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애

최근 편집: 2023년 8월 15일 (화)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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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게이 운동가들이 ‘이성애는 늘 정당한가’를 묻기 시작하며 세상을 바꿔놓았던 것처럼 무성애자들도 묻는다. 성욕은 과연 늘 정당한 것인가."
에이섹슈얼을 나타내는 프라이드플래그. 위에서부터 검정-회색-흰색-자주색

무성애 또는 에이섹슈얼(영어: Asexuality)은 남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거나 현저하게 낮은 경우, 또는 성생활에 대한 관심이 적거나 아예 없는 것을 말한다. 성적 대상의 유무와 성욕의 유무는 무관하다.

개요

무성애(Asexual)은 섹슈얼끌림이 적거나 없는 정체성이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무성애 개념은 에이븐(Asexual Visibility and Education Network, AVEN)에서 제안된 것인데, 이들은 무성애자를 "자신을 무성애로 정체화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무성애자는 사회적으로 지배적인 체계인 성애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비정체화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무성애는 굉장히 다양한 정체성을 포괄하는 엄브렐라 텀이다.

역사

무성애적인 특징을 가진 사람들은 계속 존재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1894년 마그누스 히르슈펠트가 쓴 성에 대한 팜플렛에서 무성애와 유사한 개념이 언급되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알프레드 킨제이 박사는 1948년과 1954년의 킨제이보고서에서 킨제이 척도에 '사회-성적 접촉이나 반응이 없는' 사람들을 나타내는 X 카테고리를 추가하기도 하였다. [1][2]1979년 마이클 스톰스가 제안한 에로틱 지향의 2차원 모델은 이번에는 이성애와 호모에로티즘의 두 분리된 축 중 낮은 축으로 무성애를 포함했다.[3][4]

1983년에 발표된 연구에서 파울라 뉴리어스는 689명의 사람들(주로 대학생)을 대상으로 무작위적이지 않은 표본을 조사함으로써 정신건강과 성적 지향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이 연구는 이성애동성애에 초점을 맞췄지만 양성애무성애성적 지향으로 포함시켰다. 결과는 조사대상무성애자들이 상대적으로 실제 성행위빈도와 바람직한 성행위빈도가 낮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뉴리어스는 또한 이 표본에서 무성애자들은 우울증, 낮은 자존감, 그리고 성적 불화 문제가 약간 더 많다는 것을 알아냈다.[5]

무성애 커뮤니티의 출현

인터넷이 발달하고, 무성애자들은 비로소 서로 연결되고 그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90년대 초중반에는 성관계 관련 뉴스그룹에 가끔 자신의 정체성이나 성적 매력이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검색기능이 빈약해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6][7][8]

최초의 온라인 무성애 커뮤니티는 Zoe O'Reilly가 StarNet Dispatches에 1997년 5월 30일에 작성한 '제 삶은 아메바입니다'라는 글의 댓글란이라 추정된다. 2000년 10월 12일엔 '인간 아메바를 위한 안식처(Haven for the Human Amoeba, HHA)'[9]라는 무성애자를 위한 야후 그룹이 설립되었다. 이 그룹은 이메일리스트와 비슷하게 조직되었고 2001년 8월에는 매일매일 몇 개 정도의 메시지가 오가기에 충분할 정도의 활동회원이 모였다.

데이비드 제이는 2001년 3월에 인간 무성애 가시화 및 교육 네트워크 (Human Asexual Visibility and Education Network, HAVEN)라는 웹페이지를 대학 웹공간에 게시했고, 후에 이는 AVEN으로 한 글자 줄어들었다. 이 페이지는 무성애의 정의를 알려주고 이 정의로 정체화한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페이지였다. [10]

무성애가시화운동

종류

완전하게 어떠한 종류의 성적 끌림도 느끼지 않는 무성애, 아주 연하게나 혹은 아주 드물게 성적인 끌림을 느끼는 회색무성애, 상대방과 정서적으로 친밀해진 이 후에 성적 끌림을 느끼는 반성애 등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무성애에 속하는 성향의 범위를 무성애 스펙트럼(Asexual Spectrum)이라고 말한다.

