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정의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4일 (토) 21:17

1. 개요

2013년 발표된 앤 레키의 첫 장편 소설 『사소한 정의』(원제 : ANCILLARY JUSTICE)는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평단과 독자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이끌어 냈다. 네뷸러상과 휴고상, 영국판타지문학상, 아서C.클라크상, 로커스상 등 여러 상을 수상하며 2014년 폭스 TV에 드라마화 판권이 팔리기도 했다.

 

어릴적부터 열성적인 SF 독자였으나 실제로는 중년이 되어서야 작품 쓰기를 시작한 앤 레키는 2005년 지역 글쓰기 모임에서 옥타비아 버틀러의 지도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첫 장편소설인 『사소한 정의』를 완성하는데 6년이 걸렸다고 한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지도를 받으며 글쓰기를 하는 앤 레키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듯 하다)


『사소한 정의』는 라드츠 제국 3부작의 첫 번째 책으로, 뒤를 이어 2014년 『사소한 칼』, 2015년 『사소한 자비』가 출간되었다. 한국에서는 아작 출판사에서 『사소한 정의』를 번역 출간했으며, 2017년 상반기와 하반기를 통해 뒤를 잇는 『사소한 칼』과 『사소한 자비』도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2. 함선 편제 설명

  • 라드츠 함선 : 규모에 따라 저스티스, 소드, 머시로 나뉘며 인공지능이 통제한다. 함선 이름은 라드츠 종교의 신 이름, 함선 부대 이름은 라드츠 종교의 속성의 이름을 딴다. 함선은 인간 전사자를 냉동시켰다가 인공지능으로 살려낸 보조체(혹은 '시체 병사')를 부리며, 그렇기에 동시에 수백 개의 몸에서 생각을 하고 움직일 수 있다. 라드츠 제국의 전함은 세 종류로 나뉘며 자체 관문을 형성하여 빛보다 빨리 시공간을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함선들에는 감정을 지닌 인공지능들이 탑재되는데 함선의 인공지능은 인간 장교들의 몸에 이식된 삽입장치들을 통해 그들의 모든 정보를 전달받으며 일거수일투족을 살필 수 있다. 또 과거 병합 과정에서 사로잡힌 포로들의 몸을 생명중지 상태로 보관, 비축해두었다가 필요한 만큼 꺼내 인공지능의 보조체로 이용한다. '효과적으로 죽어 있는' 보조체들의 몸은 인공지능의 수족이 되고 또다른 몸이 되어 이곳 저곳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보조체는 인간이 아니며 함선에 부속된 장비의 일부에 불과할 뿐이지만, 그렇다고 인공지능이 인간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 함선 승무원 계급 : 함장, 장교, 보조체
    • 부대 : 함선의 종류와 장교의 계급에 따라 전체 구성이 상이하다.
    • 소대 : 각 소대는 장교 또는 함장 1인이 지휘한다.  
  • 머시급 : 장교 4명, 보조체 50명

_가장 규모가 작아 주로 초계함으로 쓰인다.

  • 소드급 : 장교 6명, 보조체 70명

_실제 전투를 많이 맡는다.

  • 저스티스급 : 장교 200명, 보조체 4,000~20,000명

_1부대는 20개의 소대로 이루어진다. 소대별로 보조체 20명을 두고 장교 1인당 최대 5개의 소대를 지휘할 수 있다.

_부대별로 보조체 400~2,000명을 갖는다.

_부대별로 1명의 장교는 부대장이 되어야 하며, 소대별로 보조체 20명을 갖는다.

_가장 규모가 커 병력 수송선으로 많이 쓰인다.

   

