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문학사

최근 편집: 2023년 4월 24일 (월) 23:38

실천문학사는 한국출판사로, 1980년 출판사 전예원에서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주체로 무크지인 <실천문학>을 창간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실천문학사가 탄생했다. 2008년에 계간 <실천문학>과 보은군청 공동주관 오장환문학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성폭력 문인 고은 시집 발간 논란

개요

실천문학사는 지난 2022년 <실천문학> 겨울호에 김성동 작가를 추모하는 고은의 시를 게재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공식적으로 고은이 문단 복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실제로 1월 9일 고은의 신간이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고, 성추행에 대한 아무런 사과도 없이 복귀하는 것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었다. 한편, 한 편집자문위원은 계간지의 책임편집인도 해당 시를 게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논란

성폭력 문인 복귀

2023년 1월 9일, 고은의 신간 <무의 노래>,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가 출간되면서, 고은의 문단 복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로 인해 문학 독자들을 중심으로 실천문학사 불매운동 여론이 번졌고, 고은의 복귀에 대해 <뉴스페이퍼>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9.2%가 복귀에 반대[1]한다고 답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지난 12일 고은의 문단 복귀에 대해 성명을 통해 실천문학의 설립멤버이자 편집책임으로 있었던 고은이 실천문학사에서 책을 낸다는 것이 누가 권력을 가졌는지 명백히 보여준다며, 고은 복귀는 문단의 카르텔이 작동한 결과라고 지적했다.[2]

최영미 시인 또한 17일 해럴드 경제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내가 싸워야 할 상대는 원고 고은 한 사람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거대한 네트워크, 그를 키운 문단 권력과 그 밑에서 이런저런 자리를 차지하고 이익을 챙긴 사람들, 작가, 평론가, 교수, 출판사 편집이위원, 번역가들로 이뤄진 피라미드 전체“라고 전면 비판했다.[3]

출판사 대표 권력 남용

이승하 편집위원은 19일 의견서를 공개하면서, 2023년 봄호부터 계간 <실천문학>의 편집위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사퇴를 표명했다.[4] 출판사 대표인 윤한룡 1인이 11명의 편집위를 모두 무시하고 출간을 강행한 것이다. 그는 의견서를 통해 왜 계속해서 고은의 변호인 노릇을 해주냐며 강력하게 비판했으나, 윤한룡은 (시집을) 회수할 예정은 없다고 밝힌 상태였다.

입장 발표

윤한룡 대표 입장 발표

1월 20일, 실천문학사 대표 윤한룡은 입장문을 통해 고은 시집을 공급 중단하겠다고 밝혔다.[5]

그가 밝힌 입장문에는 "시집 간행 전에 충분히 중지를 모으지 못한 상태에서 시집 출판을 결정한 점", "사전에 (<실천문학>에 고은의 시를 게재하는 것에 대해)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구효서 주간님과 편집자문위원님들"을 적시하여 사과했으나, 고은 시집 발간이 사회적으로 의미하는 바에 대한 문제의식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고은 시집 발간의 배경에는 "자연인이면 누구도 가지는 헌법적 기본권으로서의 출판의 자유고은 시인과 실천문학사 사이의 태생적 인연"이 있었다고 말하며, 이러한 자신의 출판 의도와는 다르게 여론의 비판에 직면해있다고 표현했다. 더불어, 입장문 말미에는 "공급 중단은 여론의 압력에 출판의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지에 대한 결정이 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며 문단 내 성폭력에 대해 윤한룡 본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의 한계를 드러냈다.

한편, 현재 <실천문학>은 2023년 봄호를 끝으로 약 1년간 휴간될 예정이다.

입장 번복

실천문학사가 서점 공급을 중단했던 고은 시인의 등단 65주년 기념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2023년 4월 초부터 온라인 서점을 통해 다시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언론 기사가 나왔다.

교보문고, YES24 등에 따르면 실천문학사는 이달 4일 인터넷 서점 구매팀에 “공급 중단이었던 ‘무의 노래’, ‘고은과의 대화’를 4월을 맞아 출고하기로 했으니 많은 주문 부탁 드립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내고 판매를 재개했다고 한다.[6]

황당한 것은 "도서가 판매 중인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실천문학사는 <무의 노래>의 도서 상태를 다시 ‘일시 품절’로 변경"[7]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는 판매중으로 확인됐다.

고은의 신간 시집이 판매중인 것으로 표시되고 있는 인터넷 서점 화면
인터넷 서점 YES24에 판매가 재개됐던 고은 시집의 모습. 이후 언론의 비판을 받고 판매중지로 변경되었다.

고은 시집 출간 관련 설문조사 논란

4월 21일, 성추행으로 고발된 고은 시인의 신간을 냈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실천문학사가 “언론이 출판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주장하며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1월 시집 발간에 대해 사과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 공분을 사고있다.

