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성추행 사건

[단독] '성범죄로 얼룩진 상아탑'…서울대 교수 제자 성추행 CBS노컷뉴스 김기용·김광일 기자 메일보내기 2017-04-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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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8 폰트사이즈 인쇄 경찰, 제자 성추행 혐의로 서울대 공대 교수 수사 (사진=자료사진) 서울대에서 또다시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2013년 이후 서울대에서만 4명의 교수가 성범죄로 징계를 받고 파면·해임됐지만 여전히 일부 교수들의 그릇된 성(性)의식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

◇ 서울대 "사건 처리 위해 최선"…징계 상황은 함구

(사진=자료사진)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특별수사대는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서울대 공과대학 소속 A 교수를 불구속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A 교수는 지난해 말 교수실에서 대학원생 B 씨를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학교 측은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중징계 권고로 해당사건을 법인이사회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측은 해당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내부논의 결과 A 교수의 직위해제 여부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만약 사건이 법인이사회까지 갔다면 학교에서 중요한 부분들은 모두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A 교수는 여전히 학교에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서울대 관계자는 "A 교수를 최근 연구소에서 몇 차례 봤다. 강의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A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성추행 혐의로 학내 조사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 교수에 대해 수사 중이다. 더 이상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전했다. 경찰은 수사 진행에 따라 A 교수에 대한 영장신청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대, 4년 사이 교수 4명 성범죄 처벌

(사진=자료사진) A 교수를 제외하고도 최근 서울대에서는 교수가 제자들을 대상으로 성추행 등 성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은 술에 취해 조교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 C 전 교수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C 전 교수는 지난 2014년 9월 연구실에서 제자에게 통계프로그램 사용법을 알려주던 중 허벅지를 만지는 등 수차례 강제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재판부는 "C 전 교수는 피해 학생의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도교수였다. 학생은 향후 학교생활과 진로가 걱정돼 추행을 당하고도 거부의사를 명확히 표현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에는 제자들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서울대 수리과학부 D 전 교수에게 대법원이 징역 2년 6개월의 원심을 확정했다.

D 전 교수는 지난 2010년부터 4년 동안 지도 여학생 7명을 8차례에 걸쳐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인재 육성의 장이 돼야 할 상아탑에서 재학생 1000여명이 피고인의 엄벌을 구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3년 동안 서울대 등 38개 대학에서 모두 47명의 교수들이 성범죄로 징계를 받았다. 이중 24명이 해임·파면됐고, 20명은 여전히 재직 중이다.{RELNEWS:right}

특히 서울대에서만 4명의 교수가 성범죄로 징계를 받고 강단에서 퇴출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조사받는 교수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교문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대학에서 교수가 갖는 절대적인 지위를 고려하면 지금까지 드러난 성범죄 사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성범죄는 재범률이 높고, 가해자도 잘못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습관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해임·파면 등 중징계 중심으로 징계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