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종속

페미위키

이름
  • 여성의 종속
  • The Subjection of Women
출시일
저자

여성의 종속(The Subjection of Women)[1]1869년에 출간된 존 스튜어트 밀의 저서로, 여성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억압이 만연한 당시의 현실을 비판하고 여권 신장과 여성 해방(liberation 또는 emancipation)을 통한 양성평등 달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당시 유럽의 일반적인 기준에 반하는 것이며 공분을 살 수 있었기에 밀은 자신의 주장을 대단히 조심스럽게 전개한다.

1 저술의 의도

밀은 제1장의 첫 문단에서 저술 의도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 에세이의 목적은 내가 아주 이른 시기부터 품어 왔던 견해에 대해 최대한 명확히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이 견해는 내가 사회정치적인 주제에 대한 견해를 형성하기 시작하던 아주 초기부터 품고 있었던 것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정되거나 약화되기는 커녕 숙고가 계속되고 삶의 경험이 쌓여감에 따라 꾸준히 강해져왔다. 이 견해란 바로 한 성(sex)을 다른 성에 법적으로 종속시키는 현재의 사회적 관계는 그 자체로 잘못되었으며, 인간의 진보를 저해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이며, 완전한 평등이라는 원칙으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곧 한 성에게 권력이나 특권이 없다는 점, 다른 성에 장애가 있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1]

2 구성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2.1 제1장

1장에서는 저술 의도를 설명하고 전반적인 주장을 전개한다. 밀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 부당하며 원시적이며, 합리적 사고에 기반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특히 여성에 대한 억압을 원초적 형태의 노예제와 비교하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밀은 여성에 대한 인식이 실험과 합리적 추론에 기반하고 있지 않기에 현재와 같이 여성이 억압된 사회에서는 여성의 진정한 본성에 대해 검증할 수 없으므로 이를 올바르게 알기 위해 현재의 불합리한 억압으로부터 여성을 해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과학적 방법론의 초기 기여자다운 주장이다.

2.2 제2장

2장에서는 결혼 제도를 다룬다. 밀에 의하면 결혼 계약은 법적 속박(legal bondage)의 일종이다.

결혼과 동시에 여성의 모든 재산과 수입은 남편에게 귀속되며, 아이에 대한 모든 법적 권한은 아버지에게 주어진다. 이혼하는 경우 여성은 아무 권리도 주장할 수 없게 된다. 결혼을 통한 속박은 노예제에 비해 더 심각한데 그 이유는 기존 노예제 하에서의 노예들과 달리 결혼한 여성들은 아이들의 어머지이자 남편의 아내로 24시간 모든 순간을 노예로 지내야 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고 보았다.

2.3 제3장

3장은 직업 선택의 제약을 논한다.

당시 여성은 직업 선택에 있어서 많은 법적 제약을 받고 있었는데, 밀은 이러한 제약에 타당한 근거가 없음을 다양한 사례, 생물학적 근거, 과거 신분제 사회와의 비유 등을 통해 논증한다. 여성이 할 수 없다고 여겨지던 일들을 실은 과거 왕가 또는 귀족 신분의 여성들에 의해 별 제약 없이 수행된 바 있다는 점, 여성의 신체와 두뇌에 대한 당대의 여러 주장들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점 등을 기술한다.

3장의 후반부에서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법적/사회적 억압으로 인해 여성들이 여성 해방(the emancipation of women) 운동이 헌신하기에 제약이 따른다고 주장하며, 이는 마치 과거에 왕권에 대항하려는 평민들의 입장과 유사하고 비유한다. 3장은 상당수 남성들이 여성 해방 운동에 동참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며 마무리된다.

2.4 제4장

4장에서는 여성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바꾸고 밀의 주장을 수용하면 무엇이 좋아지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한다. 불의가 아닌 정의에 기반한 사회가 주는 장점, 해방된 여성이 사회에 참여하게 되면서 얻게 되는 노동력, 인류의 절반인 여성의 행복 증대(밀이 공리주의자임을 상기하자) 등을 이야기한다.