  • 에이섹슈얼: 무성애자. 성적 끌림을 경험하지 않는다. 로맨틱과는 별개이다. 로맨틱 끌림을 느끼지 않는 경우는 무로맨틱이며, 무성애자는 사람에 따라 연애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
  • 그레이에이섹슈얼/그레이섹슈얼: 회색성애자/회색무성애자. 무성애와 유성애 사이에 있다고 여겨진다.
  • 콰(이)섹슈얼/WTF섹슈얼: 성적 끌림과 미적 끌림 등의 다른 끌림을 구분하지 못 하거나, 무성애 스펙트럼에 속하지만 기존의 분류로는 구분할 수 없는 경우.
  • 데미섹슈얼: 반성애자. 감정적으로 친밀한 유대를 형성한 뒤에 성적 끌림을 경험한다.
  • 프레이섹슈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성적 끌림을 경험하며, 잘 알게 되면 끌림이 사라진다.
  • 리시프로섹슈얼: 화답성애자. 상대가 자신에 대해 먼저 성적으로 끌린 뒤, 자신도 성적 끌림을 경험한다.
  • 아코이섹슈얼/리쓰섹슈얼 : 돌성애자. 성적 끌림을 경험하지만 그 감정을 직접 주고받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섹스에 대한 생각은 이것과 관계 없이 사람에 따라 긍정적, 부정적, 무관심, 중립적일 수 있다. 본래 리쓰섹슈얼이라고 불리었으나 레즈비언 문화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그대로 가져온다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어 아코이섹슈얼로 대체하기도 한다.
  • 쿠피오섹슈얼: 성적 끌림을 경험하지 않지만 성적인 교감을 주고받길 원한다.
  • 네불라섹슈얼: 성적 끌림의 구별에 어려움을 가진다.
  • 오토코리섹슈얼(Autochorissexual/Aegosexual): 대상에 대해 성적 욕구나 판타지가 있으나 그 생각에서 자신이 주체가 되지 않으며, 행동으로 이어질 수 없다.
  • 오토모노섹슈얼(Automonosexual/Autosexual): 자기 자신에게 성적 끌림을 느낀다.

상징

  • 무성애 깃발
    에이섹슈얼을 나타내는 프라이드플래그. 위에서부터 검정-회색-흰색-자주색
    무성애 깃발은
  • 케이크: "섹스보다 케이크가 더 좋다(cake is better than sex)"는 구호에 많은 무성애자들이 공감하면서 생긴 상징.[11]
  • 에이스(Ace): 카드의 에이스(A). 에이섹슈얼의 발음을 이용한 말장난으로부터 나온 말. 로맨틱 무성애자는 하트 에이스, 무로맨틱 무성애자는 스페이드 에이스, 회색 무성애자는 클로버 에이스, 반성애자는 다이아몬드 에이스.
  • 검은 반지: 무성애자를 상징하는 액세서리로서 오른손 중지에 낀다. 이를 모르고 무성애와 관련 없이 중지에 검은 반지를 끼는 사람들이 있어 반지 대신 팔찌를 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12]

인구

과학 잡지 뉴 사이언티스트에는 성인의 1%가 무성애자라는 조사 결과가 실렸다. 캐나다 브록대의 앤서니 보게트 연구원이 영국인 1만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1%가 '다른 사람에게 성적으로 전혀 끌려본 적이 없는' 무성애자로 나타났다. 전 인구의 3%~10%가 동성애자임을 감안했을 때 1%라는 수치가 무시할만한 수치는 아니다. [13] [14]

편견

무성애자라고 하여 사랑을 하지 못하는 것인가?

아니다. 단지, 무성애는 성적 끌림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사랑은 충분히 할 수 있고, 사랑을 느낀다. 이런 경우는 무성애자와 무로맨틱을 혼합해버리는 경우이다.

무성애자가 성적 불구자나 불감증,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것인가?

위에서 말 했듯이, 무성애는 성적 끌림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성욕과 오르가즘은 모두 느낄 수 있다. 또한 정상적으로 성적인 행동이 가능하다. 단지, 성적인 행위를 하고 싶다는 의지가 없을 뿐이다.

성욕이 있으면 자위도 하고 섹스도 하는데 무성애라니?

무성애는 섹스를 한다는게 아니라 그 것을 할 때 자기 자신이 하고 싶었느냐에 있다. 정확하게는 어떤 인물과 하고 싶다는 끌림을 느끼느냐 이다. 누구든지 어떤 특정 인물과 섹스를 하고 싶다는 끌림을 느끼지 않아도 자신의 판단 하에 섹스를 경험할 수는 있다.

