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대상화(영어: sexual objectification)는 타인을 성적 객체로 여기는 행위, 또는 그렇게 여겨지도록 만드는 행위다. 특히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여성 개개인의 인격이 배제되고 '여성이라는 속성', 혹은 '여성의 신체적 특성'의 타자화 혹은 사물화(objectify)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여성혐오와 결을 같이 한다. 사실 밑에도 나오겠지만 남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도 맨박스에서 비롯되고, 이것도 사실 여성혐오와 결을 같이 하기에, 사실상 여성혐오,가부장제가 만든 현상인 것이다. 물론 아래에서 보듯이 여성에게 더 치중되어 있다.
용어의 번역 문제
'성적 대상화'라는 번역이 가장 대표적으로, 빈번하게 쓰이지만 외국어에서 비롯한 만큼 성적 객체화, 성적 객관화, 성적 (사)물화, 성적 타자화 등으로도 쓰인다.
2020년경부터 일부 트위터 페미니스트를 중심으로 성적 대상화 대신 성적 물화를 쓰자는 움직임이 있어 왔다. 타자화하고 사물화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지, 성적인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주 1]는 폭력적이거나 차별적인 것이 아닌 성지향에 관련된 것이므로 성적 대상화와 성적 물화를 구분해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외국에서 용어를 받아들여 쓰는 과정에서 번역 때문에 생기는 오해와 갈등을 해결하자는 점에서 중반 미소지니의 번역으로 여성혐오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쟁이 일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양상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다음 영상은 인도의 한 데오드란트 광고 영상이다. 남성 모델이 여성 모델들이 주로 취하게되는 설정이나 포즈를 대신 수행하면서 여성이 어떻게 성적 대상화 되는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물론 이것 때문에 먹고 사는 직종이 있긴 있으나 (대표적으로 걸그룹,치어리더나 영국에 있었던 그리드 걸[주 2]이 있다.), 문제는 이와 전혀 상관 없는 일반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도 왕왕 일어난다.[주 3], 앞의 것은 그래도 당사자의 의사가 호의적이였을 가능성이라도 있지만, 후자인 경우는 해당 인물의 동의를 받지 않았기에 100% 불쾌할 것이다. 그런데 앞의 것보다 뒤의 것이 훨씬 많이 일어나니 밑의 것보다 더욱 민감해지는 것이다.왜냐하면 밑의 것은 대부분 연예계 한정이지만, 여기 있는 것은 이를 뛰어넘어서 실생활에서도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남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사실 "재범오빠 찌찌파티"를 성적 대상화 비판의 대표적 이중잣대로 제시되긴 한다.
물론 두 개 모두 가부장제에서 비롯된 문제이고 '상남자'나 '짐승남' 같은 단어가 맨박스로서 남성의 행동을 구속하기도 하기에 무분별한 성적 대상화는 여남불문 사라져야되는 건 맞지만, 남성인 경우는 가부장제 사회 아래에서 드러내도 좋다는 분위기가 강하고 여성인 경우는 반대로 감추어야 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는 차이점 때문에 민감하지 않은 것이다[주 4].
이와 비슷한 맥락의 말을 페미니스트 사회학자인 케슬린 베리가 주장했다. [1], 사실 엄밀히 이야기하면 그런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남성들 중에도 자신이 육체를 드러내도 대상화가 안되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일례로 라스베이거스의 치팬데일 쇼는 남성 스트리퍼들이 공연하는 댄스 쇼인데, 이중 한 출연자는 자신이 대상화된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2]
또한 이는 위의 여성과 달리 남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연예계,모델 등 성 상품화로 먹고 사는 직업에 한정되어 있으며, 일반 남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는 극히 적다는 사실을 간과한 주장이다.[주 5] 이것이 위의 사항과 같이 여성에 대한 성적대상화보다 덜 민감한 이유다.