3 주요 인용

  • 만약 누군가가 살인 혐의를 받았다면 혐의를 제기한 사람에게 유죄 입증의 책임이 있지, 혐의를 제기받은 사람이 스스로의 결백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중략) 또한, 누군가가 인간의 자유를 제약해야 한다는 주장한다면 이 주장을 하는 이가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중략) 하지만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견해에 대해서는 이러한 입증 책임의 규칙이 하나도 적용되지 않는다. 남성이 여성에게 명령을 내릴 권한이 있다거나, 남성은 정부의 일에 적합하지만 여성은 적합하지 않다는 등의 교조를 따르는 이들에게,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책임이 당신들에게 있다고 말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 현재 여성의 본성(the nature of women)이라 불리는 것들은 억압과 비자연적 자극(unnatural stimulation)의 결과로, 현저한 인공적 산물이다.
  • (여성의 남성에 대한 의존성은) ... 아직까지 남아 있는 원초적 노예제이다. 비록 점진적으로 약화되고 수정되어 왔지만 ... 그 야만적 기원으로부터의 얼룩은 지워지지 않았다.
  • (누군가는 남성의 지배가 자연스럽다고 주장하겠으나) 그동안 단 한번이라도 우세한 자가 자신의 우세함을 부자연스럽다 여긴 적이 있었던가?
  • 혹자는 다른 형태의 지배와 달리, 여성들은 남성의 지배를 자발적으로 수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할 것이다. (중략) 수많은 여성들이 이 주장을 수용하지 않는다. 여성들이 글을 통해 자신들의 감정을 드러낼 수 있었던 그 순간부터 꾸준히(글은 사회가 그들에게 허용한 유일한 수단이다), 점점 더 많은 수의 여성들이 현재의 사회적 조건에 대한 저항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 선거 참여, 중요한 공적 책임과 관련된 자리 등에 여성이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은 내가 이미 관찰한 바에 따르면 중요한 이미 논란거리가 아니다. 현재 여성에게 허락되어 있는 일들에 대하여, 많은 여성들이 스스로의 자격을 입증한 바 있기 때문이다. 공직의 경우, 만약 현재의 시스템이 부적합한 남성을 효과적으로 배제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면 부적합한 여성도 배제할 것이다. 만약 현재 시스템이 부적합한 남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면, 이미 부적합한 남성들이 공직에 몸 담고 있다는 뜻일테니 여성에게 공직을 허가 하더라도 문제가 가중된다고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 아직 호메로스, 아리스토텔레스, 미켈란젤로, 베토벤 같은 업적을 이룬 여성이 없다는 사실로부터 앞으로 어떤 여성도 그러한 업적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 추론할 수는 없다. (중략) 하지만 여성 중 엘리자베스 여왕, 선지자 드보라, 잔 다르크와 같은 인물이 있었다는 점은 추론이 아니라 사실이다.
  • 지배 계급의 여성들만이 남성들과 동일한 자유를 누릴 수 있었는데, 이러한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어떠한 열등함도 보인 바가 없다.
  • 남성의 뇌가 여성의 뇌에 비해 더 크기 때문에 남성의 심적 능력이 더 월등하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일단 해부학적 차이가 있다는 주장의 근거 자체가 의심스럽다. 여성의 뇌가 남성의 뇌에 비해 더 작다는 주장은 아직 확실히 검증된 바가 없다. 또한 여성의 신체가 남성의 신체에 비해 작기 때문에 뇌도 작을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심적 능력이 열등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이러한 주장은 이상한 결론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말하고자 한다. 신체가 큰 남성은 신체가 작은 남성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지적 능력을 보여야 할 것이며, 코끼리나 고래는 인류에 비해 지성이 뛰어나야 할 것이다.
  • 견제되지 않는 권력이 남용될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권력은 선한 남성 또는 존경할만한 남성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가장 잔인한 남성들과 범죄자를 포함하여 모든 남성에게 주어졌다. (중략) 만약 이런 자들이 자신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권력으로 상대방(여성)에게 난폭한 폭정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아마 인류 사회는 이미 낙원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4 의의

여성 권리의 옹호(1792)와 함께 초기 페미니즘 철학의 주요 저서 중 하나로 꼽힌다.

밀은 당대의 남성들이 제기할 것 같은 전형적 주장들을 소개한 후 이를 반박하는 식으로 본인의 주장을 전개하는데, 이 가상의 주장들을 통해 당대의 성차별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를테면 모든 여성에겐 지적 또는 신체적 장애가 있다는 생각, 노예제 등 다른 형태의 지배와 달리 여성들은 남성의 지배를 자발적으로 기꺼이 수용한다는 생각 등이 당시 사람들의 일반적 인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여성의 종속은 현대적 관점에서 읽으면 적절치 않은 표현들이 간혹 눈에 띄지만(예를 들면 양성평등), 당대의 기준으로는 대단히 급진적인 사상이었다.

5 출처

  1. 1.0 1.1 John Stuart Mill (1869). The Subjection of Women. Longmans, Green, Reader and Dyer.