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최근 편집: 2023년 4월 9일 (일) 16:27

개요

세탁기는 빨래하는데 쓰이는 전자기기이다. 다리미의 조상이 다듬잇방망이와 인두라면 세탁기의 조상은 빨래판이다. 주로 전력을 이용해 세제와 물과 빨랫감을 한 곳에 넣고 화학적·물리적인 충격으로 세탁물의 오염을 제거한다.

종류

크게 드럼식, 통돌이식, 교반식으로 구분한다. 한국에서는 드럼과 통돌이(와권)식이 주로 쓰이며 교반식은 찾아보기 힘든 편이다.

드럼식

드럼식은 수평으로 둔 통을 회전시켜 빨래가 위에서 아래로 중력에 의해 떨어지는 충격을 이용해 세탁을 하는 방법이다. 빨래에 가해지는 손상이 적을 뿐 더러, 소모되는 물의 양이 적어 유럽에서는 친환경 등과 맞물려 인기를 끌고있다. 한국에서도 1990년대 후반부터 등장했으며 이후 통돌이식과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단점으로는 세척력이 약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물을 데우는 데 전기소모가 있는 편이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소음이 큰 편이라는 점이 있다. 상기한 단점들이 개선되고는 있으나 근본적인 한계는 있다.

통돌이식(와권식)

통돌이식(와권식)은 한국 가정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방식으로 1960년대 일본에서 개발된 방식이다. 1990년대 말까지(혹은 현재까지) 세탁기라고 하면 통돌이형을 뜻하는 말이라 할 정도로 한국에서는 가장 널리 퍼져있는 방식이다.

통에 빨래를 넣고 통을 수직으로 세운 후 회전시키는 물살로 세탁을 하는 방식이다. 세탁 시간이 짧으며 가정에서 쓰이는 세탁기들 중 세탁력이 가장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우수한 세탁력을 이끌어내는 수직회전으로 인해 옷의 꼬임과 손상이 비교적 심한 단점이 있다.

통돌이식은 크게 세탁조와 탈수조과 분리된 '2조식', 같은 곳에서 세탁, 헹굼, 탈수가 한번에 진행되는 '1조식'이 있다. 1990년대 이후로는 2조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교반식

한국에서는 생소할 교반식은 세탁기 한가운데에 길쭉한 선풍기가 돋아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가운데 솟아있는 프로펠러 모양의 교반이 회전하여 세탁을 하는 방식이다. 세척력은 통돌이식에 비견되거나 더욱 우수하지만, 역시 세탁물의 손상이 더 큰 편이다. 또한 가운데에 솟아있는 교반에 세탁물이 엉키기도 한다. 그렇기에 대형 세탁기로 제작되어 대량의 세탁물을 소화할때 많이 쓰인다.

영향

페미니즘과 세탁기

긍정론

세탁기는 가사와 페미니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그것은 바로 가사노동의 강도를 줄여줬다는 것이다. 1850년 무렵 현대식 세탁기가 발명된 이후 가사노동의 강도와 시간은 절대적으로 줄어들었고, 그 결과 당시에는 가사를 전담하던 여성들이 사회에 참여할 시간이 생겨 페미니즘 운동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해석이 있다.

노동강도의 절감은 매우 중요했으며 유효했다. 후에 여성해방으로 불리었던 경구피임약의 발명 이전의 여성해방이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부정론

가사기술도 가사노동에서 여성을 해방시켜 줄 것이라는 믿음과 달리, 하나의 가사노동에 들어가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공동체의 노동이었던 가사노동이 오히려 가정 내 여성 한 사람의 책임이 되었다.[1] 세탁이 쉬워진 결과 옷을 더 빈번히 구매하고, 세탁을 더 자주하기 시작해서 가사노동 시간은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청결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등 가사노동의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1] 세탁기와 같은 백색가전의 등장이 여성들을 더 완벽하고 더 강박적인 가사노동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원래는 아이 옷깃에 케첩 정도는 묻어도 신경쓰지 않던 사람들이, 작은 얼룩에도 어머니들을 쉽게 비난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2]

실제로 옛날에는 가사노동의 강도는 인정하면서도 가사노동를 2등시민의 노동으로 보았다면, 이제는 가사노동이 '일도 아니다'라는 식의 시각이 유효해지고 있다. 기계가 다 해주는데 무엇이 그리 힘드냐는 논리가 그것이다.

출처

  1. 1.0 1.1 루쓰 코완. 《과학기술과 가사노동》. 김성희 외 역. 학지사. 
  2. 강양구.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