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여성

학술적 의미에서 생물학적 여성이란 유성생식하는 종에서 상대적으로 큰 생식세포를 만들어내는 성을 이르며, 영어로는 "female"로 표기한다. 한국에서는 인간이 아닌 개체를 이르는 경우 "female"을 "암컷"으로 번역하곤 한다.

워마드, 분리주의 페미니즘 또는 TERF 진영에서는 여성인 당사자와 여성이 아닌 외부인의 경계를 구분짓고, 당사자 집단 내의 균일성을 보장하기 위해 "오직 생물학적 여성만"이라는 표현을 차용해서 쓴다.

"오직 생물학적 여성만" 구호의 문제점

생물학 본질주의

"여성"의 정의를 어떠한 생물학적 특성으로 환원한다는 점에서 생물학 본질주의라는 비판을 받는다.

과학적 사실과의 불합치

"XX 염색체를 가진 생물학적 여성만"이라는 표현은 경험과학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생물학적 여성"이라는 표현을 포함한 성별 이분법적 인식들은 대부분 제도적 편의성이나 편견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지 과학적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일례로 간성의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터너 증후군

터너 증후군(Turner syndrome)은 X 염색체가 하나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 나타나는 의학적 상태이다. 지속적인 호르몬 치료를 받아야만 월경 및 유방 발달이 진행되며, 의료적 개입 없이는 출산이 불가능하다. X 염색체가 없거나 하나 뿐이지만 생물학적 정의(더 큰 생식세포인 난자를 생성하는 개체가 암컷으로 정의됨)에 의해 여성(female)이다.

따라서 "XX 염색체를 가진 생물학적 여성만"이라는 표현은 의도치 않게 이들을 배제한다. 호르몬 치료 등 의료적 개입이 있어야만 월경을 하고 유방이 발달한다는 점에서 MTF 트랜스젠더를 비하하는 많은 표현들이 이들에게도 상처를 주게 된다. 또한 "재생산 권리(reproductive rights)에 관련된 발언은 재생산 가능한 당사자들만 참여하라"는 식의 주장 또한 의도와 달리 이들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는다.

터너 증후군은 여아 2000~5000명 중 1명 꼴로 나타난다.

클라인펠터 증후군

클라인펠터 증후군(Klinefelter syndrome)은 X 염색체를 추가로 가진 남성에게서 나타나는 의학적 상태이다. 대체로 물임이고 유방이 발달하지만 생물학적 정의상 남성(male)이다.

따라서 "X 염색체 두 개인 여성만" 같은 표현은 의도치 않게 이들을 포함한다.

클라인펠터 증후군은 남아 500명 중 1명 꼴로 나타난다.

안드로겐 무감응 증후군

안드로겐 무감응 증후군(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 AIS)은 XY 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나 안드로겐(소위 "남성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수용체 이상으로 발달 과정에서 안드로겐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거나 약하게 받아서 나타나는 의학적 상태이다. 성염색체 상 남성이지만 외관상 여성적 신체를 가진다. 자궁은 없으나 생식기 외형이 여성 형태이며, 대체로 여성의 젠더 정체성을 갖고, 타자에게 여성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이들은 여성의 신체와 여성의 정체성을 가진 채 여성의 삶의 경험을 겪으며 살아가지만 "XX 염색체를 가진 생물학적 여성만"이라는 표현에 의해 의도치 않게 배제된다.

안드로겐 무감응 증후군은 20,000~50,000명 중 1명 꼴로 나타난다.

질 폐쇄증

질 폐쇄증(Vaginal atresia)은 질이 비정상적으로 폐쇄되어 있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의학적 상태로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양한 치료 방법이 존재하며, 외과적 수술로 질을 넓히거나 새로운 질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

따라서 "보지달린 여성만" 같은 표현은 의도치 않게 이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며, 성전환 수술을 한 MTF 트랜스젠더를 "인공 보지" 등으로 부르며 비하하는 많은 표현들이 이들에게도 상처를 주게 된다.

질 폐쇄증은 여성 5,000명 중 1명 꼴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