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동포 사회와 우리의 과제(1993)

최근 편집: 2019년 6월 9일 (일) 01:50

장태한: 1974년에 미국에 와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UC 리버사이드대학 인종학 교수로 있음. 미국내 소수민족 문제 전문가로 "흑인 그들은 누구인가"와 다수의 저서를 펴낸 바 있다.

미주한인동포사회는 백여년의 미주이민 역사상 가장 어려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 다. 4•29 LA 사태가 초래한 경제적인 타격과 정신적인 충격은 과연 한인사회의 재기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본국에서는 문민정부의 탄생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계기로 신한국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서서히 미주한인동포 사회에도 그 영향이 미치기 시작하고 있다.

미주한인동포사회는 본국지향적인 정치성향 이 매우 강했기 때문에 한국의 정치상황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으며 따라서 직접 또는 간접 적인 간섭과 영향을 받아왔다.

미주한인동포들은 본국정부의 탄압과 미국내의 인종 차별을 동시에 받는 이중탄압의 어려움을 감수해 왔다. 영사관 그리고 안기부의 노골적인 간섭과 언 론통제로 인한 민주화 운동세력의 분쇄 등은 70 년대와 80년대초까지 흔히 볼 수 있었던 미주한 인사회의 모습이었다. 또한 미주한인들은 소수민 족의 일원으로서 미국사회 속에 깊숙이 뿌리 박 혀 있는 인종차별과 수모를 당해왔다. 다시 말하 면 본국정부의 부당한 간섭과 미국내의 인종차 별을 동시에 받는 이중의 고통을 감수해 왔던 것이다.

4•29 L.A.사태는 우리에게 새로운 자각을 주었다. 미주한인들도 미국내의 소수민족으로서 심한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을 4•29 LA사태의 가장 심한 피해자로서 절감했다 따라서 인종차별에 대항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이 미주한인 동포사회에서 추진돼야 할 것이다.

본국 문민정부의 개혁의 바람을 지켜보고 있는 미주한인 사회는 앞으로의 방향을 어떻게 결정 할 것인가?

4•29 L.A.사태를 경험했고 본국 문민정부의 개혁의 바람을 지켜보고 있는 미주한인 사회는 앞으로 방향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의 과제는 무엇인가?

미주한인동포사회는 Korean American으로서 의 위상정립도 해야 한다. Korean American은 누 구이며 그 역할은 무엇인가가 설정돼야 구체적 인 활동을 벌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Korean American은 한국계 미국시민으로서의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능동적으로 일을 해결해 나가는 것 을 의미한다. 또한 앞으로 욕 실현될 조국통일에 중 재자(?) 로서의 역할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라고 강조하고 싶다. 중재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 기 위해서는 북한과 남한 정부 그리고 국민들로 부터 신뢰 받을 수 있는 밑바탕이 있어야 한다 Korean American의 역할은 바로 이러한 중재자 가 되기 위한 밑바탕을 하나 둘씩 쌓아 올라가 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력 신장이 4•29 L.A.사태 이후 미주한인 동포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등장했다. 그 러나 정치력 신장이란 한인 정치가 몇 명을 탄 생 시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인사회의 대변자 역할을 할 수 없는 한인 정치가는 우리에 게 필요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독소적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어에 능숙 하고 미국사회의 참여가 가능한 젊은 세대들이 실체로서 압력단체를 구성하고 미주한인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 즉 인종차별, 인권탄압, 법적 불평등, 언어 문화장벽, 노동 탄압 등의 문제 들올 직접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 것을 위해서는 재력과 경험을 갖고 있는 의식 있는 1세들과 2세 들의 공동보조가 절대 필요할 것이다.

인종차별, 인권탄압, 법적 불평등, 언어• 문화장벽, 노동 탄압 등의 문제들을 직접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재력과 경험을 갖고 있는 의식있는1세들과2세들의 공동보조가 절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미주한인동포사회는 공부하는 자 세를 확립 해야 한다. 공부한다는 것은 단순히 학 교에 다니고 책 읽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 라 앞으로 닥쳐올 문제들을 이해하고 미리 준비 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주한인동포사회에 또 많은 시련이 닥쳐올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공부 하고 준비하여 피해를 줄이고 4•29 L.A.사태와 같은 억울함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미주한인동포 사회의 과제는 공부하면서 준비하는 자세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