폐해
기준 강요 및 비난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함께 이루어지는 여성 성 상품화는 외모나 성적 매력이 여성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도록 만든다. 즉, 여성을 누군가의 성적 흥미를 이끌어내고 만족시키기 위한 성적 대상·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이다.[3] 마치 남성에 의해 선택되느냐 선택되지 않느냐를 여성의 능력 기준으로 작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여성의 신체는 부위별로 조각내어져 마치 달성해야만 하는 것 같은 미적 기준이 세워져있으며, 심지어는 보건복지부가 나서서 "아름다운 가슴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기준을 내걸기도 한다. 몸무게, 신체 사이즈, 애교, 메이크업, 옷 등 자신의 신체와 행동을 어떻게 가꾸느냐가, 개인의 의지가 아닌 사회적 기준으로부터의 강요가 작용된다. 또한 바디 셰이밍, 여성의 나이에 대한 비하 등을 동반한다.
2차 가해
여성이 화장과 옷차림으로 꾸미는 것이 남성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주장을 하고 시선 강간을 동반한 성적 대상화의 합리화에 연결하는데, 이는 "여성의 주체적인 행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 여성이 짧은 치마를 입었다고 해서 혹은 "예쁘다고 해서" 보는 것에 동의한 것도 아니며 자신을 보며 야한 생각을 하는 것에 동의한 것도 아니다.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패션 디자이너, 벳시 존슨(Betsey Johnson)은 "만일 여성들이 남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옷을 입는 것이었다면, 그냥 벗고 다녔을 것이다."[주 6]라고 발언한 적도 있다.
또한 여성들은 성적인 주체가 아니라 객체로 여겨지기 때문에, 서로 간의 스킨십이 쉽게 용인된다. 그것이 어떤 성적인 함의를 담고 있다고 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합리화는 종종 성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진다.
사례
군대
군 현련소에서 제일 먼저 듣는 말은 너 여성 아니야. 군인이야 입니다. 하지만, 현장 실무에서 네가 무슨 군인이냐 라고 말합니다. 군대에서는 사람으로도, 군인으로도 보지 않아요, 여성으로 봅니다.
군 출신으로 20대 초반 해군 하사로 임관한 그는 두 차례 성추행을 당한 뒤 군대를 떠났다.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망 사건은 군대 여군 열악한 지위를 보여준 사건이다. 1950년 여군 창설 이래로 군대 내부는 물론 한국 사회는 여군을 암묵·명시적으로 성적 대상화 하였다. 여군 역사는 차별 역사이기도 하였다.
1971년 9월 제 21주년 여군의 날 을 기념하여 열린 미스 여군 선발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군복에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무대에서 외모 평가를 받았다. 심지어 1972년 대회 폐지 前까지는 수영복 심사도 이루어졌다.
1972년 미스 여군 선발대회, 지·용·미 여군선발대회 에서는 대회에 참가한 여군들은 군복과 수영복을 입은 모습을 무대 위에서 선보이고 오로지 외적 매력만으로 품평 받아야 하였다.
1972년 9월에는 여군의 날 22주년 기념 모범 여군선발대회가 개최되었고, 사진 자료들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전시됐다가 2015년 "여군을 성상품화한다" 라는 논란이 제기되어 철거됐다. 여군들은 미인대회 상징처럼 사자머리 에 짙은 화장을 하고,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수영복을 입었다.
한국 첫 여성 국가보훈처장이었던 피우진 공군 예비역 중령은 여군 차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대위 시절 그는 여군들을 술자리에 보내라는 남자 상관 갑질에 시달렸다. 여군들에게 사복을 입혀 술자리에 보내라는 지시를 받고 이들에게 전투복을 입히고 총기를 들려보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상관에게 미운털이 박혔고, 2006년 유방암 수술로 가슴을 절제하였다는 이유로 2급 장애 판정을 받아 강제 전역을 하였다.
2017년 웹툰 <뷰티풀 군바리>는 여군을 성적 대상화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여성도 군대에 간다는 설정인 웹툰은 군대 부조리를 고발하는 취지이지만,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장면으로 가득하였다. 연재 중단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재되기도 하였다.