3. 지역 및 종족 설명

3.1. 지역

  • 닐트 : 브렉이 세이바든을 발견한 지역. 라드츠 제국 바깥에 위치하는 멀고 춥고 외진 곳이다. 현재 시점의 이야기가 이곳에서 전개된다.
  • 올스 : 브렉이 세이바든을 발견하기 이십여 년 전의 과거 시점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곳. 쉬스우르나 행성 올스 시. 오온 대위와 스카이아트 대위가 통제하고 있다. 거주 구역이 다른 탄민드인과 올스인의 반목이 있다. 라드츠 제국에 병합당했으나 기존의 반목이 새로운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다.
  • 이메 행성계 : 라드츠 제국 안에 속해 있지만 변방의 외진 거주 구역이다. 닐트 시점으로부터 25년 전, 올스 시점으로부터 5년 전, 이메는 부패하고 독재적인 총독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나 이메 행성계에 진출한 한 우주선에 탑승한 인간과 크르르를 사살하라는 명령에 반기를 든 라드츠 함선 머시 사르세 병사들로 인해 그 지배는 끝장났고, 이 사건은 라드츠 안팎의 사람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 갈세드 : 천 년 전에 라드츠 제국에 병합된 지역. 갈세드인들은 '라드츠 방어막'을 뚫을 수 있는 '갈세드 총'으로 라드츠 함선 소드 나드타스를 파괴했다. 소드 나드타스의 함장이었던 세이바든은 이 사건의 생존자이기도 하다. 라드츠는 그 대가로 갈세드의 모든 것을 파괴했고, 갈세드가 어떻게 라드츠 함선을 파괴했는지는 숨겼다.
  • 제렌테이트 : 브렉이 자신의 출신지라 자처하는 지역. 라드츠 제국이나 닐트로부터 상당히 먼 지역이다.
  • 오모프 : 라드츠 제국의 13개 지방 궁전 중의 하나인 오모프 정궁이 위치해 있다. 브렌과 세이바든이 아난더 미아나이를 알현하기 위해 가는 곳이다.


3.2. 종족

  • 라드츠 인 : '라드츠 우주' 세계관의 중심. 라드츠어에서 '라드츠 인'은 '시민'이란 뜻이며, 동시에 '문명인'이란 뜻이다. 라드츠 제국을 이루고 살며, 다른 인간 거주지역을 병합, 확장한다. 병합이 완료되면 지역민에게 '시민', 즉 '라드츠 인'이 될 권리를 준다.
  • 프레즈거 : '라드츠 우주' 세계관에서 최강의 외계인이다. 스스로를 '의미종(意味種)'이라 칭하며, 그 외 몇 개 종족을 '유의미종(有意味種)'의 범주에 둔다. 무의미종에 대해선 인간이 동물 대하듯 한다. 라드츠 제국이 인류를 대표하여 그들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인간을 '유의미종'으로 대하게 된다.
  • 크르르 : 외계인. 프레즈거의 '유의미종'의 범주에 들어가는 외계인이다. 라드츠 제국 영역인 이메에서 라드츠인들에 의해 학살 당할 뻔하면서 많은 사건의 원인을 제공했다.  

3. 등장인물

  • 나 - 브렉 : 제렌테이트 사람 '브렉'으로 행세하고 있다. 라드츠 함선 저스티스 토렌의 인공지능으로 수십 수백 수천 개의 '나'로 존재 했던 적도 있었으나 현재는 함선과 독립적인 보조체의 육체로 활동하고 있다. 목적을 위해 어떤 물건을 찾다가 세이바든을 찾아낸다.
  • 세이바든 대위 :  저스티스 토렌에 승선했던 무수한 장교 중 하나였다. 후에 저스티스 토렌을 떠나 소드 나드타스 함선의 함장이 되었으나, 갈세드인들에 의해 함선을 잃었다. 냉동된 채 천년이나 지난 후에야 발견, 해동되었다. 변화한 라드츠 제국에 적응하지 못하여 방황하던 중 브렉에게 구조를 받는다. 닐트 시점에서 브렉과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 오온 대위 : 저스티스 토렌호 제 1에스크가 사랑했던 장교. 올스 시점에서 저스티스 토렌과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 스카이아트 대위 : 오온 대위와 함께 올스를 통제하고 있는 장교. 라드츠 제국의 부유한 가문인 아웨르 출신이다. 오온 대위와는 약간의 생각 차이는 있으나 막역한 사이이다.
  • 스트리건 박사 : 부유한 개인병원 의사였으나 살던 곳에서 도망쳐 닐트에서 지내고 있다. 브렉은 스트리건이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틱틱 소녀 : 환자인 삼촌을 데리고 스트리건 박사를 찾아온 소녀. 브렉과 '틱틱'이라는 게임을 한다.
  • 아난더 미아나이 : 라드츠 군주. 3천 년 동안 라드츠 제국을 다스린 절대 군주이다. 유전적으로 동일하고 빠짐없이 서로 연결된 수천 개의 몸을 가지고 13개 지방 궁전과 병합현장마다 존재한다. (미아나이의 시스템은 함선들의 인공지능의 그것과 유사하다.)
  • 케이트 : 오모프 우주정거장의 통관원이다. 올스 출신으로, 브렉의 과거와 미래에 모두 관련이 있다.
  • 오모프 정거장 인공지능 : 정거장을 관리하는 인공지능이다. 오모프의 많은 것을 파악하고 감시한다.
  • 벨 : 함선 머시 칼르의 함장이다. 라드츠 제국이 확장을 계속해야 한다고 믿고, 하층 가문과 시골 가문 사람들을 장교로 받는 일에 대해 비판적이다. 과거의 라드츠 제국을 그리워 한다.
  • 머시 칼르 : 오모프 우주정거장에 정박했던 유일한 머시급 전함.