금욕주의나 독신주의와 뭐가 다르지?

금욕주의는 자신이 욕구를 느끼는 것을 절제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절제해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는다. 하지만 무성애는 자기가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누군가와 관계를 하고 싶다고 느끼지 않는 것이다. 금욕주의가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를 억지로 잠궈놓은 것이라면, 무성애는 애초에 물이 나오지 않는 수도꼭지인 것이다.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니 슬픈 일이지 않나?

사랑을 못 느끼는 것은 무로맨틱 범주이다. 무성애는 성적 끌림과 관계된 것이지 연애 감정과는 관계가 없다. 또한 사랑을 못 느낀다고 슬프겠다고 마음대로 단정하는 것은 상당히 무례하다. 당신이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하루 종일 외롭고 슬픈 것은 아니지 않나? 당신이 좋아하고 아끼는 것들을 하거나 볼 때 즐겁고 행복할 것이다.

짝을 찾지 못해서 그런 건 아닐까?

그렇게 따지면 이성애자 들은 자신이 어떻게 이성애자라고 생각 하는가? 아마 적절한 동성 짝을 찾지 못해서 일 것이다. 동성애자는 어떻게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하는가? 아마 적절한 이성 짝을 찾지 못해서 일 것이다. 양성애자는 어떻게 자신이 딱 두가지 종류의 성에만 끌린다고 생각하는가? 아마 그 두 종류의 성이라는 범주를 벗어나는 짝을 만나지 못해서일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의 성지향을 정체화할 때, 꼭 어떤 관계에 진입하여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상호작용을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 생각, 욕망 등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무성애자든 어떤 종류의 성애자든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자신이 어떻게 변할 지는 알 수 없다. 단지, 자기자신의 현재를 고민해 봤을 때 무성애자이기에 그렇게 정의내린 것이다.

관련 단체와 사이트

기타

  • 2016년 6월, 퀴어문화축제가 열린지 17년 만에 무성애자들이 처음으로 참가했다.

같이 보기

출처

  1. Kinsey, Alfred C. (1948). Sexual Behavior in the Human Male. W.B. Saunders. ISBN 0-253-33412-8
  2. Kinsey, Alfred C. (1953). Sexual Behavior in the Human Female. W. B. Saunders ISBN 025333411X
  3. Storms, Michael D. (1979). "Sexual Orientation and Self-Perception." ed. Pliner, Patricia et al. Advances in the Study of Communication and Affect. Volume 5: Perception of Emotion is Self and Others Plenum Press.
  4. Storms, Michael D. (1980). "Theories of Sexual Orienta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8: 783-792.
  5. Nurius, Paula. (1983). "Mental Health Implications of Sexual Orientation" The Journal of Sex Research 19 (2) pp.119-136
  6. Claia Bryja (1990.12.17). “Committed, Loving, yet Asexual Relationships(헌신적이고 서로 사랑하지만 비-섹슈얼한 관계맺기)”. 2022.11.11에 확인함. 
  7. Takahiro, Horie (1996/11/5). “I plan to die a virgin”. 2022/11/11에 확인함. 
  8. J B (1998/1/22). “ASEXUALITY”. 2022/11/11에 확인함. 
  9. https://web.archive.org/web/20021203005824/http://groups.yahoo.com/group/havenforthehumanamoeba/
  10. http://web.archive.org/web/20020324180619/http://djay.web.wesleyan.edu/
  11. Davey (2004년 6월 24일). “What Aven needs most”. 《Asexuality.org》. 2019년 7월 23일에 확인함. 
  12. Rawphish (2005년 6월 17일). “Black rings and other ways to show asexual pride”. 《Asexuality.org》. 2019년 7월 23일에 확인함. 
  13. “無性愛 권리장전… 사랑은 해도 섹스는 싫다”. 《동아일보》. 
  14. “Study: One in 100 adults asexual”. 《CNN》. 2004년 10월 15일. 
  15. ““무성애는 인간의 다양한 표현 중 하나일 뿐이죠””. 《한국일보》. 
  16. “‘폭력적인 남성성의 감옥을 탈출하는 법”. 《일다》. 2016년 3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