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을 해보자

최근 편집: 2019년 5월 15일 (수) 10:58

일반적인 차원에서 번역이 효과적인 의미 전달을 하기 위해서는 단어 대 단어 대응을 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맥락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번역을 단순히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옮기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잘 된 번역에는 번역 뿐만 아니라 글쓰기 및 마케팅 요소도 활용이 된다.

기계적인 번역이 아닌, 한국어로 읽었을 때 자연스럽게 읽히는 문장과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된다.

번역문의 대상 독자층의 현존 지식 체계에 자연스럽게 접목되는 용어 선택이 필요하다. 읽는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언론을 통해 특정 용어가 공론화 되었을 때 그 용어를 활용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한국은 아직도 언론이 앞장서서 "00녀" 등의 표현을 만들어내는 등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의 인권에 대한 의식이 희박한 상태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주류 언어에 도전하고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 (한국도 상태가 심각하지만, 현상만 따지면 소위 "인권 선진국"들도 그렇게 먼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읽는 이가 이해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과제는 여전히 남는다. 예를 들어 독자층의 대다수가 "퀴어"라는 표현을 모른다면 Queer를 번역 할 때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및 성 정체성을 문제삼는 이들(퀴어)" 등 병용이 도움이 된다. 마찬가지로 대중이 "서류미비자", "미등록 이주노동자"라는 표현을 전혀 모른다면 "서류미비자(불체자)" 또는 "서류미비자(반 이민 서사에서는"불체자"로 불리는)" 등으로 병기가 필요하다. 어느 정도 인식이 확보된 경우에는 단독 병기를 추진해도될 것이다.

이런 번역이 지양되고 대신 기계적인 번역이 필요하게 되는 경우도 일부 존재한다. 법, 국제 협약 등 관련 번역은 단어 대 단어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 문제의 소지를 줄인다고 일부에서 본다.

원문과 대상 언어가 사용되는 맥락의 차이에 대한 이해 또한 알맞는 표현이 필요하다.

표현의 경제성: 번역을 할 때 언어만을 건너는 것이 아니라 언어권을 건너게 되어 추가적인 배경 정보나 맥락 등이 필요하게 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추가 할 때, 어느 정도의 선이 적절한 정보의 추가인지, 지면의 한계가 있을 경우 어떤 추가적인 정보가 더 중요한 지 등의 선택이 필요하다.

텍스트는 맥락 없이 존재하지 않는다. 텍스트는 웹사이트에 기재되거나, 디자인과 같이 인쇄되어 배포되거나, 광고판에 들어가거나, 스마트폰 앱에 사용된다든지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 될 수 있다. 번역을 맡길 때 전반적인 내용이 어디에 들어가는 것인지 파악 할 수 있도록 번역자에게 원문만을 줄 것이 아니라, 원문을 디자인까지 포함해서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팀으로 일하면서 번역 담당, 검토 담당, 그리고 총괄 담당으로 나뉘었을 때 검토 담당에게 원문 없이 번역문만 주고는 "맞는지 확인해달라"라고 할 때가 있는데, 이러면 문장이 이해가 안 될 때 생소한 주제라서 이해가 안 되는 것인지, 추가 정보가 부족해서 이해가 안 되는 것인지, 번역이 잘못되서 그런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 검토 담당에게 원문을 주고, 가능하면 원문의 디자인까지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번역 된 내용을 최종 디자인에 옮기는 작업을 디자인 담당이 하고 있을 때, 그 언어 및 언어권의 디자인 특정적인 요인에 대해서도 자문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베트남어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디자이너가 한국어를 베트남어로 번역한 텍스트를 붙이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한국어에 대해 모르는 디자이너가 작업을 할 때 제일 많이 저지르는 실수는 기본 폰트체로 문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윈도우 상에서 기본 폰트는 굴림 폰트이며[주 1], 이렇게 인쇄를 하면 정말 대충 만든 것 같아 보이는 디자인이 완성된다.

"한인과 아시안 청년"이라고 했을 때 "한인 청년과 아시안 청년"으로 읽힐 가능성

참고 문헌

부연 설명

  1. 오피스맑은 고딕으로 대체되었으나, 일러스트레이터, 인디자인, 포토샵에서 그냥 글을 붙이면 굴림으로 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