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애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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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섹슈얼과 팬섹슈얼 등의 논모노섹슈얼은 하나의 독립된 성지향성이 아니라 과도기적 상태 또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존재들로 위치지어진다. 이는 이성애규범성동성애규범성 모두에 의해 혐오를 당한 결과이다. 남성보다는 여성 바이에 대한 혐오가 더 심하다.

바이 여성은 헤테로 남성의 판타지를 채워주기 위해서는 레즈비언으로 대상화되며[주 1] 레즈비언의 판타지를 채워주기 위해서는 헤테로로 대상화된다.[주 2]

또한 바이는 퀴어에게는 퀴어가 아니라며 쫓겨나고 비퀴어에게는 퀴어라며 쫓겨난다. 사실상 바이는 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존재를 포기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대상화만 당하게 되는 모순적인 상태에 처해 있다.

바이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정체성이며, 바이혐오는 동성애자에 대한 혐오와는 상당히 다른 형태로 전개된다.

유형

헤테로 사회의 바이혐오

헤테로 사회의 바이혐오는 퀴어일반에 가하는 성소수자혐오 안에 속해 있다.

때로 폴리아모리에 대한 혐오와도 맞닿아 있다. 바이섹슈얼이 여성과 남성을 동시에 만나는 것처럼 여겨질 경우인데 이 때는 여러 사람을 동시에 만나는 것 자체가 악마화되기 때문에 바이혐오를 위해 폴리아모리혐오를 하게 된다. 다음을 참고할 것 폴리아모리#오해

수많은 바이가 이성애규범 사회에서 디나이얼 상태에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바이혐오를 경험하는 것은 여러 연애경험 이후의 일이다. 이 때문에 이성과만 교제해 보다가 동성과 교제를 시작했을 때 맞닥뜨리는 어려움(직접적인 차별, 주 커뮤니티의 이질성 등) 때문에 혼란감을 겪기도 한다. 이는 이성애규범이 원인이지만 바이는 혼란감을 겪는 것 자체가 문란하게 여겨진다.

여성 바이의 경우 헤테로에게 이를 커밍아웃했을 때 '마음만 먹으면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사람' 취급을 받으며 존재가 삭제된다. 동성애 수행을 하고 싶은 바이는 헤테로 사회로부터 '정상적인 성생활'을 할 것이면 바이로 정체화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는다. 주로 그 압박을 가하는 사람은 가족이다.

이것의 연장선으로, 때로 여성 바이는 헤테로 남성에게 '섹시한 미지의 영역' 취급을 받기도 한다. 이는 당연하게도 동성애자혐오와 맞닿아 있다.

특히 남성들의 '레즈비언과의 스리섬'과 같은 섹스판타지는 표면적으로는 호모포비아이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성과 섹스를 하는 '레즈비언'은 레즈비언이 아닌 바이이므로 바이 지우기도 포함되어 있다.

바이는 이성애 사회로부터는 문란한 성생활을 하는 이성애자, 동성애 사회로부터는 바이가 아닌 동성애자일 것을 요청받는다. 이 때문에 바이는 모노섹슈얼보다 혼란감을 겪는 비율이 크지만 그 혼란감 때문에 또다시 배척당한다.

퀴어 커뮤니티 내의 바이 혐오

여성 바이의 경우 여성을 만나면 레즈비언으로 패싱되어 존재가 지워지며, 남성을 만나면 헤테로로 패싱되어 존재가 지워진다. 심지어 남성을 만나다가 여성을 만나게 된 바이를 여전히 헤테로로 패싱하기도 한다. 사실상 어떤 성별을 만나든 욕을 먹는다고 볼 수 있다.

여성 바이에 대한 혐오 양상은 다음과 같다.

  • 디나이얼 바이와 눈이 맞은 것을 두고 "헤테로를 꼬셨다"라고 자랑스러워하는 것 (존재 부정)
  • 바이가 여성만 만났을 경우
    • 뼈레즈라고 부르는 것 (존재 부정)
    • (바이 스스로가 자신의 바이 정체성을 확실하게 주장할 때 특히) 언젠가는 남자를 만나 정상성을 추구할 사람으로 여기는 것 (존재 부정, 존재 수행에 대한 혐오)
  • 바이가 여성과 헤어지고 남성을 만날 경우
    • '편안한 헤테로 세계로 돌아갔다'고 비난하는 것 (존재 수행에 대한 혐오)
    • '패션레즈'로 호명하는 것 (존재 부정, 존재 수행에 대한 혐오)
    • 정체성 혼란을 겪으면서 실험용으로 여자를 사귄 퀴어혐오자로 낙인찍는 것 (존재 부정, 존재 수행에 대한 혐오)
  • 헤테로들의 퀴어베이팅을 바이의 것으로 패싱해 헤테로들의 잘못을 바이에게 덮어씌우는 것
  • 바이가 남성과 헤어지고 여성과 만날 경우
    • 성병을 옮겨온다고 비난하는 것[주 3] (여성혐오[주 4], 존재 수행에 대한 혐오, 성녀·창녀 이분법)
    • 꼬셔진 헤테로로 호명하는 것 (존재 부정)
    • 언젠가 남자와 결혼하러 떠날 사람으로 보는 것 (존재 부정)

