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영화)

최근 편집: 2022년 12월 27일 (화) 13:47

왼쪽은 티저 포스터, 오른쪽이 개봉 당시 정식 포스터이다.

개요

박찬욱 감독의 2016년작 영화장르스릴러, 드라마이다. 개봉일은 2016년 6월 1일.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사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각색시킨 영화이다. 하지만 핑거스미스 원작과는 많이 다르다. 등장하는 배우는 김민희, 하정우, 김태리, 조진웅, 문소리 등이며,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서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러닝타임은 144분이며, 원작 소설과 마찬가지로 총 3부로 진행된다.

남성의 왜곡된 성적 욕망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박찬욱 감독의 이전 작품인 스토커(영화)보다 매우 대중적으로 알아듣기 쉽게 만듦에도 불구하고 영화 프레임 내에서 보여주는 남성들의 변태적 욕망과 시선을 프레임 바깥인 현실(즉석)에서 고스란히 볼 수 있다.[주 1]

주의 - 2부에서 심각한 성적 폭력/학대 묘사가 있음.

내용

일제시대 조선, 유명한 여도둑의 딸로 태어난 조선인 숙희는 장물어미 에게 거둬져, 그이가 운영하는 전당포인 보영당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배우며 성장한다. 이를테면 도둑질, 장물을 취급하는 일, 또는 사기치는 법. 어느 날 고판돌이라는 조선인이 보영당으로 찾아와 큰 건수를 제안한다. 원래 조선인이었다 일본인과 결혼하여 내지인이 된 코우즈키란 인물은 유명한 '애서가(愛書家)'이다. 그이는 오래 전에 상처하였는데, 자신이 후견인으로 있는 처조카에게 곧 새장가를 들 작정이다. 코우즈키의 처조카인 이즈미 히데코는 거액의 재산을 상속받은 귀족 아가씨.

고판돌은 자신이 나고야의 백작으로 변장하여 히데코의 마음을 낚아챌 계획이다. 그리고 계획이 성공하면 히데코를 '정신병원에라도 넣어 버리면 어떨까 해.' '후지와라 백작님'은 이 계획에 하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생쥐 같은 우리 숙희가 낮이면 옆에 바짝 붙어 앉아서 나를 사랑하게끔 살살 꼬여주기만 한다면?”

코우즈키의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한밤중, 숙희는 집사인 사사키 부인에게 집안의 간단한 내력과 일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숙희의 잠자리는 아가씨의 침실 바로 옆의 벽장 같은 방. 옷을 벗고 숙희가 잠자리에 들려고 할 때, 아가씨는 발작을 일으킨다. 숙희는 사케 한 모금을 먹이고 아가씨를 바로 옆 자리에서 재운다. 이튿날이 밝고, 정식으로 인사하는 자리에서 아가씨와 대면하게 된 숙희의 심정은,

"염병... 이쁘면 이쁘다고 말을 해 줘야 할 거 아냐."

등장인물

평가

앞서 말했던 대로 새라 워터스의 원작과는 내용이 상당히 다르다. 초반은 비슷하지만 중반으로 갈수록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원작이 중요한 여성-퀴어 문학 작품 중 하나였기에, 남성 감독인 박찬욱이 이것을 어떻게 다룰지 관심, 아니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 원작과의 차이가 심하며 특히 하정우가 분한 백작의 분량이 크게 늘어났다는 정보(원작에서 젠틀맨은 그렇게 중요한 인물이 아니다)가 전해지고 나자, 여러 매의 눈들이 영화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포스터에서도 백작 중심의 이성애적 작품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 만하기도 했고.

그러거나 말거나, 실제로 관객들이 마주한 것은 한국영화 사상 가장 솔직한 여성-퀴어 영화였다. 멋모르고 찾아온 일부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다소 난감해했다는 후문.

