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론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4일 (토) 04:50

목적론(영어: teleology)은 만물을 생성하는 고유한 생성 원인인 목적인(causa finalis)이, 해당 존재에 고유한 목적을 부여한다는 철학 사조이다. 따라서, 목적론은 제반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에 열등과 우월의 개념을 도입하는데, 그것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목적과 합치된 정도가 높으면 우월한 상태이며, 그것과 반대가 되면 열등한 상태라고 규정한다.

어원

'teleology'라는 용어에서 보이는 'teleo-'는 그리스어로 '목적'을 뜻하는 'telos'에서 유래하였다. 그리고 이 'telos'라는 용어는 '변하지 않는 정신', '본질'을 뜻하는 그리스어인 'logos'에서 파생되었다.

사상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 『형이상학』에서 제반자연에 영향을 주는 네 가지 원인을 설명하였는데 그 중에 '목적인'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였다. 이 목적인은 어떠한 사물의 존재 및 생성 그리고 그 속성을 총괄하는 데에 핵심적인 기여를 하는 원인으로, 해당 사물의 총체적인 성격을 규정하는 원인으로 이해되었다. 예를 들어, 목수가 의자를 만들고 있다고 가정할 때, 그는 사람이 편히 앉아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의자를 만들 것이다. 그는 제작자의 이 목적 의식이 해당 의자에 목적인을 부여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목적론적으로 의자가 '우월함' 또는 '완숙함'을 가질 수 있으려면 앉는 용도로 최대한 적합한 존재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러한 목적론을 복잡성이 증대된 사물이 아닌 원자적 사물이나 인간에게도 적용하였다. 따라서, 인간이 가진 고유한 목적인이 있으며, 그 목적인의 방향대로 사는 것이 삶의 정답이라고 하였다.

토마스 아퀴나스

토마스 아퀴나스는 『신학대전』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 개념을 기독교에 접목시켰다. 그는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가지고 있던 고유한 목적인이 존재하는데, 이 목적인은 성경과 교리, 그리고 신앙을 통해 인간이 체화할 수 있다고 하였다. 따라서, 참된 신앙은 곧 신이 인간을 창조한 그 '목적'과 합치되는 것 자체라고 하였는데, 이는 스콜라주의의 목적론적 성격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라이프니츠는 당시 근대적 과학관이 수립되는 과정에서 기계론과 목적론을 조화하려고 시도하였다. 그는 물질적 의미에서 서로 전혀 관계가 없는 '단자'(monad)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설정하고, 정치의 발달 및 세계의 구성을 건설적으로 행하는 원동력으로서도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에 의한 '예정조화'(豫定調和)의 힘에 따라 단자가 서로를 통일하고 재수립하고 있는 과정에 놓여져 있다고 보았다. 그의 유신론적 합리주의는 이후 크리스티안 볼프·이마누엘 칸트 등의 계몽주의 철학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

비판

바뤼흐 스피노자·프랜시스 베이컨·르네 데카르트 등 합리적 기계론자들이 등장하고 과학이 발달하면서 사물에 특정한 목적의식이 고정된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목적론의 존재는 수없이 반박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목적론의 붕괴는 당시 학계에서 팽배하던 기독교 세계관의 붕괴를 의미하기도 하였다.

참고 서적

  • 아리스토텔레스 저, 조대호 역, 『형이상학』(2017년, 길)
  • 토마스 아퀴나스 저, 양명수 역,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읽기』(2014년, 세창미디어)
  • 라이프니츠 저, 『모나드론』(2007년, 책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