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시리즈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5일 (일) 16:40

분노의 질주(The Fast and the Furious)는 유니버셜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액션 영화 시리즈이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심히 창대한, 영화사 전체를 돌아봐도 보기 드문 이력을 가진 시리즈다. 처음엔 비교적 저예산의 액션 영화로 시작해 잠입 수사물에 자동차 매니아를 위한 카 액션 신을 많이 가미한 영화 수준에 그쳤으나, 첫 편이 예상 외의 성공을 거두며 시리즈화가 결정되고 점점 스케일이 커지더니 7편을 전후해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는 대작 시리즈로 확연히 자리를 잡았다. 아예 1편부터 대작 시리즈로 시작하거나, 1편이 성공해 시리즈화 되더라도 후속작은 좀처럼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적은 영화라는 장르에서 이렇게 후속작이 나올수록 스케일이 커지고 평가도 전반적으로 좋아지는 경우는 꽤 드물다.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액션영화라는, 액션영화의 궁극적인 목표를 거의 매 작품 달성하고 있는 시리즈.

시리즈 소개

분노의 질주

2001년 독일, 미국 개봉. 시리즈의 두 주인공 도미니크 토레도와 브라이언 오코너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시리즈 초기의 주요 테마 중 하나인 아메리칸 머슬카(도미니크)와 일본제 스포츠카(브라이언)의 대결이 시작된 작품이며, 두 캐릭터가 모는 차량이 나란히 질주하는 장면은 시리즈 전체를 상징하는 장면이 되기도 했다. 차의 디자인이나 슈퍼카 등등에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이 봐도 이 두 사람이 모는 차를 나란히 세워 놓으면 디자인의 방향성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분명하게 느껴진다. 이 아메리칸 머슬카와 일본제 스포츠카의 대비는 시리즈 내내 이어지며, 이것이 카 매니아가 입문하기 위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로 이 시리즈가 여전히 큰 사랑을 받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시리즈의 스토리가 점점 커지면서 조금씩 중요도가 낮아져버린 스트리스 레이싱, 그 중에서도 레이싱용 도로가 아닌 일반 도로를 야간에 불법적으로 점거해 벌이는 레이싱이 1편에서는 스토리 전개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스피드를 높이기 위해 각종 튜닝을 가미한 자동차들, 혹은 음향에 돈을 투자해 멋을 낸 자동차 등 미국인이 사랑하는 자동차 문화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으며, 길게 늘어선 튜닝카들 사이로 노출이 많은 복장의 여성들이 춤을 추는 장면은 이 시리즈 전체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등장인물들이 각자 거물이 되어서 스트리트 레이싱은 그저 사건 해결을 위해 잠시 사용하는 수단에 불과해진 시리즈 후반에 와서도 이 스트리스 레이싱을 위해 카 매니아들이 모인 장소로 돌아오면 등장인물들은 고향에 돌아온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만큼 이 시리즈는 미국의 자동차 문화, 자기 차고에서 자신만의 차를 튜닝하고 때론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레이싱을 벌이기도 하는 문화(물론 스트리트 레이싱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경찰의 단속 대상인 경우가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분노의 질주 1편은 비교적 저예산 영화였기 때문에 영화 기획 단계에서 실제 카 매니아들을 모아 촬영 협조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즉, 이 영화의 배경에 등장하는 차량 중 상당수는 영화 제작진이 영화만을 위해 꾸민 차가 아니라 진짜 카 매니아들이 튜닝한 자기 차를 몰고 와 영화 촬영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는 것.

또 다른 시리즈의 정체성, NOS(니트로) 연료를 사용해 차를 순간적으로 가속하는 연출도 물론 이 작품부터 시작됐다. 특히 이 니트로 가속을 시작하면 순간적으로 차가 튕겨져 나가는 것을 영화에서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차창 밖의 풍경이 뭉게지는 듯한 장면이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데, 개봉 당시인 2001년을 기준으론 이런 연출은 매우 신선한 것이었다. 여러모로 시리즈 전체에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의의가 깊은 작품.