실천문학사가 특정 언론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설문조사 취지를 밝히고 있다
실천문학사가 4월 21일 배포한 설문조사지의 서두

실천문학사는 “고은의 신간 시집(무의 노래)을 출판했지만 여론의 압력에 (…) 일단 공급을 중단한 상태로 100여일을 맞았다"며 한 "마이너 인터넷 신문"의 ‘99.2%가 (고은 시집의) 출간을 반대한다’는 기사가 “핵뇌관으로 작용했음이 확인됐다”고 설문조사 서두에 밝혔다. 또, "본사 출간 전 조사나 타 언론사 여론조사와는 매우 다른 결과로 고의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후 활동 여부에 참고하겠다는 질문지의 내용은 구성 자체가 편향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8]

질문지는 총 11가지 문항으로, 응답자의 신분, 성별, 연령대, 소속 등과 같은 기본 정보와 함께 고은 시인 신간 시집 발간에 대한 찬반 여부 등을 묻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은 시인은 은퇴한 적도 시인 자격을 박탈당한 적도 없으며, 그렇다고 탈퇴한 문단 단체에 복귀한 것도 아니다”면서 “언론에서 쓴 ‘문단 복귀’라는 표현이 주관적 프레임 씌우기인지 객관적 보도인지 묻고있다.
고은 시인의 시집 출간의 정당성을 묻는 질문

9번 문항을 살펴보면, 언론이 '고은, 사과 없이 5년 만에 문단 복귀'란 제목으로 마치 실권자가 복권된 것처럼 자극적 프레임을 씌워 기사화했다며, 고은 시인은 시인을 은퇴한 적도, 시인 자격을 박탈당한 적도 없으며, 그렇다고 탈퇴한 문단 단체에 복귀한 것도 아니라는 게 그 근거다.[9]

언론과 여론이 순수 문학 도서를 적법하게 출판한 출판사의 출판의 자유권리(헌법 21조)를 억압하는 것이 선생님은 정당하다고 보시는지요? 라며 답을 유도하고 있다
여론과 언론이 출판사의 출판권리를 억압하고 있다며 답을 유도하고 있는 질문

이어지는 10번 문항은 아래와 같다. "순수 문학도서"라는 단어에서 실천문학사가 가지고 있는 문학 출판사의 고루한 자의식을 엿볼 수 있다. 출판의 자유권리를 헌법 21조에 의거하여 적법하게 출판하고 있음을 주장하며, 응답자에게는 "정당"과 "부당"만 답할 수 있게 구성했다

한편, 실천문학사 윤한룡 대표는 2023년 1월 20일에 발표한 사과문을 통해 "사전에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 구효서 주간님과 편집자문위원들께도 깊이 사과"드렸던 바 있다. 그런데 이번 11번 문항을 통해 사태의 원인을 외부 공격에서 찾는 모습이다.[10]

고 김성동 작가에 대한 고은 시인의 추모 시가 본사 문예지에 실렸다고 ‘뉴스 페이퍼’ 등으로부터 공격당해 주간과 편집위원들이 전원 사퇴하고 그 결과 잠시 휴간하게 됐습니다. 선생님은 정당하다고 보시는지요?라고 묻고있다.
올해 초 편집 주간과 편집위원에게 밝혔던 사과문과 180도 다른 태도를 보이는 질문

서두에 지목된 언론 '뉴스페이퍼'는 24일 해당 설문조사에 대해 입장문을 발표하며, "뉴스페이퍼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했음을 밝히며, 어떠한 고의적인 왜곡도 없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설문조사 마감이후 설문조사 로우데이터를 언론에 제공"했으며, 오히려 "문항이 중립적인 나머지 고은시인을 돕고자 설문조사를 한다는 오해"를 샀다고 밝혔다.

뉴스페이퍼 칼럼을 통해 게재된 이승하 시인의 기사가 왜곡되었다는 실천문학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칼럼이 왜곡된 부분이 있다면 실천문학은 정확하게 지적해야 할 것"이며, "고은 시인의 시집 출간이 공분을 사는 것은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출판사와 시인의 태도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천문학과 고은 시인은 별도의 해명이나 사과 없이 책을 출간"했다고 윤한룡 대표의 부족한 문제의식을 지적했다.

또, "고은 시인의 시집 출간 논란을 두고 뉴스페이퍼와 실천문학이 이견이 있을 수" 있으며, "표현의 자유와 기본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항상 공감하고 상호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실천문학은 설문조사 문항을 다시 되새겨 보시길"바라며, 또 "품위를 지키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11]

  1. 이민우 (2023년 1월 10일). “고은 시인 복귀에 따른 설문조사 결과”. 2023년 3월 9일에 확인함. 
  2. 기자, 플랫팀 (2023년 1월 13일). “여성민우회, 고은 복귀에 “당신 죄는 잊힐 수 없다” [플랫]”. 2023년 3월 9일에 확인함. 
  3. 이윤미 (2023년 1월 17일). “[최영미 시인의 심플라이프] 위선을 실천하는 문학”. 2023년 3월 9일에 확인함. 
  4. “이승하 시인, 고은과 출판사 비판…‘실천문학’ 편집위원 사퇴”. 2023년 1월 19일. 2023년 3월 9일에 확인함. 
  5. “실천문학사, 고은 시집 출간 “깊이 사과”…당사자는 침묵”. 2023년 1월 20일. 2023년 3월 9일에 확인함. 
  6. “‘성추문’ 고은 시집, 공급중단 석달만에 슬그머니 재판매”. 2023년 4월 7일. 2023년 4월 24일에 확인함. 
  7. “‘성추문’ 고은 시집, 공급중단 석달만에 슬그머니 재판매”. 2023년 4월 7일. 2023년 4월 24일에 확인함. 
  8. 이수진 기자 (2023년 4월 24일). ““언론이 억압”... ‘사과한다’더니 말 바꾼 ‘고은 시집’ 출판사”. 《여성신문》. 2023년 4월 24일에 확인함. 
  9. 강푸른. “[단독] ‘고은 시집 사과한다’더니…3개월 만에 “언론이 공격·억압””. 2023년 4월 24일에 확인함. 
  10. 강푸른. “[단독] ‘고은 시집 사과한다’더니…3개월 만에 “언론이 공격·억압””. 2023년 4월 24일에 확인함. 
  11. 이민우 (2023년 4월 24일). “[입장문] 실천문학의'출판의 자유권' 설문조사와 고은 사태에 대한 입장 발표”. 2023년 4월 24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