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체트 병

최근 편집: 2023년 1월 2일 (월) 08:11

베체트병은 발병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전신성 혈관염으로, 재발성 구강 궤양 및 생식기 궤양, 안구, 관절, 피부, 혈관, 신경계에 대한 침범이 특징이다.

개요

1937년, 터키의 피부과 의사인 훌루시 베체트(영어: Hulusi Behcet)가 구강 궤양 및 성기 궤양, 안구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환자 2명을 보고하면서 그의 이름을 따 베체트병이라 불리게 되었다.

베체트병 환자의 약 3%에서만 16세 이전에 이 질환의 특징적 증상들이 모두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20~35세 정도에 발병한다. 또한 발병률은 성별과 무관하지만 남성 환자의 경우 좀더 심한 증상을 보인다.

베체트병은 지중해 연안, 중동 지방 및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극동 지방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률

베체트병이 발생하는 지역의 지리학적 분포는 실크로드의 역사와 일치한다. 베체트병은 주로 극동, 중동, 그리고 지중해 연안 지역들에 발생하며, 국가로는 일본, 한국, 중국, 이란, 터키, 튀니지, 모로코 등이다. 성인의 발병률은 일본 1/10,000, 터키 1/1,000 ~ 3/1,000, 북유럽 1/300,000로, 일본과 북유럽이 30배 이상 차이난다. 반면 미국호주에서는 발병 기록이 드물고, 심지어 발병 비율이 높은 집단에서도 어린이들의 베체트 병의 발병률은 매우 낮다. 성인에 비해 어린이들에게 있어 베체트 병은 매우 드물고, 성인들보다는 어린이 환자들이 더 많은 가족 병력을 갖고 있다.

증상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구강과 성기에 흔한 만성궤양 재발이 있고 눈과 피부 등에도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사춘기 후의 어린이들에게 있어 이 병의 양상은 성인과 더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몇 가지 차이는 있지만 어린이 베체트병과 성인 베체트병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 구강 궤양
구강 궤양은 가장 흔히 생기는 증상으로, 대부분의 환자에게 관찰되며 환자의 2/3 정도가 초기에 나타난다. 혀 주위, 구강 점막, 후두 주위 등 입안 어느 곳이나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는 작은 돌기이지만 점차 커지면서 점막에 궤양이 발생하고, 하얗거나 약간 누런 막이 형성되며 통증이 심하다. 크기는 대개 1cm 미만이며 2개 정도의 궤양이 가장 많고 10개 이상도 드물게 관찰된다. 이러한 구강 궤양은 보통 1년에 3회 이상으로 잘 재발한다. 일반적인 구내염과 헷갈릴 수 있으므로 구내염의 범위가 비정상적으로 크거나 신체 다른 부위의 염증 및 궤양이 관찰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어린이들의 대부분이 다발성 소형 궤양으로 진단되는데, 유아기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재발성 궤양과 구별하기 어렵다. 대형 궤양의 경우 더 드물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치료하기가 매우 힘들 수 있다.
  • 성기 궤양
여성의 경우 궤양이 외음부 및 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대부분 통증이 없고 진물을 동반하기도 한다. 남성의 경우 음낭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음경에도 발생한다. 성인 남성 환자의 경우는 항상 흉터가 남는다. 드물게는 항문 주위에 발생하기도 한다.
여자 어린이의 경우는 주로 외부의 생식기관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이러한 궤양은 구강 궤양과 비슷하다. 생식기 궤양은 사춘기 이전의 어린이에게는 덜 나타난다. 남자 어린이의 경우는 반복적인 고환염이 발생할 수 있다.
  • 피부 병변
피부 병변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여드름 모양의 피부염, 모낭염, 혈관염이 동반된 구진성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주로 하지에 발생하는 결절성 홍반은 붉은색을 띠며, 1-2cm 정도의 작은 덩어리가 피하에 생성되어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회복 시에는 갈색으로 변하면서 부기도 가라앉고 통증도 사라진다. 여드름과 같은 피부 장애는 사춘기 이후에만 나타난다. 이러한 병변은 사춘기 이전의 어린이에게 더 빈번하다.
이상초과민 반응(pathergy reaction)은 팔뚝 부위에 바늘로 찌르는 자극을 주면 통증과 함께 구진이나 농포 등이 24-48시간 내에 관찰되는 반응으로서 베체트 병의 진단 테스트로서 이용된다.
  • 안병변
실명의 위험이 있다. 안구 증상은 베체트병의 가장 심각한 증상 중 하나로 전체 발병률이 약 50%임에 반해 남자 어린이들의 경우는 70%로 더 흔하며, 여자 어린이들은 이보다 더 적게 발생한다. 환자의 대부분이 양쪽 눈 모두에 증상을 보인다. 이러한 안구 병변은 병의 발병 시점으로부터 최초 3년 내에 주로 나타난다.
안구 질환의 과정을 보면 때때로 사물이 흐려지고 만성적인 것이 보통이며, 눈의 통증, 눈부심, 눈물, 발적 및 시력장애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눈의 포도막 앞쪽에 염증이 발생하는 전방포도막염의 경우 시력장애는 거의 없으나 통증 및 발적이 심하다. 포도막 뒤쪽에 염증이 발생하는 후방포도막염은 좀더 심각한데, 망막에 출혈이 발생하거나, 망막이 삼출되거나, 망막 혈관이 막혀 시력장애가 발생한다. 또한 후방포도막염 합병증으로 시신경 위축으로 인해 실명할 수 있다.
  • 관절염
관절이 반복적으로 붓거나 아프고 특히 무릎이나 발목에 자주 발생한다. 베체트병 관절염의 특징은 관절이 지속적으로 아프지 않고 일시적 혹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오래 지속되기도 하기 때문에 통증이 오래 지속된다고 해서 베체트병이 아니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달리, 관절의 영구적 변형을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베체트병 환자 어린이들의 30-50%는 이 관절 증상을 겪고 있다. 보통 발목, 무릎, 손목, 팔꿈치 등에 나타나며, 단일관절성 혹은 소수관절성(4개 이하의 관절에 침범)으로 관찰된다. 이러한 염증은 보통 수주간 지속되는데, 특별한 후유증 없이 해결된다.
  • 신경계
무균성 뇌수막염이나 뇌실질 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며, 뇌 동맥류 또는 혈전증에 의해 중풍이 발생하기도 한다.
베체트병에 의한 신경성 병변은 발작 질환, 두통과 대뇌 증상을 동반한 두개강내 압력 증가가 특징적이며 남성에서 더 심하다. 일부에서는 정신질환 문제를 보이기도 한다.
  • 소화기 증상
대장궤양이나 위궤양으로 복통이나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궤양이 진행되어 장 천공 및 복막염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식도에 궤양이 생겨 연하곤란이 발생될 수도 있다.
  • 혈관계 증상
동맥보다는 정맥에 더 자주 혈전이 발생한다. 장딴지 혈전이 흔하며 장딴지가 붓고 통증을 느낀다. 심한 경우는 복부에 있는 대정맥이 막힐 수도 있다.