Turbo-Charged Prelude

분노의 질주패스트 앤 퓨리어스 2 사이의 이야기를 연결짓는 단편. 브라이언이 경찰 뱃지를 반납하고 로스앤젤레스를 떠나는 과정을 보여주며, 길이는 7분이 조금 안된다.

패스트 & 퓨리어스 2

패스트 & 퓨리어스 2 미국 개봉 포스터

2003년 미국, 독일 개봉.

도미닉 토레토를 연기한 빈 디젤이 각본을 읽어보고 실망해 출연을 거부하고 대신 트리플 엑스 시리즈 촬영을 시작했고, 브라이언 오코너 역의 폴 워커가 남아 제작된 후속작이다.[1]

후에 시리즈의 중요한 조연으로 자리매김하는 로만 피어스가 처음 등장하는 작품이다. 시간이 흐른 지금 보면 당시 할리우드에서 만들만한 흑인 백인 남성 두 명의 버디물에 이 시리즈의 정체성인 카 액션 신을 굉장히 많이 집어넣은 비교적 괜찮은 액션 영화로, 빈 디젤 하차로 인한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상업적 성공과 흥행을 거뒀다.

분노의 질주: 도쿄 드리프트

2006년 미국, 독일 개봉. 사실상 스핀오프. 한을 제외하면 시리즈 본류의 주요 캐릭터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카메오 출연이 있는데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여기에선 서술하지 않는다.

제목 그대로 도쿄가 배경이며, 헐리우드가 생각하는 일본의 모습이라는 조금 왜곡된 시각이 여실히 드러나는 작품. 흥행면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으나, 이후 시리즈 중흥을 이끌어 낸 감독 저스틴 린이 시리즈에 참여한 첫 작품이란 점에서 의미가 깊다.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

2009년 미국 개봉. 빈 디젤의 도미니크와 폴 워커의 브라이언이 복귀한 시리즈의 전통파 후속편. 사실상 이 작품부터 시리즈의 스케일이 커지기 시작한다.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2011년 미국 개봉. 주요 배경이 브라질로 바뀐다. 드웨인 존슨이 시리즈에 참가한 작품이며, 도쿄 드리프트에 등장했던 한이 다시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카 액션이 주요 테마였던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에서 조금 벗어나 미션 임파서블이나 오션즈 일레븐 시리즈와 유사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무언가 중요한 것을 강탈하는 포멧의 영화로 거듭났다. 흥행 면에서도 크게 성공했으며 세계관 내부에서도 각 캐릭터들이 자신의 위치와 캐릭터를 확고히 가지게 되면서 시리즈 장기화를 위한 포석을 마련한 작품.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2013년 미국 개봉. 저스틴 린 감독이 시리즈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제작한 작품이며, 3편인 도쿄 드리프트의 복선이 회수되기도 하는 작품이다. 스케일이 점점 커지는 시리즈의 중요한 스토리 축 하나가 일단락되고 이후 7, 8, 9편의 사실상 3부작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된 작품.

분노의 질주: 더 세븐

2015년 미국 개봉. 더 오리지널 이후 2년마다 한 편씩 나오기 시작한 이 시리즈가 흥행면에서 매우 큰 성공을 거둬 명실상부한 인기 액션 영화 시리즈의 위치를 굳건히 한 작품이자, 안타깝게도 촬영기간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폴 워커의 유작이기도 한 작품. 폴 워커가 연기한 브라이언 오코너의 퇴장 장면은 많은 영화팬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2017년 미국, 일본, 프랑스, 캐나다, 영국, 아메리칸사모아 개봉.

분노의 질주: 홉스 & 쇼

2019년 개봉한 외전이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2021년 개봉.

