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테라포밍

최근 편집: 2022년 12월 4일 (일) 18:45

'사이버테라포밍'은 도나 해러웨이의 '테라포밍(영어:terraforming)' 앞에 '사이버(영어:cyber)'라는 단어를 덧붙인 합성어이다.

어원과 의미

컴퓨터와 인터넷을 매개로 한 가상 환경에 해러웨이의 테라포밍 개념을 확장적으로 적용한 것이다. 해러웨이의 '테라포밍'이 지구를 인간뿐만 아니라 비인간 행위자들에 의해 구축되어 온 역사적인 것이자 과정 중의 행성으로 해석하듯이, '사이버테라포밍'은 사이버 환경을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행위자, 그리고 인간 행위자들과 연결된 기계와 동물 등의 비인간 행위자들에 의해 구축되어 온 것으로 해석한다. 누워있기협동조합페미위키가 협력하여 주최하는 '사이버테라포밍 워크샵(2022.11~)'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한국 발(發) 신생 용어이다.

필요성과 의의

인간이 인간중심적인 방식으로 지구를 점유하고 해석하듯이, 사이버 환경은 남성 행위자들에 의해 남성중심적으로 점유되어 있다. 예컨대 여성 위키 편집자는 전체 위키 편집자의 8~16%에 불과하다. 사이버 환경에서 사용되는 언어가 남성중심적인, 남성들의 언어이기에 여성 및 비남성 행위자들 역시 사이버 환경의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기가 몹시 어렵다. 사이버테라포밍은 사이버 환경의 구축에 여성들이 참여해왔다는 역사를 드러낼 뿐만 아니라 사이버 환경이 여성 및 비남성 역시 거주 가능한 환경으로 가꾸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드러낸다. 사이버테라포밍은 테라포밍에 대한 해러웨이의 해석적 전유의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두 가지 측면―역사, 그리고 방법이자 과정으로서의 구축 행위(forming)를 이야기한다.

예시

누워있기협동조합페미위키가 협력하여 주최하는 '사이버테라포밍 워크샵(2022.11~)' 1기는 페미위키 내의 프로젝트 문서 기능을 활용해 '멘헤라/BPD'를 주제로 사이버 지구에 파편화되어 떠돌아다니는 여러 정보 및 지식을 그러모은다. 이 과정을 통해 사이버 환경에 경계선인격장애에 대한 여성혐오적이고 정신병혐오적인 정보들이 만연해 있음을 발견할 뿐 아니라 이에 대항하는 대안적인 정보, 지식들을 재배치, 유포, 연결, 번역함으로써 사이버 환경을 달리 가꾸어 나갈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경계선인격장애와 연관된 인터넷 지식들을 당사자와 주변인에게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아카이빙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