈련 결과 농섬은 현재 원래 크기의 1/3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이다.

1967년 오폭으로 임산부 사망, 1994년 불발탄 폭발사건으로 인한 가옥 파손, 2000년 5월 오폭 사건으로 인한 주민 6명 부상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하여 사망자 총 12명, 중상 및 부상자 15명에 달하는 인명피해를 입었다. 사격/폭격 훈련으로 인한 소음 공해로 인해 대다수 주민이 난청, 환청 등의 부작용에 시달려야 했으며, 특별한 이유 없이 자살한 주민들도 많았다. 중금속 오염으로 인한 건강상의 간접 피해 사례도 호소되었다.

또한 주로 농업이나 어업에 종사하고 있던 매향리 주민들은 훈련이 없는 주말에만 농사를 짓거나 조업 활동이 가능해서 생계상의 문제도 매우 심각했다.

투쟁의 전개

1988년 매향리 청년회에서 처음으로 유인물을 작성하여 마을 주민들을 중심으로 '매향리 주민피해 대책위원회'를 꾸리게 되었고, 인근 10개 마을 613가구의 날인을 받아 국방부와 경기도, 청와대 등에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인근 8개 마을과 연합하여 '합동소음대책위'를 구성하게 된다.

1989년 팀스피리트 훈련 중 주민 700여명이 매향리의 주한 미군 기지는 물론 배를 타고 사격 표적인 농섬에 목숨 걸고 들어가 점거한 뒤 약 3주간 농성을 진행했고,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매향리 사격장 문제가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고, 한국청년단체협의회, 민족미술협회 등이 매향리 투쟁을 적극 연대하기 시작했다.

2000년 6월 2일 매향리 주민피해 대책위원장 전만규는 폭격훈련이 재개된 매향리 사격장에 철망을 뚷고 들어가 사격을 알리는 깃발을 찟고 사격창 철폐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기자회견 직후 전만규 위원장은 화성경찰서로 긴급 연행되었고, 전국연합 소속 42명이 항의방문 끝에 전원연행되었고, 한신대 학생 30여명이 추가로 항의방문을 진행하였다. 전국연합 소속 42명은 다음날 석방되었지만, 전만규 위원장은 구속되어 수원지검으로 바로 이송되었다. 공익환경법률센터는 변호사 김호철·김현만·김효권·선병주·신병동·여영학·윤복남·지기룡 등으로 공동변호인단을 꾸렸고, 7월 13일 보석으로 석방되었다.

2000년 8월 국방부에서 육상 기총사격장만 폐쇄하였다.

2001년 8월 주민 2222명이 국가상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다.

2005년 8월 12일 매향리 사격장이 완전 폐쇄되었고, 8월 30일 미공군기지가 철수되었다.

2011년 4월 11일 10년만에 국가상대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원고들에게 1억 3,20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미군기지과 사격장 주변이 전혀 복구되지 않고 탄피와 불발탄이 나뒹구는 등 많은 문제가 있었다. 주민들과 민미협은 포탄 잔해 등을 수거하여 각종의 설치미술을 만들어 전시하며 투쟁을 이어갔고, 마침내 정부와 화성시에서 복구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그 결과 2017년 6월 유소년 야구장 화성드림파크 개장, 2019년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이 조성되었다.

투쟁의 성과

SOFA 불공정 협정의 문제점을 폭로하게 된 반미투쟁의 하나이다. 또한 주한미군기지의 중금속 오염 문제와 자연 보호 문제 등이 함께 다루어지면서 환경운동단체도 연대하여 투쟁하였다.

현재는 화성드림파크 입구에 매향리 평화역사관이 조성되어 투쟁의 흔적이 보관되어 있으며, 역사관 주변으로는 임옥상씨와 민미협의 미술작품 등이 야외전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