등장인물

주연

조연

분노의 질주

  • 빈스
  • 레온
  • 제시
  • 헥터
  • 잭 토레토

패스트 & 퓨리어스 2

  • 수키
  • 지미
  • 슬랩 잭
  • 오렌지 줄리우스

분노의 질주: 도쿄 드리프트

  • 트윙키
  • 닐라 에자르
  • 얼 후
  • 레이코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

  • 카라 미르타
  • 리코 산토스
  • 테고 레오

분노의 질주: 더 세븐

  • 사파르
  • 만도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 막덜린 "퀴니" 쇼

분노의 질주: 홉스 & 쇼

  • 마가리타/마담 M
  • 안드레이코 교수
  • 요나 홉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 레이사 미르타
  • 버디

악역

분노의 질주

  • 자니 트랜
  • 랜스 웬
  • 케니 린더

패스트 & 퓨리어스 2

  • 카터 베론
  • 엔리케
  • 로베르토

분노의 질주: 도쿄 드리프트

  • 타카시
  • 모리모토
  • 클레이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

  • 아르투로 브라가
  • 페닉스 칼데론
  • 라몬 캄포스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 에르난 레예스
  • 지지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 오웬 쇼
  • 라일리 힉스 요원
  • 클라우스
  • 자 (발음 확인)
  • 덴린저
  • 아돌프슨
  • 옥스
  • 아이보리
  • 피루즈

분노의 질주: 더 세븐

  • 모세 자칸디
  • 루이 키에트
  • 카라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 사이퍼
  • 코너 로즈

분노의 질주: 홉스 & 쇼

  • 브릭스튼 로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 오토

미디어믹스

Fast & Furious: Showdown

May 21, 2013 발매

애니메이션: Fast & Furious: Spy Racers

넷플릭스 공개. 2019년부터. 시즌 4까지

Fast & Furious: Crossroads

2020년 8월 7일 발매된 게임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본 분노의 질주 시리즈

관점에 따라서는 만악의 근원. 그러나 정치적 올바름 이란 큰 흐름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보여준 계기가 되기도 한 시리즈.

시리즈 초기에는 여성이 거의 자동차와 비슷한 수준의 소품처럼 등장한다. 특히 시리즈의 중요한 정체성 중 하나인 스트리트 레이싱 장면은 화려한 튜닝카 사이로 노출이 심한 여성이 춤을 추는 장면이 반드시, 법으로 그렇게 찍으라고 정해져 있는 것처럼 등장하며, 그저 차만 좋아하면 될 걸 굳이 레이싱걸이란 이름으로 여성의 노출도 함께 즐기려고 하는 이른바 마초적인 문화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시리즈였다. 시리즈 초기부터 중요한 여성 캐릭터도 등장하고 여성 레이서도 등장하지만, 특히 1편의 여성 묘사는 트로피 아니면 구해야할 공주님 수준이었다.

이 시리즈가 특히 자동차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 10대 청소년들에게 큰 인기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묘사는 경제적으로 성공해서 슈퍼카를 타게 되면 예쁜 여자는 자연히 따라온다라는 왜곡된 선입견이 확산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런 왜곡된 인식이 이 영화가 없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청소년 세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리즈가 이런 식의 묘사로 점철됐던 것은 21세기에 들어서도 헐리우드의 여성에 대한 인식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시리즈가 장기화되면서 아무래도 여성 캐릭터 묘사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고, 시리즈 초기처럼 자동차와 여성이 거의 비슷한 수준의 소품처럼 등장하는 상황에서는 벗어나게 되었다. 주체적이고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의 참여가 늘어났으며, 차를 얻는 것이 여자를 얻는 것이라는 식의 묘사도 점점 줄어들게 된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여기서는 자세한 내용은 서술하지 않지만, 여성의 매력을 이용해 정보를 얻어낸다는 헐리우드 영화의 클리셰가 시리즈 중반에 등장하는데 그 다음편에서는 비슷한 상황에서 여성 캐릭터들이 전혀 다른 해결법을 보여주는 등, 클리셰 탈출을 위해서라도 여성 캐릭터들의 묘사가 점점 입체적으로 변해왔다. 이런 연출 예시는 시리즈 전반을 통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카 액션 매니아를 노린 초기작품이 전세계 관객을 대상으로 한 대작 시리즈가 되면서 여성 캐릭터도 늘어나고 묘사 방식이 조금씩 변화한 것은 시리즈 전체를 돌아볼때 꽤 흥미로운 점이다. 제아무리 헐리우드라고 해도 정치적 올바름이란 시대적 요구는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1. Joel Stice (2014년 7월 18일). “Why Vin Diesel Turned Down ‘2 Fast 2 Furious’ And Six Other Popular Roles”. 《UPROXX》. 2021년 8월 13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