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차일드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5일 (일) 05:05
블러드 차일드
Bloodchild and other stories
지은이 옥타비아 버틀러
한국어 옮긴이 이수현
펴낸 곳 비채
발행일 2016년 5월 30일
ISBN 978-89-34974-25-3

블러드 차일드(Bloodchild and Other Stories)는 1996년에 출간된 옥타비아 버틀러의 단편집이다. 권위있는 문학상인 휴고 상, 네뷸러 상, 로커스 상을 수상하였다.

수록 작품

소설

  • 블러드 차일드
  • 저녁과 아침과 밤
  • 가까운 친척
  • 말과 소리
  • 넘어감
  • 특사
  • 마사의 책

에세이

  • 긍정적인 집착
  • 푸로르 스크리벤디


개요

미국의 SF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의 단편과 에세이를 모은 작품집. 원제는 『Bloodchild and other stories』로 한국에서는 출판사 비채가 2016년 5월에 출간하였다. 총 284쪽.


 페미니즘 요소가 담긴 창작물 목록에 기재된 작품입니다.

작품에 반영된 페미니즘

첫번째 수록작이자 표제작인 『블러드차일드』의 경우 남성 임신을 테마로 다루고 있으며, 외계인들의 거주 지역에서 그들에게 내는 '방세' 대신으로 자신들의 육체를 외계인들의 태아(알)이 자라는 숙주동물로써 제공하는 남성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반강제로 외계인들에게 육체를 내주고 그들의 알을 가져야 하는 남성들의 공포는 주인공 간Gan의 형의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으며, 이는 페미니즘적인 면에서의 재생산 담론을 남성에게 적용시켜 논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마사의 책』의 경우 인간들이 세상을 배운 방식대로 모습을 드러내는 신의 모습이 백인 남성에서 흑인 남성, 결국에는 흑인 여성으로써의 모습으로 정착하는 모습을 통해 세계가 신의 모습에 대해 우리에게 어떤식으로 반영시키고 가르치는지(백인 남성이라는 테두리의 전유물)를 주인공 마사의 입을 통해 말하고 있다.

수록작

  • 블러드차일드(Bloodchild)

트가토이가 첫 번째 유충을 찾아냈다. 통통했고, 로마스의 피로 안팎이 시뻘겠다. 안팎으로 말이다. 알껍데기는 이미 먹어치웠지만 아직 숙주를 먹기 시작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이 단계의 유충은 제 어미만 아니면 어떤 살이든 먹었다. 내버려두었다면 유충은 로마스에게 고통을 주면서 의식을 유지시키는 독을 계속 분비했을 것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먹기 시작했으리라. (p.32)

"그들은 여자를 택하지 않아." 형은 경멸조로 말했다. "가끔은 해." 나는 형을 흘긋 보았다. "사실은 여자를 더 좋아하지. 자기들끼리 얘기할 때 주위에 있어봐서 알아. 여자에게 체지방이 많아서 유충을 보호하기 좋다고 했어. 그렇지만 보통 여자는 자식을 낳게 두고 남자를 택하지." "숙주 동물의 다음 세대를 제공하라고 말이지." 형의 말투가 경멸에서 비통으로 변했다. (p.40)

<블러드차일드>는 남성 임신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언제나 남자가 가장 믿기 힘든 그런 위치에 놓이게 되면 어떨지 탐색해보고 싶었다. 남자도 여자가 하는 일은 다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는 비뚤어진 경쟁심 때문이 아니고, 강요도 아니고, 호기심도 아닌 이유로 임신을 선택하는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궁금했다. (p.54, 작가후기)

새로운 행성에 이주한 인류는 이미 행성에 살고 있던 외계인들인 틀릭과 조우하게 된다. 그 후 여러 세대가 흐르고, 틀릭과 인류는 공생관계가 되어 인류에게서 태어나는 남자아이들은 틀릭에게 하나씩 배당되어 그들이 낳는 알의 숙주가 되어야하는 운명을 부여받는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간Gan은 자신의 어느 날 방황하던 남자가 틀릭의 알을 출산하는 장면의 목격자가 되고, 이것은 자신의 틀릭인 트가토이와의 갈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 저녁과 아침과 밤 (The Eveing and the Morning and the Night)

열다섯 살이 되고, 규정식을 잘 챙겨먹지 않는 방식으로 내 독립성을 보여주려 하자, 부모님은 나를 듀리에-고드 질환 병동으로 데려갔다. 부모님은 내가 조심하지 않으면 어디로 갈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사실은 어차피 가게 될 곳이었다. 시기가 문제일 뿐이었다. 지금이냐, 나중이냐. 부모님은 후자에 표를 던진 모양이다. (p.57) "그 페로몬이 남성에게만 있는 거였다면, 너도 했을걸." 다시 침묵이 찾아왔다. (p.105)

세상의 존재하는 암의 상당수와 많은 심각한 바이러스 질환의 치료제인 헤던코와, 그 헤던코로 인해 유발되는 치명적인 유전병인 DGD. DGD를 가진 사람들은 그들이 가진 공격성과 파괴성으로 배척당하며, 제대로 된 수명을 보장받지 못한다. DGD를 앓고 있는 린은 같은 DGD 환자인 앨런과 만나게 되고, 그와 결혼하기로 결정하면서 그의 어머니가 수용되어 있는 DGD 시설인 딜그에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 가까운 친척 (Near of Kin)

"네 엄마는 널 원했어." 외삼촌이 말했다. "굳이 낳을 필요는 없었지. 아무리 이십이 년 전이라 해도 말이야. (p.111)

돌아가신 어머니의 짐을 정리하기 위해 온 주인공은 외삼촌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에 확신을 얻게 된다. 근친상간을 다루는 짧은 단편.

