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론

최근 편집: 2022년 12월 30일 (금) 01:48
고추 크고 잘생긴 남자 만나면 못생긴내가 널 안 만나 주겠다
인터넷에 떠도는 풍자스러운 요약.

설거지론은 2021년 하반기 에브리타임, 블라인드 등 익명 커뮤니티에서 대두된 화제이다.

설거지론에서 남성은 설거지를 하는 사람이고, 여성은 설거지를 당하는 그릇이다. 여기서 설거지를 하게 되는 남성은 퐁퐁남, 혹은 퐁퐁맨이라고 부른다.

설거지론의 논리를 요약해보자면 이렇다.

한국의 어떤 여자들은 결혼 전에 즐길 것 다 즐기고, 잘생긴 남자랑 문란하게 섹스하며 살다가 막상 결혼할 때가 되면 현실적으로 조건을 보고 사랑없이 결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여자)은 결혼 전에 다른 남자들이 다 먹고, 그 뒤치닥거리(설거지)를 하게 되는 것은 남자, 즉 퐁퐁남들이다.

우선 이 요약만 얘기해도 많은 사람들이 이 비유를 불편하게 느낄 것이다. 여성은 음식이 담긴 그릇이고, 진정한 사랑(이라고 설거지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말한다)이 그 음식을 먹는 것이다. 또, 과거에 사랑하고 섹스했던 사람이 있는 여자와 결혼해서 사는 것이 더러워진 그릇을 씻는, 한마디로 퐁퐁맨으로 사는 것이다. 이 비유에서 남성은 시종일관 사람으로 나타나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다. 여성은 음식 혹은 그릇이며, 이러한 비유는 여성을 쉽게 대상화하고 물화화는 무의식적 사고 체계를 반영한다.


어떤 사람들은 설거지론은 그 현상 자체, 그리고 퐁퐁맨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혐오성이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한국 남자들은 (한국 여성들 때문에) 불쌍해~" 라고 하면 여성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므로 여성 비하가 아닌 것인가?

설거지론이 여성혐오적인 이유

  • 여성의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 여성이 성애적인 매력에 이끌려 사랑을 느끼고 불타는 사랑(이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설거지론 주창자들은 주장함)을 했든, 현실적인 조건에 이끌려 그런 뜨거운 사랑은 없지만 안정감을 찾기 위해 결혼을 했든, 여성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여성은 그런 선택을 하면 안된다! 라는 논리를 펼치며, 이는 결과적으로 자유로운 선택을 억압한다.
  • 유구한 여성 대상화 : 비유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여성=그릇 혹은 음식, 남성=음식을 먹는 사람 혹은 설거지를 하는 사람, 음식=섹스 혹은 진정한사랑, 설거지=처녀, 정숙한 여성, 진짜 사랑을 주는 여성이 아닌 여성을 감당하는 것. 남성이 주체가 되고 여성은 도구, 물건, 대상으로 비유당하는 것은 매우 고루하고 뻔하다. 설거지론에서는 이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 자국 여성 비하 : 설거지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결론은 흔히 "그러니까 한녀들이랑 결혼하지 말고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은 양녀를 만나자!" 아니면 "국제 결혼이 더 낫다!"는 식으로 흘러간다.
    • 모든 나라의 여성혐오는 자국 내 여성을 혐오하는 방식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가부장제의 후려치기를 통한 여성획득전략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김치녀를 혐오하면 여성들은 두려움을 느끼고 개념녀가 되려고 노력한다. 비슷하게, 한국여성을 남성들이 혐오할 경우 여성들은 그들이 비난하는 한국 여성(여기서는 설거지거리)처럼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오히려 비혼을 선언하거나 반감을 느끼고 맞대응하는 여성들도 있으나, 남성의 시선을 어느 정도 내면화하고 신경쓰는 여성이라면 이 전략이 효과적으로 먹히는 경우가 꽤 있다.
  • 처녀성에 대한 집착 : 처녀성이 설거지론의 핵심인지는 설거지론을 주창하는 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부분이기는 하나, 설거지론이 막 대두되었을 당시에만 해도 분명히 처녀성이라는 것은 아주 주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처녀가 아닌 여자와 결혼하는 것은 더러운 것을 설거지하는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여성비하적, 여성혐오적이다. 처녀성을 신경 쓰는 것이 왜 여성혐오적인지는 다음을 참고할 것 처녀
    • 깨끗한 여성에 대한 집착 : 얼마나 몸을 막 굴렸는지, 그래서 섹스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낙태를 했는지 안 했는지가 논쟁의 대상이 된다는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다. 설거지론자들은 사랑없이 조건만 보고 결혼한 여성들이 그런 걸 지키지 않았다는 것, 혹은 숨겼다는 것을 굉장히 큰 잘못이라고 취급하는데, 만약 퐁퐁맨이 자기 아내를 정말로 사랑했다면 그런 걸 신경이나 쓸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과거에 다른 사람과 섹스를 몇번이나 했는지에 따라서 내 사랑의 크기가 달라진다면, 오히려 내가 상대방에게 주고 있는 사랑이 조건없는 사랑이 아니라 상대방이 내 기대에 맞춰주길 바라는 욕심이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 가부장제 지지 : 애초에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여성에게만 이득이고 남성에게는 손해라는 주장을 한 설거지론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설거지론 주장자들의 해결책은 주로 "그래서 한국여성이랑 결혼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고,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테스트를 시행해 여성을 걸러내거나 외국 여성과 결혼해라" 라는 것이다. 만약에 남성들이 설거지를 하는 것이 정말로 사회 문제이고, 결혼이 정말로 남성에게 손해라면 왜 결혼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는 것일까? 답은,그래도 그 남성들이 결혼에서 얻어내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유래

이 주제는 처음에는 그리 유명한 주제가 아니었다. 근데 디시인사이드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에서 디시인사이드 직원이 임의로 설거지론 관련 글 여러 개를 선정해 올린 이후로 설거지론 이야기가 디시인사이드에서 활성화 되고 주식 갤러리가 설거지론 갤러리가 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가부장제의 모순에 대해 의문을 던진 건 좋은데 해결책이 가부장제를 더 강화하자는 자기객관화가 안되는 자들의 병맛스러운 논리이다.

한국 여성을 비하하고 일본 여성등 외국여성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허언을 갈기면서 자기들이 알파메일이라고 주작썰을 난무한다.

그래서 이미 그 전에 설거지론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인셀 커뮤니티인 모태솔로 갤러리는 주식 갤러리를 비판하는 경향이 어느 정도 생기기도 했다.

주식 갤러리 내에서도 설거지론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면서 처녀성이 중점인지 결혼생활의 진정성이 중점인지에 대해 내전이 일어나며 파가 크게 갈라져 서로 비판하고 일부 자정하는 작용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이후 후속으로 베트남론이 확산되면서 디시인사이드 내에서 국제결혼에 관한 담론이 형성되었고 이에 따른 내전과 파편화가 또한 일어나 디시인사이드 유저들은 같은 여혐이라는 성향 내에서 서로 조롱하며 싸우고 있다.

기타

  • "설거지"라는 표현이 남성의 윤간 문화 은어에서 유래되었다는 의견이 있다.

같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