하지만 작품 개봉 후에도 원작과 다른 점들은 여전히 논란이 되었는데,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겠다. 하나는 백작과 코우즈키, 두 남성의 분량이 불필요하게 많지 않느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두 여성 주인공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남성적인 욕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전자의 문제는 남성-주체로서의 책임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즉 여성작가가 가부장적 질서를 극복하는 서사를 쓸 때, 박살난 기득권의 잔해들이랑 작가 자신은 거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무관하다. 따라서 서사의 의향은 그것들을 버리고 떠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유롭다. 그런데 감독-남성은 그 잔해들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할 수 없다. 서사를 종결시키려면, 어떻게든 책임자들을 불러모아, 반성이든 처벌이든, 해결을 짓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 '남성적' 문제의 중요성은 이 아름드리위키의 개설을 불러온 사건에서 역설적으로 드러난다고 하겠다. 곧 '메갈리아 티셔츠 사건'에서 뭇 남성들은, 적어도 다수의 '남초'사이트 유저들이나 정의당 당게의 난동꾼들은, 해결 자체를 거부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심지어 가부장제가 붕괴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망각한 채 퇴행하고 있다.

후자의 논란에 관해 영화의 각본가인 박찬욱과 정서경(여성이다)은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이었다. 남성의 언어를 주인공들이 오히려 주체적으로 전유함으로써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 주려 했다는 듯.

내용에 대한 논쟁과는 무관하게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는 호평 일색이라고 해도 좋은 수준 . 박찬욱적인 미쟝센의 진수를 보여 주었다는 평가다. 1500대 1의 경쟁을 뚫고 주연 자리를 따낸 신인 김태리는 이보다 더 배역에 어울릴 수 없다는 찬사를 받았다. 아가씨 역의 김민희의 연기력은 그야말로 절정.

어쨌거나 2015년의 캐롤 이후 일년만에, 그것도 한국에서 메이저 퀴어 대작이 나온 셈이라, 여덕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애초에 여배우 주연의 작품도 드문 것이 최근 한국영화계의 현실인지라. 비판적이었던 사람들도 여러 번 보다 보니 점점 낫게 보인다고 말하는 상황. 덕분에 오죠사마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쪽 분야의 슈퍼스타로 등극하기도.

대중적인 재미도 쏠쏠한 작품이라 흥행에도 제법 성공하였다.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로서는 꽤 높은 400만 고지를 달성. 단 소재가 소재이니만큼 네이버 등에서는 평점 테러가 상당하다.

여담

  • 캐스팅 이전부터 김태리는 김민희의 열렬한 팬이었다. 이 사실을 안 박찬욱은 매우 좋아했다고.
  • 두 주연 여배우들은 친해지기 위해 압구정에서 영화를 보았다.
  • 코우즈키의 저택은 실제 일본에 있는 장소, 미에 현의 육화원이라는 곳이라고. 하지만 서양식 건물은 마음에 들지 않아 CG로 덧칠했다. 촬영지 소개
  • 박찬욱의 영화답게 인체절단 장면이 등장한다.
  • 문어가 등장하는데 외국에서는 이것도 박찬욱스럽지 않냐는 반응이었다고. 이에 대한 박찬욱의 대답은 '한국인이라면 낙지와 문어 정도는 구분할 줄 안다'.
  • 책에 그려진 문어 춘화는 우키요에 작가 호쿠사이의 유명한 목판화.
  • 박찬욱은 하정우에게 백작이 과하게 찌질하게 그려지는 건 아닌지 의견을 묻곤 했다.
  • 저택 마당의 벚꽃나무는 실제 있는 나무이지만 버드나무라고. 즉 벚꽃은 미술팀이 만들어낸 것.
  •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와 은근히 설정이 비슷하다.
  • 베드신에서 여배우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다는 평가. 한국일보 기사 이외에도 낭독하는 장면 역시 단독으로 찍었다고.
  • 영화 안에 등장하는 야설들은 실존했던 작품들이 아닌, 제작팀의 창작. 오오 쥬리에또 쥬리에또.
  • 애너모픽 렌즈를 사용하였다. 박찬욱에 따르면 '심도가 얕은 편이고 포커스를 움직이면 굉장히 크게 느껴'지는 특성이 있다고. 네이버 영화 매거진
  • 영화의 1부와 2부의 서로 겹쳐지는 장면들은 따로 찍은 것이라고.
  • 김태리는 댕기머리를 하는 것에 마뜩잖은 반응이었지만 박찬욱은 그냥 강행하였다. 잘하셨습니다.
  • 2016년 8월 17일, 극장판에서 23분가량 분량이 늘어난 확장판이 iptv등을 통해 공개됐다.

같이 보기

링크

부연 설명

  1. 몸매 품평부터 시작해 노골적인 성희롱까지 극장을 나오며 즉석 종합세트로 볼 수 있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