  • 말과 소리 (Speech Sounds)

그는 지도를 펴고, 라이의 손을 다시 잡더니 어느 지점에 그녀의 집게손가락을 가져갔다. 그는 그녀를 건드리고, 자신을 건드리더니 바닥을 가리켰다. ‘우리는 여기에 있다’라는 뜻이었다. 그는 라이가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알고 싶어했다. 라이도 말해주고 싶었지만, 서글프게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라이는 읽고 쓰는 능력을 잃었다. 그것이 라이의 가장 심각한 손상이자, 가장 고통스러운 손상이었다. (p.141) 라이는 죽은 살인자를 흘낏 보았다. 부끄럽게도 그 남자를 내몬 격정을 일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남자가 누구든 말이다. 분노, 좌절, 절망, 정신 나간 질투심…… 바깥에 그와 같은 사람이 얼마나 더 있을까. 자기들이 가질 수 없는 것을 파괴하려 드는 사람들이. (p.154)

인류의 지성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질병이 지구를 덮친 뒤, 다가온 종말 후의 세계에서 이웃에게 강간 위협을 받던 라이는 남자 형제들이 있는 패서디나로 향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가 탄 버스에서 일어난 싸움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고 옵시디언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라이는 새출발의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러나 인류의 질투에서 비롯된 파괴본능은 그녀의 열망을 압도하고, 분노와 고통의 마지막에 라이는 새로운 길을 얻게 된다.

  • 넘어감 (Crossover)

그녀는 주정뱅이에게 이끌려 호텔로 향했다. 한 블록 저편에서 얼굴에 흉터 있는 남자가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는 술을 또 한 모금 마시고 그 남자가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p.167)

공장에서 하루하루 삶을 연명하는 주인공은 떠난 연인의 환각을 본다. 작가의 자전적 요소가 일부 들어있는 짧은 단편.

  • 특사 (Amnesty)

그녀는 반바지와 홀터톱만 입고 있었다. 커뮤니티들은 그녀가 벌거벗고 있는 쪽을 더 좋아했고, 오랜 감금 기간 동안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내내 벌거벗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그녀는 감금된 포로가 아니었고, 최소한 기본적인 옷은 입어야겠다고 주장했다. 그녀의 고용주는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 그녀가 옷을 입을 권리를 거부하는 외주 계약자들에게는 그녀를 빌려주지 않았다. 외주 계약자는 즉시 그녀를 감싸고 위쪽으로, 수많은 자신들 안으로 끌어 올렸다. 다양한 조작체를 이용해서 끌어 올리다가 나중에는 이끼처럼 보이는 부분으로 단단히 감싸쥐었다. (p.173)

인류의 땅을 점거해버린 외계 존재인 커뮤니티들. 그리고 그들에게 납치되었다가 이제는 그들을 위해 일하는 노아는 커뮤니티들의 구인구직에 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지내온 얘기들과 커뮤니티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 마사의 책 (The Book of Martha)

"어렵지. 그렇지 않으냐?" 신은 지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는 처음으로 진정 자유로운 상태다.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을까?" 마사 베스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신을 제외하고 보이는 것이라고는 끝없는 회색 공간뿐이었다. 마사는 두려움과 혼란속에서 양손으로 넓적한 검은 얼굴을 가렸다. (p.223) "신경이 쓰이기는 해요. 만약 이게 제가 하는 일이라면, 왜 당신을 흑인 여성으로 보게 되기까지 이렇게 오래 걸린 거죠? 당신을 백인이나 흑인 남자로 보는 것보다 더 진실인 것도 아닌데요?" "말했다시피, 너는 삶이 너를 준비시킨 대로 본단다." 신은 그녀를 바라보았고, 잠시 동안 마사는 거울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p.252)

다섯 번째 소설을 집필하던 소설가 마사는 한순간에 갑작스레 신의 초대를 받게 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낯선 공간에 존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신이라는 존재는 마사에게 앞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인류를 청소년기에서 구원할 방법'을 묻고, 마사가 말하는 대로 인류의 방향이 결정지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갑작스런 제의를 받게 된 마사는 신의 공간에서 고민에 빠지게 된다.

  • 그 외 2편의 에세이(긍정적인 집착, 푸로르 스크리벤디) 수록.  

그러니까, 나는 생계를 위해 SF와 판타지를 쓴다. 내가 아는 한 아직도 내가 이 일을 하는 유일한 흑인 여성이다. 조금씩 대중 강연을 하기 시작했을 때, 제일 자주 듣는 질문은 'SF가 흑인들에게 무슨 쓸모가 있습니까?'였다. …(중략)…어떤 종류의 문학이든 흑인에게 무슨 쓸모가 있을까? (p.273)

기타

수록작 중 「블러드차일드」는 1984년 네뷸러상, 1985년 휴고상을 동시 수상하기도 하였다. 「블러드차일드」를 비롯하여 SF와 젠더문제, 인종간의 문제를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들이 실려있으나, 모든 작품이 SF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예를 들어 「가까운 친척」 등.) 각 단편마다 작가의 후기가 실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