성병 때문에 바이를 만나는 것이 불안한 심정을 이해해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불안한 것과 불안감을 이유로 바이 여성을 더러운 여자로 호명하는 것이 같을 수 없다. 이는 '불안감'이 혐오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식의 또다른 폭력적인 혐오발화에 불과하며, 그 불안감이 막연하고 답 없는 종류의 것이 아니라 STD검사로 쉽게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러하다. 상대가 성병을 가지고 있을 것이 염려된다면 STD 검사결과를 요구하면 될 일이고, 소위 '뼈레즈'를 만나더라도 STD 검사는 권장된다. 구강섹스도 성매개 감염의 경로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의학계에서는 성관계를 맺는 상대가 변경될 때마다 STD검사 등의 성매개감염 검사를 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은 마치 없는 것처럼 무시하고 이 불안감을 오로지 바이혐오를 위해 활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는 남성과 섹스한 여성이 남성에 의해 더럽혀진다는 또다른 여성혐오이다. 또한 이 논리대로라면 바이를 레즈비언 사회에 '꼬셔 온' 레즈비언은 성병 덩어리를 레즈비언 사회에 데리고 온 범인이어야 하지만 이들은 절대 비난받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들은 '바이'를 꼬신 게 아니라 '헤테로'를 꼬신 매력적인 사람일 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바이는 여성애 수행 차원에서 아예 존재를 삭제당하며 목적에 따라 헤테로 또는 레즈비언의 양분된 상태로 지칭된다. 바이로 지칭되는 경우는 바이가 어떤 '잘못'을 한 것으로 여겨졌을 때이다. 헤테로로 패싱되는 것이 바이혐오에 유용한 경우 헤테로로 지칭되고 바이로 패싱되는 것이 바이혐오에 유용한 경우 바이로 지칭되는 식이다.

  • 헤테로로 지칭됨: 레즈비언이 남성만 사귀어 본 바이에게 구애 성공했을 경우, 남성만 사귀었을 경우, 과거 성지향 수행과 관계 없이 현재 남성을 사귀고 있을 경우, 여성과 사귀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경우(그 누구와도 사귀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 않아도 마찬가지이다)
  • 패션레즈로 지칭됨: 과거 성지향 수행과 관계 없이 현재 남성을 사귀고 있을 경우, 여성과 사귀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경우(그 누구와도 사귀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 않아도 마찬가지이다), 여성과 사귀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다가 결국 구애에 실패했고 어쩌다 보니 남성과 사귀게 된 경우, 여성을 만났다가 남성을 만난 경우
  • 레즈비언/뼈레즈로 지칭됨: 여성만 사귀었을 경우, 여성과 사귀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다가 실패해도 여성에게만 구애하는 경우
  • 바이로 지칭됨: 어떤 바이 개인의 행동이 부적절하게 여겨질 때, '성병을 퍼뜨리는' 사람으로 낙인찍힐 때, 이런저런 이유로 바이는 꺼려진다고 발화할 때

즉 바이섹슈얼과 팬섹슈얼 등의 논모노섹슈얼은 하나의 독립된 성지향성이 아니라 과도기적 상태 또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존재들로 위치지어진다. 이는 이성애정상성과 동성애정상성 모두에 의해 혐오를 당한 결과이다. 바이섹슈얼과 팬섹슈얼은 퀴어에게는 퀴어가 아니라며 쫓겨나고 비퀴어에게는 퀴어라며 쫓겨난다. 사실상 바이는 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존재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부연 설명

  1. 레즈비언이랑 섹스하고 싶다 <- 남자와 섹스하는 여성애자는 사실 레즈비언이 아니라 바이이거나 범성애자이다.
  2. 나 헤테로 꼬셔봤어 <- 여성에게 꼬셔지는 헤테로 여자는 없다. 여자에게 꼬셔진다는 것은 바이이거나 범성애자라는 뜻이다.
  3. 의학적으로 전혀 말이 되지 않음은 당연지사다. 성매개감염은 다양한 형태로 감염될 수 있으며 구강섹스를 한다면 더더욱 성매개감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HPV바이러스의 경우 전염률이 높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또한 성병일반의 근원지를 남성으로 간주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나 효용이 없으며 그 근원지로부터 성병을 옮겨오는 것이 바이섹슈얼 여성이라는 주장에도 그 어떤 근거나 효용이 없다. 그러나 이를 설명하면 '남미새', '남자 쉴드러'로 매도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때때로 남성 본인으로 매도당하기도 한다.
  4. 여성이 남성에 의해 '더럽혀진다'는 관념을 내포하는 여성혐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