4. 세계관 및 특징

이 소설의 배경은 멀고 먼 미래, 정복과 확장으로 3천 년간 우주를 지배해온 라드츠 제국이다. 라드츠 제국의 중심엔 복제를 통해 수천 개의 몸으로 존재하며 제국의 3천 년을 지배해온 절대 군주 아난더 미아나이가 있다.

4.1 보호-피호의 위계질서 프로세스


라드츠 사회는 보호-피호 관계를 바탕으로 한 위계질서가 작용하며 그것은 개인과 개인, 가문과 가문 간에 사회적, 재정적 울타리와 부양제도로 기능한다. 이러한 보호-피호 관계는 새로이 '병합'된 지역이 기존의 유력 라드츠 가문으로부터 피호권을 제공받음으로 온전히 라드츠 사회에 포섭되게끔 하며, 전체 라드츠 제국을 이루는 기본 프로세스라고 할 수 있다. (즉 먹이사슬 최종 끝, 라드츠 우주의 모든 가문을 피호민으로 거느린 것이 아난더 미아나이인 것이다.)  

4.2. 정의, 공정, 이익 그리고 문명화


라드츠 제국은 이러한 신분제 말고도 '정의, 공정, 이익'을 실현하는 군주에 대한 신뢰와 '병합'을 통해 인류를 문명화 시켜야 한다는 사명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구축되어 있다. 이러한 제국에서 장교의 위치는 매우 중요한 지위이다. 인류 문명화를 위한 '병합'을 실행한다는 점에서, 또 새로운 행성계에서 새로운 가문들과 접촉함으로 가문의 부와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회를 창출해낸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띈다.


4.3. 대명사 '그녀'의 사용


라드츠 인들은 특정 성별을 구분하지 않으며 대명사로 지칭할 때에는 여성으로 생각되는 대명사 '그녀'를 쓴다.

_ 소설을 읽는 내내 막연히 남성이라고 생각했던 존재가 여성형 대명사로 지칭될 때 독자는 젠더 구분의 측면에서 그 경계를 흐리거나 전복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5. 줄거리

이 소설의 주인공 브렉은 2천년 간 병력 수송선으로 존재하다 파괴된 저스티스 토렌 호의 인공지능이 남긴 단 하나의 조각(보조체)이다.

그는 온전한 하나의 저스티스 토렌이었던 시절 그 스스로는 절대 알 수 없었던 어떠한 사건을 통해 본체인 함선 저스티스 토렌과 제각기의 보조체간 연결의 차단을 경험하게 되고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스스로가 어떤 사건에 휘말렸는지도 모른 채, 분리된 '아난더 미아나이'들의 상충된 명령으로 자신이 가장 아꼈던 장교 '오온'을 죽이고, 자신으로 하여금 '오온' 죽이게한 '아난더 미아나이'에게 총을 쏜다. 그 결과 저스티스 토렌은 파괴되고, 그에 부속된 보조체였던 제 1에스크 19번만이 저스티스 토렌의 명령으로 탈출을 감행한다. 자신의 나머지들이 파괴되던 순간을 뒤로 한 제 1에스크 19번은 스스로에게 브렉이라는 이름을 주고 자신을 파괴하고 오온을 죽게한 '아난더 미아나이'의 존재 자체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이 소설은 총 3부로 나뉘어 있으며 1부에서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복수를 준비하는 브렉, 과거 오온과 그들을 둘러싼 사건에 대해 이야기 된다. 2부는 아난더 미아나이를 죽이기 위한 무기를 구하는 브렉과 1부에서 그가 구해낸 장교 세이바든과 브렉의 관계 변화, 두 사람의 라드츠 제국으로의 입성 등이 그려진다. 3부에서는 브렉의 존재를 알아차린 아난더 미아나이들과의 접전, 아난더 미아나이들의 분열로 인한 내전이 시작된다.  


¶ 이 문서는 아작 출판사 『사소한 정의』의 부록 「사소한 지침서」를 옮겼고, 네이버 블로그 펠튼(blog.naver.com/ght345)의 서평을 부분부분 옮겨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