진단

환자의 특징적인 임상 증상을 보고 의사가 판단하여 진단하는데, 한 어린이가 국제적인 베체트 병 진단 기준을 만족시키는 데는 1-5년이 걸리며 평균적으로 3년 정도 지연된다고 알려져 있다. 혈액검사나 피부 생검 또는 이상초과민 반응 검사가 진단을 뒷받침해 주기는 하지만 어떤 검사로도 베체트병을 확진하거나 배제할 수 없다.

혈관과 신경계의 병발을 진단하려면 혈관과 뇌의 구체적인 영상 진단이 필요하다. 베체트병은 다기관 질환이기 때문에, 이런 환자들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안과 전문의, 피부과 전문의, 신경과 전문의들이 서로 협조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진단이 어려운 병이므로 이 병이 의심된다면 경험 많은 의사들이 진료과별로 근무하는 대형병원을 찾아가야 한다.

원인

베체트병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학계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일부 지방에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통해, 베체트병에 잘 걸릴 만한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 병원체가 임파구백혈구의 기능 이상을 초래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베체트 병의 유전성에 있어 일정한 유형은 없지만, HLA-B51이라는 특수한 유전자가 환자들 중에서 50-60% 발견되어 이 유전자가 베체트병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적으로 이 병으로 고통받는 사례에 대한 보고가 있다.

예방

예방은 불가능하다.

치료

일반적으로 대증치료를 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생활 습관의 조절, 외용제, 경구약 등의 적합한 치료가 요구된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베체트병이 자주 재발하는 병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꾸준한 치료와 정기적인 검사를 시행하여 질병의 활성도를 평가하고 치료의 부작용이 생기는지를 관찰해야 하며, 장기간 꾸준히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세가 호전되면 서서히 약을 끊을 수도 있다.

베체트 환우 커뮤니티

  • 한국베체트환우협회 : 한국베체트환우협회는 1999년에 베체트환자와 가족들을 위해서 결성한 자조모임이다. 베체트환자와 가족들에게 상담·의료비·결연등의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난치성질환으로 인한 정신적·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여 건강한 사회생활과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스스로 모인 자조회이다. 베체트 질환이 생소한 환자와 가족들에게 치료 정보를 제공하고, 전화상담을 한다.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하고, 의료비가 부족한 환우에게는 의료비 지원을 한다. 2021년 임원진이 교체되고, 내부 사정으로 한해 대부분의 활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출처

  • 서울아산병원. “베체트 병”. 《서울아산병원》. 2018년 6월 12일에 확인함. 
  • “베체트 병”. 《Pediatric Rheumatology Diseases》. 2018년 6월 12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