남자 잡지 <맥심>은 21년 6월호에서 밀리터리 컨셉 비키니 여성들을 화보로 선보였다. 여성 신체가 노골적으로 강조된 화보 곳곳에는 "Thank you for service" "Freedom is not free" 문구가 적혔다. 이에 대해 <맥심>지는 "국군 장변 노고와 희생에 감사를 표하기 위하여서이다" 라고 밝혔다. 여성의 신체가 남자들의 군복무를 치하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2013년 육군 장교 대위는 상관 성관계 요구를 거부 한 뒤 괴롭힘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피해자는 "제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저는 명예까 중요한 이 나라 장교입니다" 라고 밝혀서 안타까움을 더하였다. [5]
같이 보기
- 문학계 여혐
- 게임계 여혐
- 광고계 여혐
- 강간 문화
- 여성혐오
- 테디 베어 : 원래는 곰인형의 이름이지만, 서브컬처계에서는 다른 의미로 쓰인다.
- 객체화
- 대상화 이론: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화하는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여성이 겪는 삶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이론틀
- 대인관계 성적대상화 척도: 대인관계에서 겪는 성적대상화의 정도를 정량화하기 위해 오하이오 주립 대학에서 2007년에 제안한 척도
- 성적 이미지 상품화
- 성적대상화 광고
링크
- 여성인물 형상화 고정관념 못벗어[6], 연합뉴스, 1991년 4월 25일
- '남녀 모두 성적 대상화는 나쁘다' 이 말의 함정[7], 오마이뉴스
- 설현, 조은비, 그리고 섹스 마케팅[8], 허핑턴포스트
- “성의 상품화” “성의 자유”… 같은 사안에도 다른 시선[9], 경향신문
부연 설명
- ↑ 트위터 페미니스트계에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여성의 성적 어필을 아예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부류도 꽤 많기 때문에 번역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지만 '성적 대상화'라는 단어 하나에 엮여서 늘 동시다발적으로 논쟁이 일어나곤 한다.
트위터는 원래 진흙탕 싸움 하는 곳 - ↑ 참고로 이 문제 때문에 영국이 시끌벅적했었다. 당사자가 항의했을 정도였다.원문 기사
- ↑ 알고 싶다면 그냥 와이고수나 디시인사이드에 가서 여고생,교복을 검색해보고 일부 여학생 사진에 대한 댓글을 보면 된다.
- ↑ 참고로 비슷한 이유로 탈코르셋이 비난받는다.
- ↑ 결론적으로 연예계에서만 적용되고, 실생활에서는 적용이 안 된다. 물론 은연중에 하는 말로는 성적 대상화가 일어나긴 하지만, 위에 나온 것처럼 인터넷에서 대놓고 성희롱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 원문: “Girls do not dress for boys. They dress for themselves and, of course, each other. If girls dressed for boys they’d just walk around naked at all times.”[4]
출처
- ↑ 배리, 캐슬린 (2002).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배리, 캐슬린.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삼인. 41쪽. ISBN 9788987519623.
- ↑ 매틀리스, 에밀리 (2018). “남성 스트리퍼들도 '성적 대상화'를 느낄까?”. BBC.
- ↑ 이현주 (2016년 6월 1일). “성 상품화 ― 성의 자유인가 여성 차별인가?”. 《노동자연대》.
- ↑ http://www.goodreads.com/quotes/225865-girls-do-not-dress-for-boys-they-dress-for-themselves
- ↑ 수정: 2021.06.09 10:14, 입력: 2021 06 09 10:12 (2021년 6월 9일). “여자 군인 성적 대상화의 역사”. 2021년 6월 10일에 확인함.
- ↑ “여성인물 형상화 고정관념 못벗어”. 《연합뉴스》. 1991년 4월 25일.
- ↑ 김민준 (2016년 8월 6일). “'남녀 모두 성적 대상화는 나쁘다' 이 말의 함정”. 《오마이뉴스》.
- ↑ 백승호 (2016년 2월 23일). “설현, 조은비, 그리고 섹스 마케팅”. 《허핑턴포스트》.
- ↑ 이윤정 기자 (2015년 3월 6일). ““성의 상품화” “성의 자유”… 같은 사안에도 다른 시선”.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